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가 들려주는 아기와 고양이들의 현실 육아

조회수 2020. 6. 29. 14: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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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이 글의 원문을 쓴 김보선님은 결혼 6년차의 주부입니다. 글에 나오는 고양이 오목이는 2014년 5월말에 서울시 양천구 오목교 옆 시장 공터에서 다리가 부러진 채 구조된 임신냥입니다.


원래 길고양이가 아니었던 오목이는 누가 키우다가 버린 유기묘였는데 구조 당시 임신 일주일 정도 됐었고, 다리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구조 55일 후인 7월 22일에 출산을 해서 베리, 블리 두 새끼냥을 낳았습니다 


이렇게 오목이와 베리, 블리 이 세 모자 고양이를 당시 신혼이었던 김보선님 부부가 임보를 하다가 셋 모두 함께 입양했어요.


그렇게 행복하게 잘 살다가 2018년 3월 베리가 안타깝게도 갑작스레 원인모를 이상증상을 보이다가 몇 시간만에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그후 슬픔을 딛고 오목이와 블리가 무지개다리 건넌 베리 몫까지 함께 행복하게 살던 중 김보선님이 임신을 했고, 2019년 7월 15일에 딸 지오를 낳았습니다.


이 일기는 6년을 함께 살고 있는 반려묘 오목이와 블리가 김보선님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고 이제 곧 첫 돌을 맞을 아가 지오와 함께 하는 육아육묘일기입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는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도 있을텐데 다른 신혼부부 반려인 가족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시면 좋을 듯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정말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오목이네에요. 매번 소식 전해야지, 전해야지 하면서.. 어느덧 1년 넘는 시간이 훌쩍 갔네요.


카페에는 자주 들어오는 편인데 글들을 다 보지는 못해서 ㅎㅎ 카페 근황도 좀 늦는 편이고.. 사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잘 모르겠어요.


마지막 입양일기를 보니 2018.11. 경이던데.. 그때는 이미 제가 임신을 한 시기였더라구요 ㅎㅎ


회사 일도 너무 바쁘고.. 해서 11월 말이 되어서야 아기 가진 걸 알았거든요~ 지난 1년여 넘는 시간 동안 울 아이들 어찌 지냈나.. 휘리릭! 정리해볼게요 ㅎㅎ


[임신기]


제가 결혼은 나름 한참(?) 전에 했는데 갑작스레 임신을 하게 되어서 참으로 어리둥절 했었는데요 ㅎㅎ


임신 기간동안 정말 제 정서적으로 아이들에게 큰 의지가 되었어요. 당시 남편이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어 정말 많이 바빴거든요~ 저도 회사 일 때문에 정신이 없고..ㅋㅋㅋㅋ


그래도 퇴근 후+주말에 항상 저를 중심으로(ㅋㅋㅋ) 모이는 오목이, 블리 덕분에 항상 마음엔 평안만이 가득 했답니다. 임신기에 뭔가 더 예민해지거나, 불안하거나, 힘들거나.. 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오목 왈: 온다, 온다! 감이 온다! (앞발 청진기로 엄마 배 진찰 중~)

중간, 중간, 아기 용품들. 방에 마구 넣던 시기 ㅎㅎ 블리가 먼저 접수!

항상 제 무릎에 자리하는 오목이, 블리

배가 앞으로 뿅! 나와도 최대한 버텨 오는 오목 블리

턱을 괴는 여유도 부려봅니다 ㅎㅎ


[출산&조리기]


임신기 내내 컨디션이 좋았던 편이어서 큰 걱정을 안 했는데 갑자기 몸 상태가 안 좋아져서 응급 수술로 아기를 만나게 되었어요. 그 바람에 입원 기간도 길어지고.. 집을 근 3주 정도 비우게 되었어요.


오랜만에 집에 온 제게, 왠 쬐깐한 꼬물이가 항시 붙어 있으니.. 제게 예전같이 오지는 않더라구요 ㅎㅎ


제 몸이 좀 안 좋기도 했고, 오목, 블리는 아이들대로 초반에 스트레스가 있었어요. 무던한 성격의 오목이가 두어번 방광염으로 고생하기도 했어요..


(초기 진단 후, 약물치료로 호전 되었어요. 주기적 초음파 검진으로 후속 검사도 열심히 받았답니다. 지금은 좋아졌지만, 사료는 아예 유리너리 처방사료만 먹고 있어요.)

조리원에서 돌아온 첫 날 밤. 너는 누구야? 하고 바라보는 블리.

쇼파에서 아기와 낮잠 자는 오목, 블리.

와~ 블리가 더 크죠?

제가 여름 출산이라서 ㅎㅎ 땡볕에 달궈진 유리창에 손 데우는 블리(?)

오목이는 출산을 해봐서일까요? 뭔가 제 상태를 이해하는 듯한..

아기 집사가 걱정되는 블리.

잠깐 아기 없는 틈에 푹신한 쿠션도 차지해보구요~


[육아기]


제 몸도 어느정도 회복되고, 바뀐 일상에 적응해갈 무렵.. 아기가 슬슬 오목, 블리를 인지하기 시작했어요. (두근두근)

블리 오빠, 안녕?!

오목이 언니, 안녕? 아기가 손이 섬세하지 못하다 보니.. 오목, 블리를 만질 때 털을 잡아 뜯더라구요 ㅠㅠ..


블리는 잘 도망을 다니는 반면, 오목이는 아기가 좋은지 항상 곁에 있답니다.

오목 언니, 어디가?

오목 언니, 뭐해?

영차 영차, 배밀이 하던 시기. 오목이를 부지런히 따라다니는 아기.

점점 모른척(?) 하는 오목이 언니..


아무래도 잠시 분리가 필요할 것 같아 베이비룸(울타리)을 설치하게 되었어요.

휴식을 취하는 오목이언니와, 바라보는 아기.

블리오빠를 바라만 봐도 좋은 아기.


근래에 아기가 "그만" 이라는 말도 알아듣기에 슬슬 합사를 위한 울타리 개방 시간을 두면서 지내보고 있어요.

물론 초반에는 생각 같이 아름다운 시간은 아니더라구요. 아기는 돌고래 소리 내면서 고양이들을 따라다니고, 오목,블리는 도망다니기 바빠요.

아직 블리는 홀로 잘 도망다니고 있지만, 오목이와는 비교적 잘 지내기 시작했답니다. 털 쓰다듬는 방법도 따라해보고, 엄마랑 같이 돌돌이(먼지 제거 돌돌이)로 청소도 해보면서요~


두서없이 정리해본 시간들인데요~ 예전만큼 제가 아이들을 못 돌봐주기에 항상 미안하네요..! 그래도 할머니가 부지런히 아이들 간식, 장난감 사다 나르시고 ㅎㅎ 장난감 흔드느라 바쁘셔요~


저도 육아를 처음 해봐서.. 때로는 일상이 버거운 날들도 있지만 그래도 함께하는 시간에 우리 다섯식구가 잘 적응해나가고 있어 감사하네요.


넘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게 되어 죄송해요 ㅎㅎ 오늘 이 일기로 오목이, 블리 모습 만끽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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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입양일기로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니 저 또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네요.^^


그런데 과연 제가 꿈꿔왔던 육아육묘의 로망을 실현했느냐..에 대해서는 글쎄.. 아직은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먼저 저는 오목이, 블리와는 함께 지낸지 만 6년이 되었고, 아기와는 만 1년이 다 되어 가는데요. 지난 5년동안 오목이, 블리에게 해준 만큼 잘 못챙겨준다는 마음에 항상 미안함이 앞선답니다.


아무래도 물리적인 시간도, 손길도 이전보다 덜할 수 밖에 없지요.. 그리고 하루종일 아기와 지내는 것이 체력적,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어서 육아퇴직을 하고나면 저도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반면, 오목이 블리는 하루종일 기다려온(ㅋㅋ) 엄마와 자신들만의 시간이 드디어 온거구요 ㅎㅎ 제가 아기를 재우고 나오면, 특히 블리는 "꺄앙~~" 하고 울어요 ㅎㅎㅎ 그런 모습도 짠하답니다 ㅎㅎ


마지막으로 저희 아기의 경우 감사하게도 털 알러지가 없는데 침을 잘 흘리고 손도 자주 빨기 때문에 아이들 털이 손에 아주 잘 붙습니다 ㅋㅋ


​그리고 뭐든 입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털도 잘 먹어요.. 그래서 공기청정기를 몇 대씩 풀로 돌리고, 로봇청소기도 수시로 돌립니다 ㅎㅎ 또 아기가 낮잠 자는 틈에 매일 청소기+물걸레질을 2번정도 하고 있어요.


정말 하루가 어떻게 흐르는지 모른답니다.


육아육묘를 함께 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렇다고 어느 하나를 포기하거나 져버릴 수도 없는 일이죠.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일상에 적응이 되니 어느 순간 '아, 할만 하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아기와 고양이가 같이 책도 보고 놀기도 하고 누워서 TV를 보는..


그런 저의 로망이 실현될 것이란 기대도 하게 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글은 팅커벨 프로젝트(http://cafe.daum.net/T-PJT) '김보선'님이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원글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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