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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많이 벌면 나도 행복해질까..?

조회수 2018. 8. 3. 17: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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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삼양그룹 공식 블로그 'Say Samyang'
월급은 통장을 스쳐 지나간다. 돈을 많이 벌면 내 인생도 행복해질까? 그렇다면 얼마를 벌어야 가장 행복해질 수 있을까?

심리학자들은 오랫동안 행복과 소득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특히 '소득이 많은 사람이 적은 사람보다 행복할지'에 주목했다. 기존 연구들은 소득이 많은 집단이 더 행복감을 느끼는 현상은 수입 7만5000달러(약 8071만 원)까지만 적용되며, 소득이 7만5000달러를 넘어서면 천장효과ceiling effect(종속변수가 너무 높은 점수 또는 상한선에 머물러 있어서 독립변수의 효과를 더 이상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연간 7만5000달러(약 8071만 원)까지는 벌수록 행복하지만, 그 이상은 소득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알 수 없다(더 벌어도 불행할 수 있다는 의미).

그러나 기존의 연구들은 북미의 데이터에만 근거를 두고 있고, 가구당 인원수를 고려하지 않아 타당성이 의심되었다. 이번 연구(Andrew et al., 2018)는 북미뿐 아니라 문화적 차이가 있는 다른 나라들의 데이터를 1인 연간 소득 기준으로 고려했을 때도 천장 효과가 7만5000달러(약 8071만 원)를 기점으로 발생하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돈돈돈

연구자들은 갤럽과 함께 전 세계 164개국 170만9734명을 대상으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데이터를 수집하였고, 주관적 행복감을 측정하는 지표로 생활 평가, 긍정적 감정, 부정적 감정을 선정해 이 세 가지 지표의 각각 어떤 지점에서 천장효과가 발생하는지 분석했다. 

전 세계 데이터를 감안했을 때 생활 평가에 대한 천장효과는 1인 기준 소득 9만5000달러(약 1억 228만 원), 긍정적 감정에 대한 천장효과는 6만5000달러(약 6998만 원), 부정적 감정에 대한 천장효과는 7만5000달러(약 8071만 원)에서 발생했다. 주목할 점은 생활 평가 항목에 관해서는 1인당 소득이 9만5000달러(약 1억 228만 원)를 넘어서게 되면 생활 지표 점수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즉, 소득이 약 1억229만 원을 넘으면 자신의 삶에 대한 평가가 오히려 낮아지는 반환점 지점이 발생했다. 연구자들은 천장 효과가 나타나는 기준이 지역, 성별, 교육 수준 등에 따라 달라지는지도 추가적으로 분석했다.

1. 지역별

이 같은 결과는 지역에 따라 꽤 큰 차이를 보였는데 전반적으로 경제적 수준이 높은 국가들에서 천장효과가 높은 수준에서 발생했다. 생활 평가 항목만 두고 봤을 때 북미 국가들은 10만5000달러(약 1억1304만 원),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11만 달러(약 1억1842만 원), 서유럽 및 북유럽 국가들은 10만 달러(약 1억 766만 원)에서 천장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동유럽 국가들은 4만5000달러(약 4845만 원), 남미 국가들은 3만5000달러(약 3768만 원)에서 천장효과가 발생했다.

2. 성별

성별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남성이 성취 지향적이므로 더 높은 수준에서 천장 효과를 경험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예상과는 다른 결과였다. 생활 평가 항목만 두고 봤을 때 여성은 10만 달러(약 1억766만 원), 남성은 9만 달러(약 9689만 원)에서 천장효과가 나타났다.


3. 교육 수준별

연구자들의 예상대로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천장효과는 높은 수준에서 발생했다. 생활 평가 항목만 두고 봤을 때 고학력자는 7만 달러(약 7536만 원), 저학력자는 3만5000달러(약 3768만 원)에서 천장효과가 나타났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많이 벌어도, 우리는 행복을 온전히 느끼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듯이 천장효과가 발생하는 만족점(satisfaction point) 전까지 행복이 소득과 비례했다. 하지만 우리는 반환점 지점('소득과 삶에 대한 평가'의 반비례가 시작되는 지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무조건 돈을 많이 번다고 행복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족점을 초과한 소득은 엄청난 노동량과 스트레스를 동반해 오히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동아시아 국가에 속한 개인의 절대 행복지수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권에서는 11만 달러(약 1억1842만 원)에서 천장효과가 발생하는데 이때 생활 평가지수가 7.04로 남미권(7.57)과 북미권(7.98)보다 낮은 수치다. 즉, 동아시아권 사람들은 만족점이 11만 달(약 1억1842만 원)로 전 세계 평균인 9만5000달러(약 8071만 원)보다 상당히 높은 데다 그에 이르더라도 다른 문화권과 비교했을 때 덜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현재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돈을 버는 데만 너무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한다.

※참고문헌: “Happiness, income satiation and turning points around the world” Andrew T. Jebb, Louis Tay, Ed Diener, and Shigehiro Oishi in Nature Human Behavior published online January 2018.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46호

필자 김유진 템플대 경영학과 교수

인터비즈 홍예화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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