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에 버려진 알콩이와 가족이 된 지 2년이 되었어요

조회수 2020. 10. 2.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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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팅커벨 프로젝트 대표 뚱아저씨가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원글을 보고 싶은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재작년 이맘때 위험한 차도에서 차에 치일뻔했던 알콩이를 구조.입양해서 가족이 된 지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렀네요. 시간이 참 빠르게 흘렀습니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영장삼거리. 이곳이 바로 알콩이를 구조한 곳입니다.


그날은 사랑하는 순심이를 무지개다리 건너 강아지별로 떠나보낸지 46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자양동 사거리에서 뻥튀기 트럭에 나일론 노끈으로 묶여 있던 시츄 순심이.


그리고 제가 준 간식을 먹는 모습입니다.

2012년 자양동 사거리에서 뻥튀기 장사가 트럭에 나일론 끈으로 묶어 둔 채 개소주 집으로 넘기려던 시츄 순심이를 극적으로 구조한 이후로 만 6년 2개월을 저와 늘 함께 다니다가 17살 노견으로 세상을 떠났죠.


그때 순심이를 떠나보내고 너무도 마음이 아파서 펫로스 후유증이 불면증의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잠을 이루기가 힘들었고 겨우 선잠을 자도 늘 피곤한 상태였습니다.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다 보니 낮에 업무를 보고 집에 올 무렵이 되면 피곤이 누적되어 깜빡 졸음운전을 하곤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큰 사고가 날뻔했던 적이 두 번 있었죠.


그렇게 46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던 그날, 평소처럼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건너편 차도에 트럭이 달려오고 있는데 흰색 물체가 그 앞에 보였습니다. 순간 강아지라는 것을 직감하고 급히 차를 멈췄고 건너편 차도의 1톤 트럭도 급브레이크를 잡고 멈췄습니다.


차를 세운 저는 급히 건너편 차도로 가서 트럭에 손을 들어 양해를 구하고 그 흰색 말티즈 강아지를 구해서 제 차로 데려왔습니다. 그리고는 마음을 진정시키고는 다시 그 아이를 안고 그 인근에 있던 식당으로 갔습니다.

(차에 치일뻔한 것을 구조한 후 제 차로 데려온 알콩이)


“혹시 이 강아지 누구 강아지인 줄 아세요?” 했더니 식당 주인은 “2시간 전부터 식당 앞에 마당을 계속 빙빙 돌고만 있던 강아지였는데 아마 누가 이 앞에 버리고 간 것 같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우선 집으로 데려온 후 임시로 ‘알콩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혹시라도 주인이 애타게 찾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이를 구한 곳 주변에 전단지를 붙였습니다.

(당시 알콩이를 구한 곳 근처의 버스정류장에 붙인 전단지)


그리고는 관할인 파주시수의사회의 도움으로 보호소로 보내지 않고 제가 임보를 하며 동물보호관리시스템 (APMS)에 등록을 해서 주인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주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곳은 지금도 자주 지나치는 곳이기도 한데 이곳을 지날 때마다 이렇게 예쁜 알콩이가 왜 버림을 받아 차도를 헤매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문득 사랑하는 순심이를 떠나보내고 불면증에 시달려 잠을 못 이루던 그때 순심이가 알콩이를 내게 보내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순심이를 구했을 당시에도 이름 모를 순심이에게 "시츄아, 이리 와" 그랬더니 제 품에 쏙 안겼던 것처럼, 알콩이 역시 이름 모를 그 때 "말티즈야, 이리 와" 했더니 제 품에 쏙 안겼었죠.

순심이를 구조한 후 집에 와서 큰 고무대야에 목욕을 시키고 있는 모습

뚱아저씨와 6년 동안 늘 함께 다녔던 순심이 그랬던 알콩이는 무지개다리를 건넌 순심이처럼 언제나 저의 껌딱지가 되어 함께 다닙니다.


특히 팅커벨에서 다른 아이들을 구조할 때는 늘 동행하며 구조한 아이들에게 안심할 수 있는 친구가 되어주죠. 지금은 알콩이 없는 세상은 꿈도 꿀 수 없을 정도예요.

(학대당했던 푸들 파이를 보호소에서 구조했을 때 함께 동행한 알콩이)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런 아이인지 모릅니다.


집에는 알콩이 외에도 흰돌이, 흰순이, 순돌이, 도담이, 벤지, 장군이, 레오, 꽃지, 아들이 등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는 아홉 아이들이 더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다른 아이들은 덩치가 크거나 노견이어서 껌딱지처럼 매일 저와 붙어 다니는 아이는 알콩이뿐입니다.


구조 당시 추정 나이 1살, 이제 2년의 시간이 흘러 추정 나이 3살로 아직은 뚱아저씨와 함께 살 날이 많은 알콩이가 앞으로도 오래오래 아프지 말고 늘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내 사랑 알콩아, 나랑 같이 오래오래 함께 행복하게 살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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