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언제나 마음은 태양 _멋을 아는 한국 남자들의 친구

조회수 2019. 6. 17. 15:13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이국적인 이름과 국내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퀄리티로 수입 패션 브랜드냐는 오해를 종종 받지만, 이스트 하버 서플러스는 국내 남성 편집매장을 대표하는 샌프란시스코마켓의 자체 브랜드(PB)다. 2008년 론칭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을 남자들의 심장을 맹폭해온 이 브랜드의 매력에 대해 ‘옷 좀 입는다’는 남자들의 증언을 들어봤다.




한국인의 체형을 고려한 패턴

“초등학생때부터 멋 내는 걸 좋아했다. 옷에 관심이 많다 보니 10대 때부터 각종 남성 패션지를 쌓아놓고 정독하곤 했는데, 그런 내게 우리나라에서 감성이 제일 좋은 편집숍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샌프란시스코마켓이다. ‘우와! 예쁘다’ ‘괜찮은데?’싶으면 바이라인에 꼭 ‘by 샌프란시스코마켓’이라고 적혀있으니. 이스트 하버 서플러스가 론칭했을 때 샌프란시스코마켓에서 기획하고 디자인했다고 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기본 아이템부터 입어봤다. 일부러 운동해서 체격을 좀 키웠던 시기라 에디 슬리먼이 만든 옷처럼 입고 꿰맨 듯이 딱 맞으면 어쩌지, 했는데 웬걸. 약간 여유있는 듯 흐르게 맞는 실루엣이 예술이었다. 원단도 도톰하고 무게감이 있어 ‘고급스러운 걸 잘 샀다’는 만족감을 준다.” 


- 이형원, 그래픽 디자이너




찬란한 청춘 복식

“이스트 하버 서플러스의 옷은 시즌을 불문하고 ‘태양’ ‘여름’같은 단어의 뉘앙스가 감돈다. 말하자면, 청춘인 것이다. 뭐라 딱 꼬집어 설명할 순 없지만 생각만 해도 20대 초반의 찬란하면서도 저릿한 기억이 동시에 감도는 듯하다. 이 브랜드의 입문자로서 특장점을 속성으로 습득하고 싶다면 무엇보다도 셔츠부터 시도해보길 권한다. 순도 100%의 천연 코튼 소재에서는 청량함마저 느껴지고 쇄골 밑까지 적당하게 파인 오픈 칼라는 시원함의 정도를 보여주며, 아웃포켓과 같은 디테일은 큼지막한 파도를 온몸으로 맞이하는 서퍼의 과감함을 닮았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청춘처럼, 이스트 하버 서플러스의 아이템들도 입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 그래서 매일 손이 가는 옷이며, 특정 스타일에 안주하려는 내 등짝을 후려쳐주는 친구이기도 하다.”


- 김민준, VC 심사역




인생의 만추 코트

“영화 <만추(2011)>가 해낸 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전생에 나라를 구한) 김태용 감독이 탕웨이랑 결혼하게 해준 거, 또 하나는 내게 이스트 하버 서플러스를 알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그 당시 2-30대 남자들이라면 영화 <만추>는 몰라도 현빈의 ‘만추코트’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는데, 허벅지 길이의 짤막한 코트의 깃을 바짝 세우고 가슴 밑으로 높게 위치한 포켓에 양손을 찔러넣은 현빈의 모습은 어쩔 수 없이 빠져들고 마는 나쁜 남자의 매력으로 가득해보였다. 장 폴 고티에 제품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던 이 코트가 사실은 이스트 하버 서플러스라는 한국 제품이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되고서 구입하려고 온 곳을 뒤졌다. 하지만 정가 80만원 정도의 제품에 4배 가까운 웃돈이 붙어 중고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소문만 돌 뿐 이미 동나버린 옷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그 후로 이스트 하버 서플러스의 새 시즌이 나오면 미리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으로 살펴 뒀다가, 출시되면 망설이지 않고 신속정확하게 일단 지른다. 특히 매시즌 베스트셀러인 재킷과 니트류는 메이드 인 이탈리아라 미니멈 물량이라 서두르지 않으면 놓치기 일쑤다.”


- 조현대, PR 테크니션




클래식 워크웨어의 성지

“옷 좋아하는 남자들이라면 자기가 좋아하는 패션 스타일과 맞닿아있는 커뮤니티를 둘러보곤 할 것이다. 나도 몇 개의 패션 커뮤니티를 즐겨보는데, 각 커뮤니티는 클래식, 스트리트, 컨템퍼러리, 워크웨어 등 각자 지향하는 복식 스타일이 있다. 내가 가는 곳에서 먹어주는 건 워크웨어, 그중에서도 ‘아메카지’라고 부르는 아메리칸 캐주얼 스타일이었다. 이스트 하버 서플러스는 ‘아메카지’ 지향의 커뮤니티에서 슬금슬금 언급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시즌마다 룩북 전체를 공유할 정도로 주류가 되어버렸다. 회원 중에는 성에 차는 아메카지를 갖추기 위해 유니언 메이드나 헬스 키친으로까지 원정을 떠나는 몇몇도 있었다. 이스트 하버 서플러스가 한국과 이탈리아의 합작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그들은 꽤 충격을 받은 눈치였다. 옷부심이 센 사람들의 반응이 이렇다는 건, 꽤 괜찮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 박우진, 서비스 기획자




믿고 보는 디자이너

“패션도 어쨌든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기에, 그 만듦새를 채워나가는 사람들의 면면이 중요하다. 이탈리아에서 패션을 공부하고 디자이너로 일했던 샌프란시스코마켓의 한태민 대표는 오랜 바잉과 판매 경력을 바탕으로 단골들이 좋아하는 스타일, 매장에 꼭 필요한데 막상 찾으면 없는 상품, 또는 가격 저항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을 위한 제품 등을 다각도로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제작한다고 한다. 기본 매출을 잡기 위한 목적으로 근본 없는 상품을 남발하는 브랜드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이 브랜드를 두어 시즌만 지속해서 입다 보면 소비자 성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만든다는 느낌이 든다. 디자인은 물론 비즈니스적인 능력도 탁월한 인물이 만드는 옷이기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 조성윤, 일러스트레이터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