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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만 판다는 딸기맛 소주.. 딸기맛 메로나는?

조회수 2018. 6. 22. 17: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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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의 한류 바람이 거세다. 러시아에서는 초코파이가, 캄보디아에서는 박카스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건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사실. 그런데 여기, 조금 특별한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냥해 오로지 수출을 목적으로 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물론 해외에서 성공한 이후에 국내에 역으로 출시된 제품들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이미 익숙하지만 왠지 낯선 수출 전용 상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소떡소떡 아니고 '소딸소딸'

출처: 각 사 홈페이지
순하리 딸기와 자두에 이슬

국내 애주가들과 달리 외국인들은 소주 특유의 강한 알코올 향에 거부감을 느껴, 오히려 달달한 과일소주를 선호하는 편이다. '처음처럼', '순하리' 등으로 유명한 롯데주류와 '참이슬'로 유명한 하이트진로는 이런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맛의 소주를 개발했다. 대표적으로 올해 1월 출시된 롯데주류의 과일소주 '순하리 딸기'는 오직 해외 수출용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동남아, 오세아니아 등 현지 10여 개 국에서 직접 심층 음용 테스트를 한 결과, 딸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판단해 딸기맛 소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순하리 딸기는 본격적인 출시 전부터 태국과 베트남 등의 동남아 지역에서 10만 병 가량의 물량 판매처를 확보해 외국 소비자들이 과일소주에 대해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증명했다.


하이트진로도 올해 1월에 과일 소주 '자두에 이슬'을 출시했다. 이 역시 달콤한 맛을 선호하는 외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해 특별히 해외용으로 개발된 상품이다. 자두에 이슬은 현재 캄보디아, 태국,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판매되고 있다. 순하리 딸기와 마찬가지로 현재 국내에선 공식적으로 판매되고 있지 않다. 롯데주류와 하이트진로 측은 당분간 해당 과일소주는 내수 판매 없이 수출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래밥 먹고 용기 내요!

출처: 오리온
국내에서 판매되는 볶음양념맛 고래밥(좌측)과 중국에서 판매되는 토마토맛 고래밥(우측)

오리온의 효자상품 '고래밥'은 여러 국가로 많이 수출되고 있지만 특히 중국에서 그 인기가 상당하다. 중국 현지에서는 고래밥이 아닌 '물고기가 많다'는 뜻의 '하오뚜어위(好多魚)'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주로 과자의 달콤한 맛을 선호하는 한국인과 달리 중국인들은 강렬한 맛을 선호한다. 그래서일까. 오리온은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토마토맛, 해조류맛, BBQ맛 등 여러 가지 풍미의 고래밥을 개발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주로 고기와 토마토를 함께 끓여 스튜 형태로 즐기거나 불에 구워 먹는데, 이에 착안해 토마토맛 고래밥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싸랑해요! 밀키스

출처: 롯데칠성음료

"우유와 탄산의 짜릿한 키스, 사랑해요 밀키스!" 1989년 제품 출시와 함께 당대 큰 인기를 끌었던 홍콩 영화배우 주윤발을 모델로 내세운 밀키스는 요즘 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더 인기가 좋다. 밀키스는 미국, 홍콩 등 다양한 곳에 수출되지만 그중 최고는 러시아다. 2000년부터 러시아에 밀키스를 수출하기 시작한 롯데칠성음료는 지금까지 러시아에서만 약 4억 캔 이상의 밀키스를 팔았다고 한다.


더 놀라운 점은 과일 맛 밀키스가 러시아 시장에서 처음 출시됐다는 점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03년부터 과일향을 첨가한 밀키스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현재는 망고, 딸기, 바나나 등 10여 종이 넘는 과일맛 밀키스를 판매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러시아의 환경적인 특성상 다양한 과일이 생산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착안해 여러 가지 과일맛 밀키스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의 인기 덕분인지 일부 과일맛 밀키스는 이제 국내 매장에서도 구할 수 있게 됐다. 

색다른 매운맛! 불닭볶음면

출처: 삼양식품
시원한 얼음을 넣어서 먹을 수 있는 OO비빔면 스타일의 쿨불닭볶음면과 화끈하고 얼얼한 마라불닭볶음면

삼양의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한 불닭볶음면. 강렬한 매운맛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불닭볶음면은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다. 2017년 7월, 삼양은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냥한 수출 전용 불닭볶음면을 만들었다. 바로 기존 제품보다 4배나 더 매운 '마라 불닭볶음면'이 그 주인공. 혀가 마비될 듯 얼얼하게 맵다는 '마라(麻辣)'의 뜻처럼 이 제품은 한국의 매운맛과는 차별화됐다. 마라 불닭볶음면은 한국 소비자들의 열띤 성원에 힘입어 같은 해 10월부터 국내 마트에서도 판매되기 시작했다.


한정판으로 출시된 '쿨 불닭볶음면'은 2016년 국내에서 한정 판매된 제품이다. 원래 불닭볶음면은 워낙 맵기로 유명하지만, 쿨 불닭볶음면은 스코빌 지수(SHU, 매운맛 측정 기준)가 불닭볶음면 시리즈 중에서 가장 낮아 입문자용으로 불리기도 한다. 면을 삶아 차가운 물에 헹궈서 시원하게 먹는 쿨 불닭볶음면은 국내에서는 판매가 종료됐지만 현재 동남아와 미국 등 20여 개 국가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다만 재고 상황에 따라 국내 일부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올 때 메로나!

출처: 빙그레 홈페이지

1992년 출시된, 한국인이 사랑하는 아이스크림 메로나. 한때 메로나가 이름처럼 멜론 맛이 아니라 사실은 참외 맛이라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밝혀지며 이슈가 됐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논란에도 불구하고 메로나는 올해 5월 기준 편의점 3사(CU, GS25, 세븐일레븐)의 아이스크림 매출액 순위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하며 여전히 '국민 아이스크림'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메로나의 인기는 국내뿐만이 아니다. 1995년 처음 하와이로 수출되기 시작한 메로나는 현재 캐나다, 브라질, 중국, 필리핀 등 2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의 인기가 상당한데, 미국에서는 연간 1300만 개의 메로나가 팔린다고 한다. 빙그레는 현지 소비자들을 겨냥해 멜론 맛(참외 맛) 메로나 이외에 딸기맛, 망고 맛 등 다양한 과일 맛 메로나를 만들었다. 오리지널 제품 못지않게 추가로 선보인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자 빙그레는 2012년부터 국내에도 다양한 과일 맛 메로나를 역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근 국내 한 식품 중소기업이 모 대형 제과업체에서 자사의 제품을 모방해 신제품을 내놓았다는 주장을 내놓아 이슈가 됐다. 사실 식품 업계의 베끼기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하고 트렌드도 빨리 변하다보니, 히트상품이 하나 나오면 경쟁사들이 너도나도 유사품을 내놓는 게 식품업계의 관행처럼 자리잡았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사례처럼 포화된 한국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려 성공 신화를 이어가는 기업들도 있다. 특히 이들은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인기 제품을 기반으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취해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철저한 현지 시장 조사를 통해 해외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맛과 풍미를 더함으로써 기존 제품 라인을 성공적으로 확장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당초 해외용으로 기획된 제품 라인을 한국에 다시 출시하는 '선순환' 구조까지 만들어 냈다. 국내 식품업체들이 과도한 베끼기로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지양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다.  

인터비즈 박성지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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