코카콜라 화장품 바르고 새우깡 옷 입는다고?

조회수 2018. 8. 10. 09: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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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컬레버레이션의 묘미

죠스바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에 펩시콜라 로고가 새겨진 바지를 입는다. 여기에 새우깡의 새우 이미지가 빼꼼 보이는 발목 양말, 그리고 메로나가 연상되는 연두색 운동화를 착용한다. 가방은 초코파이가 그려진 에코백으로 선택했다. 그 안에는 돼지바 공책이 들어있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나나맛우유 핸드 크림도 바르자. 외출 준비 끝!

출처: 농심 홈페이지
(에잇세컨즈x새우깡)

패션업계와 식품업계의 협업 제품이 끊임없이 탄생하고 있다. 협업 의류만으로도 코디를 완성할 정도이니 말이다. 특히 앞서 언급된 새우깡 양말, 메로나 운동화와 같은 이색 상품들은 모두 작년에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패션업과 식품업은 업종 성격상 소비자들과 직접 접촉하는 빈도가 높기 때문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적용한 컬래버레이션 상품이 많이 출시되는 편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새로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식음료 업계를 비롯해 서로 다른 업계 사이의 컬래버레이션이 이뤄지고 있다. 어떤 이색적인 상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을까?

1. 더페이스샵 X 코카콜라

출처: 더페이스샵 홈페이지

LG 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화장품업계 중 타 업계와 가장 적극적인 컬래버레이션을 펼치고 있는 기업이다. 이미 카카오프렌즈, 미키마우스 등의 캐릭터를 제품 포장으로 사용해 소비자의 큰 관심을 받았던 이력이 있다. 올해는 코카콜라와 손을 잡고 톡톡 튀는 청량감을 그대로 담은 쿠션, 섀도우, 립스틱, 립틴트 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코카콜라 브랜드의 로고와 특유의 빨간 색감을 제품 포장에 적용한 것이 눈에 띈다.


립스틱 라인에는 달콤한 콜라향까지 더했다. 제품 포장으로 시각적 효과를 줄뿐만 아니라 후각까지도 사로잡겠다는 재미있는 의도가 엿보인다. 코카콜라 하면 떠오르는 마스코트 폴라 베어도 제품 디자인에 한몫했다. 코크 베어 틴트에는 콜라병을 들고 있는 귀여운 폴라 베어 스노우볼이 부착됐다. 컬래버레이션 화장품은 지난 3월 출시된 후 50여일만에 30만 개가 팔렸고, 해외에서도 입고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2. 휠라 X 츄파춥스

출처: 휠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출처: 휠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스포츠 의류 업체인 휠라(Fila)코리아와 막대사탕 브랜드 츄파춥스(Chupa Chups)는 봄, 여름 시즌을 맞아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휠라의 의류, 신발, 모자 등을 비롯해 휠라키즈와 언더웨어에 까지 츄파춥스 특유의 색감을 살린 디자인이 더해졌다. 발랄하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의 컬래버레이션 제품들은 한국, 중국, 홍콩에 한정판으로 출시되었고 마니아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했다.  


실제로 지난 3월, 공식 판매를 시작한 라인 중 티셔츠, 원피스, 신발(슬리퍼) 등은 순식간에 품절됐다. 특히 서울 건대입구역 커먼그라운드에 위치한 매장에서는 200개 한정으로 판매한 스페셜 세트를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새벽 6시부터 줄을 서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디자인을 카피하는 선에 그쳤다면 반응이 이정도로 뜨겁지 않았을 것"이라며 "각 브랜드의 개성을 살리고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재미로 소비 욕구를 자극한 결과 소비자의 뜨거운 반응을 불어일으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3. 게스 X 활명수

출처: 동화약품
(게스(Guess) + 활명수 = 게스 활명수??)

2018년 5월, 글로벌 패션 브랜드 게스(Guess)와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도 협업을 시도했다. 지금까지 패션업계가 식음료업계와 함께 제품을 만든 경우는 많았지만 제약업계와 만난 경우는 처음이다. 이들은 티셔츠, 데님팬츠, 데님백 등 총 6종의 컬렉션 제품을 선보였다. 까스활명수를 생각했을 때 연상되는 청록색의 컬러, 그리고 부채표 이미지가 주요 디자인으로 사용됐다.


기존 게스의 고유 로고인 삼각형 모양의 로고도 그대로 옷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신선함을 부여하고, 중장년 층에게는 친숙한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까스활명수는 올해로 121주년을 맞는 최장수 브랜드인만큼 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와의 소통과 공감을 위해 이 같은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4. 스파오 & 케이뱅크 & 네이버페이

출처: 이랜드
출처: 이랜드

이번엔 금융과 패션의 컬래버레이션이다. 이랜드월드의 스파 브랜드 스파오는 "합리적인 소비생활에 그린 라이트를 켜라"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네이버페이, 케이뱅크와 함께 총 8가지 스타일의 티셔츠를 출시했다. 티셔츠 문구로는 "Keep calm and get 1.2%"가 선정됐다. 이는 네이버페이로 결제시 1.2%의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밖에도 ATM 수수료 무료 혜택을 그래픽 'ATM' 으로 새긴 티셔츠, 고유 카드 번호 16자리가 프린트 된 티셔츠도 등장했다.


스파오 관계자는 "스파오 컬래버레이션의 한계는 없으며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며 “최근 불고 있는 ‘합리적인 소비 트렌드’와 딱 어울리는 이색 콜라보레이션 상품으로, 친구와 연인간에 재미있게 입을 수 있는 아이템” 이라고 말했다.

서로 전혀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업계간의 컬래버레이션은 왜 일어나는 걸까? 우선, 소비자들은 이색 협업 제품들을 보며 낯설면서도 동시에 익숙한 느낌을 받는다. 경우에 따라 제품에 재미를 느끼거나, 신선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원래 가지고 있던 브랜드의 이미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해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앞서 소개한 게스 X 활명수의 경우를 살펴보자. 활명수는 121년이나 된 장수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선하고 재미있는 시도를 하는 브랜드로 소비자의 기억 속에 남을 수 있다. 

기업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색 제품을 통해 협업사 제품에만 머무르던 고객들을 자사의 고객이 되도록 끌어들일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색다른 경험을 얻은 고객들은 구매 욕구가 생겨 해당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한쪽 브랜드의 충성 고객일수록 한정판으로 등장한 컬래버레이션 상품에 대한 구매 욕구가 자극될 수 있다. 

그러나 이색 컬래버레이션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주의해야 할 점들도 있다. 협업을 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서로 이득을 볼 수 있는 현명한 거래를 통해 브랜드 간 스마트한 공존을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점은 자사가 핵심으로 생각하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희석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 식품·패션 업계를 넘어 금융,제약업계까지도 브랜드 컬래버레이션이 이루어지고 있다. 향후 또 어떤 이색 상품이 등장할 지 관심이 주목된다. 

인터비즈 박근하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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