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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인테리어와 철저한 관리…'프리미엄 독서실' 시대

한경비즈니스 작성일자2019.03.21. | 17,974  view

-‘카공족’ 흡수하며 수요 늘자 창업 봇물…직장인도 주말 등 자주 찾아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입구에 들어서자 유리로 된 출입문 너머로 은은한 빛이 새어 나왔다. 안을 들여다보자 트렌디한 인테리어가 한눈에 들어왔다. 3월 13일 찾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성수대교 남단 대로변에 자리한 ‘압구정 토즈 스터디 1센터(독서실)’의 첫인상이다.


사전에 이곳이 독서실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갔더라면 ‘잘못 찾아온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마저 생길 정도로 세련된 분위기를 뽐냈다. 내부로의 이동은 아무에게나 허용되지 않았다. 출입문 오른쪽에 자리한 지문 인식기에 지문이 등록된 이들만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때마침 상주해 있던 직원이 문을 열어줬고 그렇게 독서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토즈 스터디센터는 다양한 유형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었다. 담당 직원은 “개인마다 가장 극대화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학습 공간이 다르다”며 “총 5개의 공부방을 지정석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 모두 조명의 밝기와 개방성의 정도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독서실 한 칸에 마련된 휴게실도 눈에 띄었다. 꽤 넓은 공간에 다양한 형태의 목조 테이블이 놓인 휴게실에서는 은은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아늑한 분위기의 카페를 연상시켰다. 원한다면 지정석 대신 이곳에서만 자리를 펴고 공부할 수도 있다. 또 휴게실에는 커피와 각종 음료, 간식을 즐길 수 있도록 구비해 놓았다. 원하는 만큼 무료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독서실이 진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독서실은 퀴퀴한 공기와 어두운 조명, 그 아래 다닥다닥 붙어 있는 책상으로 기억된다. 폐쇄적이고 답답한 분위기였다.


이랬던 독서실이 이제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 중이다. 독서실에 카페를 합쳐 놓은 것 같은 이른바 ‘프리미엄 독서실’이 곳곳에 들어서며 과거 독서실의 정형화된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 놓고 있다.


이제 웬만한 규모의 아파트 단지나 지하철역 주변이라면 곳곳에서 프리미엄 독서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찾는 이들도 많고 창업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는다는 게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독서실 이미지 완전히 바꿔


교육부의 ‘독서실 개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 운영 중인 독서실(학원 내부에 있는 독서실 포함)은 전년 대비 11% 늘어난 5500여 개로 집계됐다. 통계가 이런 추세를 보이는 것은 프리미엄 독서실의 등장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출산율이 낮아지고 시설 노후화 등에 따라 찾는 학생 수가 줄면서 독서실 사업은 사양산업으로 분류됐다. 그렇게 점차 사라지는 추세였다. 2015년만 하더라도 4400여 개였는데 약 4년 동안 26%나 거리에 독서실이 증가한 셈이다. 정확하게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늘어난 독서실은 대부분 프리미엄 형태의 독서실로 채워졌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독서실과 카페를 합쳐 놓은 듯한 프리미엄 독서실이 인기를 끌면서 수많은 이들이 창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관련 프랜차이즈 업체들만 40여 곳 넘게 생겨난 상황이다. 토즈 스터디카페 관계자는 “프리미엄 독서실의 증가로 전체 독서실 수 또한 늘었을 것”이라며 “지난해 내부에서 조사했을 때 전체 독서실 수의 30% 정도가 프리미엄 독서실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큰 틀에서 프리미엄 독서실로 볼 수 있는 ‘스터디카페’까지 포함하면 그 비중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터디카페는 조금 더 자유분방한 프리미엄 독서실이라고 보면 된다. 예컨대 독서실은 교육청에서 관리한다. 영업을 하기 위해선 교육청에서 법으로 정한 면적이나 영업시간 등의 방침을 따라야 한다. 스터디카페는 다르다. 구청에서 관리한다. 독서실이 아닌 카페로 영업신고를 하기 때문이다. 즉, 커피숍을 독서실 형태로 꾸며놓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자유롭게 내부를 구성하고 영업시간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3월 13일 방문한 압구정 토즈 스터디 1센터 주변에도 ‘그린램프’와 ‘작심’ 등 프랜차이즈 형태의 프리미엄 독서실들의 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또 다른 토즈 스터디센터(2센터)도 걸어서 약 5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자리하고 있었다.


인근 아파트에 오랜 기간 거주했다는 한 주민은 “몇 년 전까지만 일반적인 시설의 독서실이 인근에 2~3개 정도 있었지만 모두 자취를 감추고 카페 분위기의 독서실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경쟁 심화 우려하기도


그러면 이렇게 프리미엄 독서실로 사람과 돈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고객의 니즈 차원에서 본다면 프리미엄 독서실의 ‘뛰어난 시설과 관리’가 그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압구정동에서 찾아가 본 토즈 스터디 1센터 주변에 있는 다른 프리미엄 독서실들도 비슷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프리미엄 독서실은 커피숍 못지않은 뛰어난 인테리어를 갖춘 덕분에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흡수하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양한 형태의 공부방도 장점이지만 특히 카페 형태의 휴게실을 갖춘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공부방에서 있다가도 언제든 나와 사용할 수 있다.


프리미엄 독서실은 이용 중인 취업 준비생 A 씨는 “그동안 카페에서 자주 공부했었는데 종종 시끄러워 방해가 되고 때로는 오래 앉아 있어 눈치가 보이기도 했다”며 “프리미엄 독서실은 지정석을 이용하는 동시에 카페 같은 휴게실에서도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용객을 위한 관리도 철저하다. 거의 모든 프리미엄 독서실은 지문 인식을 통해서만 출입할 수 있다. 학부모들이 원하면 자녀들이 지문을 대고 외부로 나가고 들어올 때마다 ‘외출했다’ 또는 ‘복귀했다’는 알림 메시지를 휴대전화로 전송한다.


수요가 몰리다 보니 어느덧 좋은 창업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약 한 달 전 ‘작심 스터디카페’ 사장님이 된 B 씨는 퇴직 후 우연한 기회에 프리미엄 독서실을 이용했다가 창업까지 결심했다. 그는 “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도 주말이나 자투리 시간 활용을 위해 이곳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만족감도 높다는 설명이다. B 씨는 “이용객들을 위해 마련한 쾌적한 공간에서 일하다 보니 개인적으로도 즐겁고 또한 교육업에 종사한다는 나름의 자부심도 갖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요에 발맞춰 공급까지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물론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일각에서는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리미엄 독서실 한 달 이용료는 공부방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략 20만원이 넘는다. 1일 이용권도 1만5000원 정도다. 과거 독서실 한 달 이용권이 대략 10만원대였던 것에 비해 부담이 커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의 독서실들이 점차 ‘프리미엄’ 형태로 변신하고 있어 저렴한 비용의 일반 독서실을 이용하기가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그 수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것도 기존 창업자들에게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한 프랜차이즈 프리미엄 독서실 관계자는 “최근 추세를 보면 개인과 기업 형태의 프랜차이즈 독서실들이 계속 생기고 있어 내부에서의 경쟁도 치열하다. 독서실별로 이용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각종 할인 등 프로모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실제로 직접 방문한 프리미엄 독서실들 역시 각종 할인이나 무료 체험 행사를 모두 진행하고 있었다. 이 관계자는 “업체나 점주들 사이에서는 수익에 대한 걱정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며 “만약 지금 시점에서 프리미엄 독서실 창업을 고려한다면 마냥 추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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