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병으로 고생하던 유기견 보송이의 놀라운 변화

조회수 2020. 5. 25.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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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팅커벨 프로젝트(http://cafe.daum.net/T-PJT) 대표 뚱아저씨가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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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유기동물 구호단체인 팅커벨 프로젝트 대표로서 7년간 활동을 하면서 유기견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의 아이들을 데리고 나올 때, 미쳐 못 데리고 나오는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입니다. 그 아이들이 뻔히 어떻게 될 줄을 알면서도 우리의 능력이 거기까지이기에 눈물을 머금고 한 번에 몇 아이들만 팅커벨 품에 안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미안할 때는 그렇게 어렵게 구조한 아이들을 오랜 시간동안 가족을 찾아주지 못할 때입니다.


팅커벨에서 구조한 아이들 중 체형이 작은 소형 유기견들은 서울 화곡동에 있는 실내 입양센터에서 지내는데 경우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지만 보통 1개월 ~ 12개월이면 좋은 새가족을 만나 입양을 갑니다.



팅커벨 입양센터 자원봉사자들과 산책을 준비하는 소형견 아이들


하지만 덩치가 있는 중대형견 유기견들은 입양센터에서 소형견과 함께 있지 않고, 팅커벨 협력 중대형견 위탁시설에서 매월 위탁비를 내면서 지냅니다. 이 아이들은 정말 입양보내기가 힘듭니다.


​​때로는 그 아이들도 입양을 하겠다는 문의가 오기도 하지만 대부분 짧은 1미터 줄에 묶어놓고 지내려는 사람들이거나 공장 지키는 개로 입양하려고 하거나, 활동적인 중대형견 아이들 입양 후의 안전에 대한 대비가 전혀 되지 않아 자칫하면 로드킬로 마감을 하겠다는 불안함이 드는 경우입니다.


그런 경우는 그 집에 입양을 보내는 것보다는 차라리 우리가 매월 위탁비를 더 내더라도 정말 좋은 인연이 나타날 때까지 조금 더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면서 기다리자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 소개할 보송이도 그런 경우입니다. 중대형 믹스견에 속하는 보송이는 2014년 6월에 팅커벨 프로젝트에서 구조한 아이입니다. 벌써 햇수로 만 6년이나 됐습니다. 대구시 모 보호소에 있던 보송이를 처음 만났을 때는 심한 피부병으로 인해 너무도 처참한 모습이었습니다.

심한 피부병인채 보호소에 입소되어 안락사 명단에 올랐던 보송이


비쩍 마른데다가 보호소에서 안락사 당할 것이라는 자신의 처지를 아는지 먹을 것도 먹지 않았습니다. 마치 스스로 삶을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보송이에게 정성스런 손길을 내민 한 분이 있었습니다. 팅커벨 회원인 한 봉사자가 바로 그분입니다. 음식물을 거부하던 보송이가 먹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을 알기에 강제로 급여를 하였고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에 거부를 했던 보송이도 봉사자의 정성으로 음식물을 받아들였고, 모낭충 치료의 효과는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해서 마침내 심한 피부병을 이겨내게 되었습니다.

심한 피부병을 이겨내고 안락사 위기에서도 벗어난 보송이


보송이는 그후 팅커벨 프로젝트의 중대형견 위탁시설에 지내게 되었습니다. 팅커벨에서는 그동안 보송이에게 좋은 가족을 찾아주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 보송이를 입양하겠다는 사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여러차례의 입양문의가 왔었습니다. 하지만 그 입양신청자분들에게 보송이를 보낼 수 없었습니다. 우리 팅커벨 회원들에게는 그렇게 사랑스런 보송이였는데, 그분들은 보송이를 개집 앞에 묶어서 집을 지키는 개로 쓰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 심한 고통도 이겨내고, 보호소의 안락사 위기도 넘긴 보송이에게 1미터 목줄에 묶인 개로서의 여생을 살게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위탁시설에 봉사 온 팅커벨 회원의 간식에 집중하는 보송이

팅커벨 협력 유료 위탁 시설에서 지내는 보송이의 환한 웃음


사람을 무척 좋아하고 친화적인 보송이는 그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입양을 포기 하지 않고 여생을 한 가족의 반려견으로서의 삶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팅커벨 프로젝트에서 아직 입양 못간 중대형견 아이들을 모델로 해서 티셔츠를 제작한 것도 바로 그런 취지입니다. 그 아이들이 입양을 못간 것은 사람인 우리 탓이라 생각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고 싶었습니다.

위로부터 차례대로 아직 입양 못 가고 있는 팅커벨 중대형견 아이들


모정이, 장군이, 도담이, 보송이, 순딩이, 쎄리

사람을 좋아하는 보송이의 웃는 얼굴을 디자인한 캐릭터


" 보송아, 모정아, 장군아, 도담아, 순딩아, 쎄리야, 우리 포기하지 말고 더 힘내자. 알았지? "

■ 티셔츠 모델 아이들 사연 - 댕댕이 (왼쪽 위부터 모정이, 장군이, 도담이, 보송이, 순딩이, 쎄리 )


① 모정이 : 2014년 2월. 컨테이너 밑에서 3마리의 새끼와 함께 구조한 어미견. 새끼들은 모두 입양. 중형견


② 장군이 : 2019년 5월. 목에 올무줄이 걸린채 모낭충에 걸려 떠돌아다니다 구조. 중대형견


③ 도담이 : 2017년 4월. 사납다고 누명쓴채 동구협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구조. 중대형견


④ 보송이 : 2014년 5월. 대구시 보호소에서 심한 모낭충에 걸려 안락사 직전에 구조. 중대형견


⑤ 순딩이 : 2020년 1월. 경기 김포시에수 주인이 식용으로 팔아넘기기 직전에 구조. 중대형견


⑥ 쎄리 : 2016년 3월. 주인의 학대와 방치 후 보호소로 넘겨 안락사 당할뻔 했던 것 구조. 중형견.

우리의 작은 정성이 보송이를 포함한 중대형견 아이들에게도 인연의 손길이 닿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께서 여름 한 철 이 아이들의 환한 웃음으로 디자인된 이 티셔츠를 입어주는 것만으로도 짧게는 1년, 길게는 6년 동안 입양을 가지 못한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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