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은 유기견 이야기

조회수 2021. 1. 28. 18: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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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팅커벨 프로젝트 대표 뚱아저씨가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원글을 보고 싶은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유기견 입양을 돕는 팅커벨 프로젝트의 대표, 뚱아저씨네 집에는 흰돌이와 흰순이라는 멋진 개가 있습니다.


두 아이는 백구 혈통이 어느 정도 섞인 개인데 그 모습이 순혈종 진돗개 부럽지 않을 정도로 잘생겼습니다.


수많은 유기견을 구조하고 입양한 뚱아저씨에게 있어 흰돌이와 흰순이가 더욱 특별한 것은 그의 인생을 바꿔 놓은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두 아이를 입양한 지는 어느덧 9년.


2012년 2월과 3월에 부모님 한 분은 사고로, 한 분은 병환으로 돌아가신 후


뚱아저씨가 몹시 상심하고 힘들어할 때 그를 다시 일으켜준 것이 바로 흰순이와 흰돌이라고 합니다.

(흰돌이와 흰순이를 처음 만난 날. 흰순이는 한쪽 다리를 못 쓰는 장애견이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강아지를 좋아했던 뚱아저씨는 당시만 해도 유기견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고 해요.


처음에는 애견 분양샵에서 작은 말티즈 강아지 한 마리를 돈 주고 분양받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 강아지를 분양받으면 앞으로 적어도 10년 이상은 돌보며 키워야 할 텐데 ,


그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귀찮아하지 않고 잘 키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룻밤만 더 생각해보고 다음 날 아침까지 마음이 변치 않으면 그때 분양받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발길을 돌렸다고 해요.


강아지를 집에 들일 생각을 하니 설레는 마음이 들어서 인터넷을 통해 ‘강아지 분양’이라는 검색을 했는데, 우연히 ‘유기견 입양’ 관련 링크를 발견한 뚱아저씨.


그때 “오늘 입양하지 않으면 안락사당합니다.”라는 팻말 밑에서 흰돌이와 흰순이를 보았다고 합니다.

(뚱아저씨 집에 입양 온 흰순이와 흰돌이. 처음 봤던 사진보다 훨씬 더 커 있던 모습)

흰돌이와 흰순이는 당시 아주 작은 백구 강아지였습니다. 


하지만 백구들은 금방 쑥쑥 커서 10kg, 20kg가 훌쩍 넘어가기도 하죠.


그래서 처음 강아지 때 귀여운 모습만 생각하고 입양을 했다가, 점점 크면서 실내에서 키우는 게 불가능해져 많이 버려지는 유기 견종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다행히 뚱아저씨 집에는 마당이 있어서 백구 두 마리 정도는 충분히 키울 수 있겠다 싶었고,


유기견이었던 두 강아지를 입양하게 되어 흰돌이와 흰순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해요.

(뚱아저씨를 무척 좋아하는 흰순이)

이태원 유기견 입양 캠페인을 주최하는 "유행사"라는 카페의 입양공고방에서 흰순이와 흰돌이 사진을 보고 두 아이를 입양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제가 이 두 아이를 입양하겠습니다"라고 했을 때 그곳 운영진 중의 한 분이 "왼쪽에 있는 아이는 장애견인데 괜찮겠어요?"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문득 다시 사진을 보니 백구 한 마리의 다리 한쪽이 불편해 보였다고.


하지만 그 사진을 본 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네. 괜찮습니다. 제가 잘 돌볼게요"라고 답하셨다네요.


뚱아저씨는 그때 정말 단 1초의 흔들림이나 망설임도 없이 흰돌이, 흰순이를 입양하겠다고 말한 것을 지금까지도 정말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합니다.

(장애견이지만 전혀 구김살 없이 잘 큰 흰순이)

두 강아지를 입양하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뚱아저씨는 친구들과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날 술자리가 새벽까지 이어져 헤어질 때는 3시나 되었다는데요.


택시에서 내려 골목길을 터덜터덜 걸어가며 불 꺼진 창과 조용한 집을 생각하던 뚱아저씨는 집 대문 앞에 도착하자


그 시간까지 자지 않고 꼬리를 치고 좋아하며 뚱아저씨에게 안기려는 두 녀석을 보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고 해요.


“아, 역시 이것이구나. 이런 기쁨이 있으니까 개를 키우는 것이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하네요.


“내가 이 녀석들을 돌봐주는 것이 아니라, 이 녀석들이 오히려 나의 버팀목이 되고 있구나.”

(마당에서 아이들과의 즐거운 시간)

그 이후 흰돌이와 흰순이는 9년이라는 시간을 뚱아저씨와 함께 보냈고,


뚱아저씨는 9년 동안 아이들에게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오히려 더 많았다고 말합니다.


흰순이와 흰돌이를 입양한 것을 계기로 순심이, 럭키, 테리, 레오, 알콩이를 입양하게 되었고, 


아이들을 좀 더 넓은 마당에서 뛰놀게 해주고 싶어 경기도 양주로 이사도 했습니다.


그 이후 순돌이, 도담이, 장군이, 벤지도 함께 하게 되었죠.

(뚱아저씨 앞에서 귀여운 애교를 부리는 흰돌이)

그리고 그 과정에서 "팅커벨 프로젝트"라는 유기동물 구호단체를 설립한 뚱아저씨.


지난 8년 동안 2,000마리가 넘는 수많은 아이들을 안락사 직전의 위기에서 살리고, 


또 좋은 가족에게 입양 보내어 그 아이들의 삶을 바꿔주기도 했습니다.

(마당을 거니는 위풍당당 멋진 흰돌이~)

뚱아저씨는 "흰돌이와 흰순이를 입양하지 않았다면 내가 어떻게 이런 삶을 살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만약 그때 유기견이었던 흰돌이와 흰순이를 입양하지 않고 펫샵에서 강아지를 돈 주고 분양받았더라면 지금의 삶은 없었을 거라고 말합니다.


또 가끔 '가장 가치 있게 사는 삶이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하는데,


사람마다 각자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삶이 있을까 싶었다고 하시네요.

(늠름하게 잘생긴 흰돌이~)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의사, 소방관, 경찰관이라는 특수 직종에 있는 분들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사람에게 버림받은 유기견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일반인들도 마음을 먹는다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고.


언젠가 어떤 분이 뚱아저씨에게 “혹시 후회한 적은 없었나요? ” 라는 질문을 했다네요.


뚱아저씨는 후회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힘들었던 때가 없었다고 할 순 없지만, 그보다 행복한 날이 훨씬 더 많았다고 해요.

(뚱아저씨가 좋아하는 흰돌이와 흰순이 청소년기 때 사진)

뚱아저씨에게 인간으로서 가장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줬다는 흰돌이와 흰순이.


그런 두 아이들이기에 더욱 사랑스럽다는 뚱아저씨는


"우리 늠름하고 잘생긴 흰돌아, 천사처럼 예쁘고 착한 흰순아, 많이많이 사랑해.. 늘 고마워 ~ ^^" 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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