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모리의 캐나다 해외 입양기

조회수 2020. 7. 27.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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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캐나다 토론토로 해외 입양을 보낸 모리는 작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동구협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구해온 강아지입니다. 그 당시 2개월 정도고 체중도 2.9kg밖에 안되는 어린 강아지였는데 성장 속도가 무척 빨라서 구조 7개월만인 어제 입양을 보낼 때는 20kg이나 되는 성견이 되었습니다. 아래 이야기는 그런 모리의 해외 출국까지의 과정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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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2일 새벽에 11시간의 긴 비행시간과 4시간의 긴 입출국 수속 끝에 캐나다 교포 회원인 아그네스님 댁에 검둥개 모리가 잘 도착했습니다. 해외입양을 몇 차례 보내봤지만 이번에 모리를 입양 보내면서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모릅니다.


지난번 해외이동봉사가 화물칸의 만석으로 취소됐던데다가, 최근에는 코로나 19 사태로 각국 공항 입국장이 더욱 민감해진 터였기 때문입니다.


일전에 미국 시카고 공항에서는 해외이동봉사자 편으로 갔던 아이가 "왜 네 개가 아닌데 데리고 왔느냐, 입국을 불허한다:"하며 도로 한국으로 온 사례도 있었답니다.


그런 이유로 이번 모리의 캐나다 출국은 마치 007 비밀 작전을 하듯이 이루어졌고, 어제 아침 9시 30분 인천 국제공항을 떠나 15시간 만에 한국시간으로는 자정 무렵에 무사히 캐나다 토론토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와서 아그네스님 품에 안겼답니다. 그 모습을 실시간 보내주신 사진으로 보니 얼마나 감격스럽던지요.

7월 21일 아침 6시 40분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옆 잔디밭에서 모리와의 마지막 산책

모리야. 이제 한국에서는 마지막 산책이구나. 캐나다 가서 아그네스님 가족에게 사랑 듬뿍 받으면서 행복하게 잘 살아~


9시 30분 대한항공 비행기 편이었는데 충분히 여유를 두고 모리를 보내려고 집에서 새벽 5시 10분에 대모님과 만나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저나 대모님이나 돌보던 모리를 떠나보내는 마음이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제가 사는 경기도 양주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는 거리가 꽤 멀어서 새벽에 도로가 전혀 막히지 않는데도 약 1시간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그리고 출국장 주차장에 무사히 도착했죠. 가뜩이나 멀미를 많이 하는 모리가 멀미를 해서 닦아주고 주차장 부근 산책을 시켜줬습니다.


팅커벨 프로젝트에서는 매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있는 유기견을 구해오는 전통이 있습니다.


모리는 작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생명을 구한 당시 2개월 남짓했던 2.9kg의 꼬물이 강아지로 불과 7개월 만에 20kg 가까운 9개월 청년이 되었습니다.

동구협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 구해오던 날의 모리와 향이

구해온 날 건강검진 받던 작은 강아지 모리.

입양센터에서 간사님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사랑 받으며 지내던 모리

뚱아저씨 집에서 모리를 가정임보할 때 놀러온 어린이와 함께.


같은 날 함께 구조했던 닥스훈트 금이와 흰둥이 향이는 진작에 입양을 갔는데 모리는 덩치가 무척 빠른 속도로 크면서 입양이 늦어졌죠. 그런 모리를 입양하신 분이 바로 캐나다 교포 정회원인 아그네스님입니다.


작년 초의 독일교포 회원인 그림자님 댁에 보낸 진순이 해외 입양과 더불어 이번에 캐나다 교포인 아그네스님 댁에 보내는 모리의 해외 입양은 정말 마음이 놓이는 해외 입양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모리의 소식을 꾸준히 입양일기를 통해서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모리가 캐나다 토론토에 무사히 입국하여 아그네스님 품에 안기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 얘기는 다 생략하겠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의 노력이 합쳐져서 모리를 아그네스님 품에 안겨줄 수 있게 됐습니다.

출국 수속하기 바로 직전 모리와의 마지막 인사

모리에게 물을 챙겨주시는 대모님


모쪼록 앞으로 모리가 아그네스님 가족의 반려견으로 사랑 듬뿍 받으며 아프지 말고 늘 건강하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그네스님 앞으로 모리 잘 부탁드립니다. 입양일기로 자주 모리 만날 수 있게 해주세요 ~


아래는 아그네스님이 오늘 새벽에 보내준 사진입니다. 모리가 무사히 품에 안겨서 정말 행복합니다 ~ ^^

캐나다 토론토 공항 입국장에 도착한 모리 (인색 이동장)

토론토 아그네스님 댁에 도착해서 맛있는 사료 냠냠 먹고 있는 모리.

긴 여행으로 고단했던 모리가 잠을 자고 있네요~

모리야, 이제 너는 유기견이 아니라 반려견이야. 어깨 당당이 펴고 자신감 뿜뿜 알지?

TO. 모리 입양가족이신 아그네스님에게. 


아그네스님, 모리가 무사히 캐나다 토론토에 도착해서 아그네스님 가족 품에 안기게 돼서 정말 다행입니다.


앞으로 모리를 반려견으로 키우시면서 주의하고 신경쓰고 챙겨야할 것들을 모리도 임보해보고 진돗개 믹스 아이들을 여럿 키워본 경험자로서 몇 가지 이야기해볼께요.


모리는 진돗개 흑구 믹스견입니다. 색깔만 백구와 다를뿐 성품은 비슷해요. 특히 진돗개는 수컷과 암컷의 성품이 많이 다릅니다. 


진돗개 수컷은 자기 영역안에서 대장기질이 무척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영역안의 다른 개들, 특히 다른 수컷은 절대 복종하지 않으면 강하게 제압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암컷에게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인데 수컷에게는 거의 용서가 없을 정도로 강한 카리스마를 보입니다.


모리는 2개월 새끼 때 동구협에서 구조한 후 줄곧 팅커벨 입양센터에서 간사님과 자원봉사자과 지냈고, 우리집에 임보와서도 저와 함께 지내면서 사람에 대한 친화력이 있는 편입니다. 성견이 되고 전혀 낯선 사람에게는 어떻게 반응을 보일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10개월 미만의 미성견일 때와 10개월 이상의 성견일 때 특징이 다를 수가 있거든요. 하지만 대체로 어렸을 때부터 사람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는 커서도 여전히 사람에게는 공격성을 보이지 않고 호의적인 편입니다.


저희집 백구 흰돌이를 예를 들면 어렸을 때부터 동네 어린이들이 집에 놀러와서 함께 놀 정도로 사람을 좋아해서 나중에 성견이 돼서도 사람을 좋아하고 처음 저희 집을 방문하는 우리 회원들에게도 호의적이었습니다.


다만 저와 함께 동행하지 않은 낯선 사람, 특히 남자에게는 경계심을 바짝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인과 동행한 사람에게는 호의적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은 낯선 침입자라고 생각해서 공격성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모리는 기본적으로 영리한 진돗개이고, 캐나다에 막 도착해서 아그네스님과 남편분은 먹을 것을 챙겨주고 의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잘 따를 겁니다.


유학생인 고등학생 조카분은 모리가 캐나다에 적응하고 한 달 이상 있다가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 손님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조카가 여자분이기 때문에 호전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겠지만 낯선 손님이기에 조금 경계심을 갖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조카분이 가족과 자연스럽게 친한 모습을 보이면 모리도 가족이라고 금방 눈치채고 조카분에게도 잘할 겁니다.


다만 조카분이 처음 캐나다 집에 왔을 때 모리에게 너무 갑자기 훅 다가가지 말고 처음에는 아는 척 하지 말고 아그네스님과 남편분하고만 이야기를 나누다가 몇 시간 정도 모리가 지켜보고 “아, 우리 가족이구나”라고 인지를 하게 한 후에 조카분에게 모리가 좋아하는 간식을 주면서 친해지게 하세요. 그러면 모리와 조카분이 별 문제없이 무난히 친해지게 될 겁니다.


걱정되는 것 중에 하나는 산책에서 낯선 개를 만났을 때입니다. 리드줄을 건 상태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면 공격성을 보이지 않을테이지만, 낯선 개, 특히 수컷을 만났을 때는 리드줄이 팽팽하다못해 끊어질 정도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 때 리드줄 통제를 잘해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주의해주세요.


작은 개는 모리에게 물리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작은 개가 갑자기 모리에게 다가오지 않게 하고, 모리도 작은개에게 훅 다가기지 않도록 그 때도 신경써주세요.


사람에겐 친화적인 개들도 다른 개들에게는 공격성을 보이는 수가 있습니다. 모리의 경우도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 부탁드립니다.


그런 몇 가지 점만 신경쓴다면 진돗개들은 주인과 가족에게 더없이 충직한 동물입니다. 그리고 든든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집에 든든한 아들 하나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을 겁니다 제가 우리집 백구 흰돌이를 늘 ‘우리집 장남 흰돌이’라고 부르는데는 그런 이유가 있어요.


유튜브에 보니 강형욱 훈련사의 개도 모리와 거의 똑같은 크기와 외모의 진돗개 흑구더군요. 그 동영상 참고하시면 많이 도움될 겁니다.


모쪼록 모리가 아그네스님, 남편, 조카분과 한 가족이 되어 사랑스럽고 든든한 반려견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2020년 7월 22일


모리가 아그네스님댁의 반려견이 된 것에 큰 감사를 느끼며


팅커벨 프로젝트 대표 뚱아저씨 올림.

본 글은 팅커벨 프로젝트(http://cafe.daum.net/T-PJT) 대표 뚱아저씨가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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