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너무 잘하는 고양이씨
집사가 사냥을 하러 나간 사이에 혼자서 컴퓨터를 하는 고양이가 있다.
컴퓨터 달묘 다나의 보호자 지인씨는 출근하기 전에 집에 혼자 있는 다나가 지루할까봐 고양이 전용 클래식 음악을 유투브로 켜두고 나가고는 했다.
그때부터 고양이 다나의 시간은 시작 된다.
퇴근하고 저녁에 돌아오면 항상 지인씨의 노트북 화면에는 뭔가 창이 많이 열려 있거나 알 수 없는 문자들이 입력 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인씨의 퇴근 후 일과 중 하나는 바로 '다나가 컴퓨터를 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퇴근 후 노트북을 살펴보니 인터넷 창이 이것저것 띄워져 있었는데...
화면을 모두 닫자 지인씨의 눈 앞에 나타난 건 바탕화면에 저장 되어있던 1900여 개의 스크린샷들이었다.
도대체 1900개가 넘는 스크린샷을 어떻게 저장해둔걸까?
평소에 다나는 지인씨가 노트북 앞에 앉아 있기만 하면 다른 일을 하다가도 지인씨에게 와서 노트북에 올라가거나 하는 등 방해를 했다고 한다. 지인씨의 무릎 위에 앉아 쓰다듬 받기 전까지는 만족하지 않았다고.
다나가 그런 행동을 하는데는 단순히 노트북이 따뜻해서 좋은 것도 있겟지만 다른 이유도 있는 것 같다고 지인씨는 말했다.
다나는 사실 유기묘였다. 강남의 한 고양이 카페에서 6년간 일하다가 카페가 폐업하게 되면서 유기묘 카페로 옮겨가게 된 것이다.
지인씨는 유기묘 카페에서 다른 고양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꺼내달라고 문을 박박 긁는 다나를 보면서 입양을 결심했다고 한다.
잘 적응하지 못할까 걱정했던 것도 잠시 다나는 새 집에 오자마자 뒹굴고 수다스럽게 새 집사에게 말을 걸었다. 다나는 6살이나 되는 어른 고양이이지만 언제나 집사에게 관심과 사랑을 달라고 어리광 부리는 착하고 얌전한 고양이다.
아직은 모르는 것 많은 초보 집사이지만 다나를 위해 열심히 고양이를 공부하고 있는 지인씨는 "나이 있는 고양이를 입양하는 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다나를 데려온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덧붙여 "나이 들어 입양 가지 못하고 외면 받는 고양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