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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샵'을 지웠다

조회수 2019. 8. 27. 14: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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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샵을 위협하는 사진 편집 툴 두 개를 써봤다

Writer 조진혁 : [아레나 옴므 플러스] 피처 에디터이자 테크 제품 전문가.




나이가 들수록 포토샵에 의지하게 된다. 포토샵만 있으면 사진 속 내 모습이 몇 년은 젊어진다. 얼굴이 갸름해지고, 키도 커진다. 사진 보정술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고자 하는 건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포토샵을 비롯한 어도비 디자인 툴에만 의존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사진 편집 툴들이 등장하는 시대다. 몇 개의 사진 편집 툴은 전문가 수준에 도달했다. 


포토샵이 아니어도 키 커지고 잘 생겨지는 작업부터 여러 장의 사진들의 톤 작업, 노출 조절과 간단한 합성 정도는 충분하다. 포토샵이 주름잡고 있던 사진 보정 세계에 도전장을 내민 두 개의 편집 툴을 써봤다. 소문만큼이나 제대로 만들었다.




픽셀메이터 Pixelmator

Pixelmator for iOS 2.4.3



픽셀메이터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사진 편집 앱이다. 가장 큰 장점은 RAW 파일 지원과 가격이다. 5.9달러짜리 유료 앱이다. 앱치고 비싸다고? 2만원이 조금 넘는 포토샵 월정액 요금을 생각하면 자비롭게 느껴질 거다.



픽셀메이터는 기존 포토샵 사용자들이 반길만한 점이 많다. 먼저 포토샵과 유사한 디자인 인터페이스다. 특히 왼쪽의 편집 툴 메뉴는 포토샵 어린이 버전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닮았다. 아이콘의 색이 더 뚜렷하고, 아이콘 모양이 조금 더 구체적일 뿐이다.

기존 사용자들이 거부감 없이 쉽고 또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겠다. 화면 오른쪽에는 사진 톤 효과를 적용할 수 있는 이펙트 브라우저가 위치한다. 브라우저에는 밝기, 노출, 커브, 레벨 등 이미지의 색 조절 기능들이 들어있다. 

포토샵과의 차이라면, 포토샵에서는 각 효과들이 작은 아이콘이나 이름으로만 표시되는데 반해 픽셀메이터는 해당 기능을 이미지로 설명한다. 노출 조절 아이콘은 다른 아이콘 보다 밝기가 뚜렷하고, 인버트 아이콘은 색상이 반전되어 있다. 각 효과의 이름들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초보자도 그림만 보면 단숨에 알 수 있다. 

각 효과의 속성을 조절하는 건 더 간단하다. 이펙트 브라우저에서 원하는 효과를 선택하면 속성창이 나온다. 속성창에서 세부값을 조절하면 되는데, 이 속성창의 형식 또한 기존 포토샵과 유사하다. 100% 동일한 건 아니고 한 98% 정도 같다.



Pixelmator Photo 1.0.9

픽셀메이터의 강점은 머신러닝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세련된 사진톤을 설정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피서 가서 찍은 내 사진을 유명 사진작가가 촬영한 사진처럼 세련된 톤을 적용하고 싶다면 많은 도전과 시련을 겪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프로 작가들의 사진 2천만 장을 머신러닝 한 픽셀메이터는 전문가의 감각적인 사진 톤을 제안한다. 사용자는 이펙트 브라우저에 있는 수많은 사진 톤 중 하나를 적용하면 된다. 사진을 누를 때마다 사진 톤이 바뀐다. 머신러닝은 내가 만족할 때까지 사진톤을 제안한다. 초보자를 위한 배려가 담긴 기능이다.

아이패드를 사용한다면 애플 펜슬과 함께 하길 추천한다. 사진에서 특정 부분에만 효과를 적용하고 싶을 때는 해당 부분을 펜슬로 슥슥 문지르거나, 선택하고자 하는 오브젝트를 애플 펜슬로 따라 그리면 쉽게 선택된다. 작업 효율이 눈부시게 향상된다.




어피니티 포토 Affinity Photo

어피니티 포토를 개발한 세리프사는 어도비의 대항마라고 불린다. 2015년에는 올해의 맥 앱에 선정되었을 정도로 그 성능은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아이패드용 앱도 있지만 여기서는 맥 버전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격은 6만5천 원이다. 맥 앱스토어에서 판매된다. 가격이 너무 비싼 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구독료가 아니다. 소프트웨어 값이다. 6만5천 원 내고 평생 쓴다. 무료 업데이트도 지원하니 재설치도 필요 없다. 반년만 써도 포토샵 보다 저렴하다.



어피니티 포토의 타깃은 사진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말 그대로 전문가다. 포토샵과 같은 수준의 성능을 제공한다. 인터페이스는 포토샵과 매우 유사하며, 사용 툴과 설정, 레이어들은 멀리서 보면 포토샵이라 해도 믿을 수준이다. 기존 전문가들이 갈아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익숙하고 편하다.

인피니티 포토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갔다. 하드 안에 묵혀두었던 기존 포토샵 작업 파일을 불러와 수정할 수도 있다. 어떻게 다른 회사 프로그램의 전용 파일이 열리는지 의아하겠지만 대체로 과거 파일을 불러올 때는 그럴 고민할 시간이 없다. 어쨌든 어피니티 포토에서는 포토샵의 PSD 파일이 열린다. 그것도 레이어들이 전부 살아있는 상태로 말이다. 글자 몇 개를 수정해야 하는 경우도 문제없다. 게다가 PDF 파일도 수정 가능하다. 이쯤 되면 어도비의 자회사라고 해도 믿겠다.

참고로 어피니티 포토의 저장 포맷은 afphoto다. PSD 파일로 저장하고 싶을 때는 내보내기를 선택해야 한다. 내보내기에는 어도비에서 자주 쓰는 SVG나 EPS 등 다양한 포맷이 있다. 다른 회사의 파일 형식을 지원한다는 점만으로도 어피니티 포토는 유용한 대체재이다. 물론 그렇다고 어피니티 포토가 포토샵 보다 더 뛰어나다는 뜻은 아니다. 어피니티 포토 역시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한글화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 어도비처럼 다양한 툴들과의 완벽한 호환성을 가진 것도 아니다. 가끔 사진을 편집하는 개인을 위한 앱으로는 저렴하고 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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