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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화소 시대

조회수 2019. 7. 24. 10: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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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카메라 시장의 화두는 1억 화소다.
1억 화소 카메라로 셀피 찍을 날이 멀지 않았다.

한동안 카메라 시장의 키워드는 풀 프레임이었다. 35mm 필름과 동일한 크기의 이미지센서를 가진 풀 프레임 카메라는 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의 화두였다. 시장을 이끄는 건 언제나 기술이었기에 작은 바디에 탑재된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라는 혁신적인 기술은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충분했다. 참고로 풀 프레임 카메라 시장을 이끈 건 소니였다. 소니는 곧 풀 프레임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로 현재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풀 프레임 이후 카메라 시장에 이렇다 할 새로운 이슈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카메라 제조사 중 풀 프레임 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지 않은 제조사는 손에 꼽힌다. 그 중 하나가 후지필름이다. 모두가 풀 프레임을 만드는데, 왜 후지필름만 출시하지 않을까? 여기에 후지필름은 지난 5월 2019 후지키나 도쿄에서 1억 2백만 화소 미러리스 카메라로 답했다. 후지필름의 GFX100는 35mm포맷보다 70% 큰 55mm 라지 포맷의 이미지센서를 사용하는 1억2백만 화소 미러리스 카메라다. GFX100으로 촬영한 사진 한 장은 1억 2백만개의 픽셀로 이루어진다. 사진을 절반으로 잘라서 사용해도 5천만 화소 이미지다. 4분의 1로 쪼개도 2천5백만 화소다. 사진 한 장에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가 담긴다.

물론 1억 화소 중형 카메라가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중형 카메라의 상징 핫셀블라드는 지난해 중형 디지털 카메라 H6D-400c MS를 공개했다. 53.4x40mm의 1억 화소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다. H6D-400c MS에는 1억 화소 6장을 연속 촬영해 합성하는 기능이 있다. 최대 4억 화소의 사진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

또 다른 중형 카메라 페이즈원 또한 2017년 1억 화소 카메라를 선보인 바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카메라는 산업 영역에서 사용된다. 지형을 선명하게 기록해야 하는 항공 촬영과 같이 높은 해상도가 필요한 특수한 경우였다. 또는 광고 촬영 정도일 것이다. 따라서 1억 화소 중형 카메라는 보디만 4천만 원이 넘는 비싼 가격대를 형성한다. 하지만 후지필름의 GFX100의 가격은 1천만 원 초반대이다. USD 999달러로 책정됐다. 공격적인 가격이다. 후지필름은 1억 화소 중형 카메라를 1천만 원대에 출시해야 보급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게다가 중형 카메라 보다 작고 가벼우며, 조작법도 미러리스 카메라와 동일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카메라에 큰돈 쓸 준비된 아마추어라면 시도해봄직한 가격이다. 이쯤에서 카메라 제조사들의 다음 먹거리가 예상될 것이다. 1억 화소다. 후지필름은 중형 카메라로 그 포문을 열었다. 


앞으로 출시할 중형 카메라는 모두 1억 화소가 넘을 것이다. 하지만 중형 카메라만 1억 화소일까. 35mm 풀 프레임에서도 1억 화소가 등장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캐논은 과거 1억 화소의 이미지 센서를 선보였었다. DSLR에 1억 화소 이미지 센서가 탑재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용자들이 있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이미지 센서의 혁신을 주도해온 소니도 1억 화소 35mm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보일 날이 조만간 찾아오리가 기대된다. 이유는 중형 카메라에 사용되는 1억 화소 이미지 센서들은 소니에서 제작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화소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이슈다. 최근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64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을 공개했다. 조만간 갤럭시 노트 10 광고에 6400만 화소로 세상을 담는다는 문구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삼성전자 외에도 화웨이는 4000만 화소 카메라를, 샤오미는 4800만 화소 카메라를 선보였다. 더 크고 선명한 디스플레이로 이미지를 감상하면서, 스마트폰의 카메라 또한 더욱 큰 화소를 지향하고 있다. 스마트폰 메인 칩을 제조하는 퀄컴은 최근 1억 9200만 화소 카메라까지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게다가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가 듀얼 카메라에서 트리플 카메라로 늘어나며, 이미지 센서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어쩌면 내년 혹은 내후년에는 1억 화소 카메라가 달린 스마트폰을 쓸지도 모르겠다. 1억 화소 셀피를 찍으려면 저장 공간도 지금 수준으로는 감당 불가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질문해본다. 지금 이 순간, 소중한 순간을 깨끗하고 선명하게 기록하는 기능 아닐까. 그렇다면 사람의 눈과 같은 수준인 1억 화소 이미지센서로 찍은 생생한 사진과 영상은 카메라의 정수일 것이다. 내 청춘의 모공과 블랙헤드, 수염까지 선명하게 담긴 테지만, 그것도 중하다면 중한 거니까.




Writer 조진혁 : <아레나 옴므 플러스> 피처 에디터이자 테크 제품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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