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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바꾼 ‘화학 빅2’ LG·롯데케미칼, 불황 속 서로 다른 반등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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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비율 높이는 LG화학, 3M 출신 영입…롯데는 ‘화학 전문가’ BU장 발탁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국내 화학업계 1위를 둘러싼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왕좌의 게임’ 판도가 3년 만에 바뀌었다. LG화학의 영업이익이 롯데케미칼을 추월한 것이다.


LG화학은 2018년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28조1830억원으로 전년 대비 9.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조2461억원으로 전년 대비 23.3%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의 매출액은 16조5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96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2.8% 감소했다.


◆분기 매출 첫 2조원 돌파한 LG화학의 ‘배터리’


불황 속에서도 매출이 늘었지만 사실 양 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크게 축소됐다. 화학사에 2018년은 녹록하지 않은 해였다. 석유·화학업계가 불황에 접어들었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수요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2018년 6월 이후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으로 세계 화학제품의 수요가 크게 감소했고 정보기술(IT) 소재와 내구재 등에 사용되는 화학제품의 가격이 전년 대비 낮게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연스레 글로벌 화학사들의 실적이 침체될 수밖에 없다.


LG화학의 영업이익이 롯데케미칼을 추월한 이유는 포트폴리오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초 소재부터 전지·생명과학까지 사업군 다각화에 나선 LG화학이 전통적인 석유화학에 집중한 롯데케미칼보다 방어선이 탄탄했다는 것이다.


LG화학에는 신성장 동력인 배터리에서 분기 매출 첫 2조원 돌파에 성공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지난해 4분기 LG화학의 전지 부문 매출액은 2조7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5.8% 증가했다.


정호영 LG화학 사장(COO)은 4분기 실적에 대해 “전지 부문에서 분기 매출 첫 2조원을 돌파하고 자동차 전지는 분기 기준 손익분기점을 달성했지만 기초 소재 부문에서 무역 분쟁 등에 따른 수요 위축,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 정기 보수의 영향으로 이익 규모가 축소됐다”고 밝혔다.


배터리는 그동안 투자비용에 비해 성과가 더뎠지만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으로 ‘제2의 반도체’로 불린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조사 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610만 대인 전기차 시장은 2025년 2200만 대까지 성장하며 전체 판매 차량의 21%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안정적 품질과 양산 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특히 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는 특허를 획득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을 적용했고 ‘파우치 타입’으로 설계돼 폭발의 위험이 없다.


한편 롯데케미칼 측은 지난해 실적에 대해 “전 제품 수요 약세에 따른 스프레드 감소와 하반기 실시됐던 여수와 울산공장 정기 보수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로 전년 대비 상대적으로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인 롯데첨단소재와 롯데케미칼타이탄도 무역 분쟁에 따른 중국 시황 악화에 타격을 받았다. 또 유가 등락에 따른 구매 관망세가 지속되고 전반적으로 수요 약세가 우려되며 수익성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사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

◆외부 인사 영입 vs ‘화학 전문가’ 승진


대외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양 사는 안정 대신 변화를 택했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는 동시에 수장을 교체했다. 여기에 신임 최고경영자(CEO)들의 대비되는 이력으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LG화학은 창사 후 최초로 외부에서 CEO를 영입했다. 3M의 수석 부회장을 지낸 신학철 부회장이다. LG화학은 신학철 부회장 영업 배경에 “세계적 혁신 기업인 3M에서 수석 부회장까지 오르며 글로벌 사업 운영 역량과 경험은 물론 소재·부품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보폭을 넓혀 가고 있는 LG화학으로서는 신 대표의 글로벌 마케팅 능력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3M은 자동차 시장에서 차량 인테리어, 자동차 DIY, 보수 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을 생산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기대할 수 있다.


롯데그룹의 화학 사업은 올해부터 ‘김교현 BU장·임병연 부사장’ 체제로 운영 중이다. 김교연 화학BU장(사장)은 1984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한 ‘화학 전문가’다. 지난해 말 롯데그룹의 화학 사업을 지휘하는 BU장으로 승진했다.


김교현 사장의 승진과 함께 임병연 부사장이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로 합류했다. 임 부사장은 1989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했고 롯데그룹 정책본부 비전전략실 실장, 롯데지주 가치경영실 실장을 역임했다.


어려운 시기에 대비되는 경력의 수장을 택한 양 사는 올 한 해 ‘다운사이클’을 잘 이겨내야 한다. LG화학은 사업부문별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기초 소재 부문에서는 고부가 폴리올레핀(PO)과 고기능성 플라스틱(ABS) 등 고부가 사업 비율을 높이고 NCC 증설을 통한 자급률 확대와 원가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전지부문은 자동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 활동에 집중하고 소형 전지는 원통형 신시장 기반의 성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보 전자 소재 부문은 고부가 제품 중심의 구조 전환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생명과학 부문에서는 신약 개발 연구·개발(R&D)에 집중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원료, 생산 기지, 판매 지역 다변화를 목표로 미국 액시올과 미국 에탄 크래커 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 계약을 체결했는데 올해 상반기 상업 생산을 앞두고 있다.


또 지난해 하반기 증설한 말레이시아 타이탄 에틸렌 공장을 비롯해 같은 해 하반기 연간 20만 톤 증설로 총 120만 톤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 여수공장과 미국 ECC 건설 사업이 완료된다.


이에 따라 2019년 롯데케미칼은 국내외 생산 기지를 통해 연간 총 450만 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본격 가동되는 미국 ECC 공장과 말레이시아 타이탄 증설 물량 효과 등으로 수익성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며 “롯데첨단소재를 통한 고부가 제품 시장의 확대 진출로 사업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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