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린이집

지난 시간에 저희는 집값의 70%까지 대출하는 방법을 알아봤어요. 디딤돌대출과 보금자리론을 활용하면 집값의 최대 70%, 최대 3억 원까지 빌릴 수 있다는 걸 배웠는데요.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남죠. 그럼 도대체 나머지 30%는 어디에서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요? 오늘은 ‘집 산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을 소개해 드릴게요.

먼저 내가 가진 목돈을 계산해 보세요. 이때, 여기저기 나눠진 돈을 모두 찾아내 한 번 정리해보시는 게 정말 중요해요.

지금 사는 전·월세 집 보증금과 적금, 주식이나 비트코인에 투자된 금액, 개인연금 통장, 청약 통장의 돈까지 전부 더해 보세요. 저금통이 있거나 모아둔 현금이 있다면 적은 돈이라도 다 모아 보시고요.

정말 돈이 없는 것 같지만 모아봤더니 의외로 큰 금액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사람이 많아요. 당장 계약금을 쏠 수 있는 돈을 만드는 게 첫 걸음입니다. 집을 살 의지가 있다면, 집값의 10% 정도는 언제라도 계약금으로 낼 수 있게 현금으로 상비해 두세요. 주식으로, 비트코인으로, 적금으로 갖고 있는 게 아니라 현금으로요!

앞서 청약통장에 있는 돈도 내 돈 계산할 때 꼭 더하시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청약통장을 해지하시라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당첨될 가능성이 낮아도 청약통장은 일단 갖고 있는 게 좋거든요.

대신, 청약통장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요. 납입된 금액의 90~95% 정도까지 보통 대출이 됩니다. 스무 살부터 월 10만 원씩 10년을 불입한 통장이라면 통장에 있는 금액만 해도 1200만 원일 텐데요. 청약 통장 안에 해당 금액 만큼이 있는 걸 은행도 알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성이 높은 대출이라, 이율이 낮아요. 월급으로 찬찬히 갚아나갈 수 있으니 활용해 보세요.

마찬가지 원리로 보험계약 담보대출도 있어요. 보유한 보험의 종류에 따라 사용 가능 여부가 다르니까, 자세한 사항은 보험사에 문의해 보세요!

부모님께 자금 일부를 증여받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성인 자녀가 부모님께 증여세 없이 증여받을 수 있는 금액은 10년간 5천만 원이에요. 현시점을 기준으로 최근 10년 내 증여 받은 게 있다면 그 금액을 합산해서 5천만 원이에요.

여기서 대학 등록금이나 생활비 등을 부모님께 일부 지원받아 사용한 적이 있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의 금전적 지원은 과거 증여 내역에 포함되지 않아요. 생활비나 교육비를 받아서 적금을 들거나 집을 사거나 차를 사거나 주식을 샀던 게 아니라면요!

증여 대신 돈을 빌리고 갚아나가는 방법도 있어요. 꼭 부모님께 빌리는 게 아니더라도 친구, 친척, 조부모님 등 누구에게라도 가능합니다.

돈을 빌릴 땐 부모, 자식 관계라도 꼭 차용증을 쓰시고(공증이나 내용증명 필수!) 연 이자율은 4.6% 이상으로 결정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이자율이 이보다 낮다면 할인된 이자 금액만큼은 증여로 간주할 수 있어요. 그리고 매월, 원금과 이자를 계좌이체로 상환하며 흔적을 남기세요. 증여가 아니라 ‘차용'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더 중요한 건, 돈을 빌리는 사람에게 갚을 만한 여력이 있어야 해요. 매달 월급이 200만원인 사람이 월 200만원씩 원금과 이자를 상환한다고 하면 누가 봐도 이상하겠죠. 생활비가 전혀 남지 않으니까요. 자금 증여 이슈는 국세청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차후 증여세를 추징당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오늘은 내 주변에 있는 돈을 한곳에 모아 목돈을 만드는 방법에 관해 설명해 드렸어요. 다음 편에는 지금 당장 ‘없는 것 같은' 돈도 발굴해서 목돈으로 만드는 방법을 이어서 소개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