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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항공기 구매 ‘5조 베팅’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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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현금 부담 크지만 수익성 높여 대형 항공사로 도약 노려

-항공 시장 업황이 꺾일 가능성 제기돼 일각에선 우려도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5조원. 국내 1위 저비용 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이 항공기를 도입하기 위해 투자하기로 한 금액이다. 3분기 기준 제주항공 자본금(3314억원)의 15배에 달하며 지난해 매출(9964억원)의 5배가 넘는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


과연 이 같은 제주항공의 ‘베팅’이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 투자를 통해 LCC를 넘어 대형 항공사(FSC)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겠다는 것이 제주항공의 목표다. 하지만 내년 추가 LCC 진입에 따른 ‘과당경쟁’ 우려도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돈을 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수익성 극대화가 투자 배경


제주항공은 지난 11월 20일 미국 보잉사가 생산하는 최신 기종 항공기 50대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40대는 운용 리스가 아닌 직접 구매 방식으로 도입하기로 확정지었다. 10대(옵션)는 추후 협상을 통해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투입되는 돈은 44억 달러(5조원) 규모다. 국내 항공사가 단일 기종 40대 이상을 계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공기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들여올 예정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이 이번 투자로 노리는 것은 단연 수익성 강화다. 항공기를 직접 보유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현재 ‘B737-800NG’ 단일 기종 38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 중 비행기를 임차한 형식의 운용 리스가 35대, 3대는 직접 보유한 항공기다.


항공사의 항공기 임차 비용은 ‘영업 비밀’에 속해 공개되지 않지만 매년 여기에 천문학적인 금액이 소요된다. 2022년부터 구매한 항공기를 차례로 들여오면 임차료 부담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운항 거리 확대를 통한 새로운 노선 발굴과 함께 편당 탑승 인원을 늘림으로써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제주항공이 직접 구매하기로 한 보잉사의 최신 기종인 ‘B737MAX8’은 이런 전략을 가능하게 한다. 기존에 운영 중인 항공기보다 연료 효율이 약 14% 정도 높다. 최대 운항 거리는 6500km로 1000km 이상 더 멀리 갈 수 있다.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 제주항공이 그동안 운항하지 못한 신규 노선 취항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특히 제주항공은 이번 계약에 추후 인도받는 항공기 중 일정 부분을 현재 보잉에서 개발 중인 ‘B737MAX10’ 기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했다.


737MAX10 탑승 인원은 230명으로 737MAX8(189명)보다 많다. 그러면 수익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B737MAX 도입 계약은 차세대 항공기로 자연스럽게 기단을 교체하고 이를 통한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항공 산업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국적 항공사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이번 투자를 두고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의 1위 자리를 굳힘과 동시에 대형 항공사의 자리까지 넘보기 위한 투자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물론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자금 문제없지만 ‘과당경쟁’ 우려


특히 5조원이라는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놓고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 상황만 놓고 본다면 제주항공이 자력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항공기를 많이 발주할수록 항공기 제작사는 대당 가격을 할인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주항공이 밝힌 항공기 조달 가격은 5조원이지만 실제 지불하는 금액은 이보다 크게 깎인 3조원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투자업계에서는 전망한다.


제주항공 측도 이를 인정한다. 다량의 항공기를 구입한 만큼 실제 지불하는 비용은 5조원과 상당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실적으로 따져보면 제주항공의 2026년 누적 영업 활동 현금 흐름은 1조5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며 “이 부분을 제외하고 할인된 가격에 나머지를 차입하면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 역시 “충분히 자체적인 경영 활동을 통해 항공기 투자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 같은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자금 조달보다 항공 시장 업황이 꺾일 가능성을 더 우려한다. 그러면 당초 계획만큼 앞으로 수익성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제주항공뿐만이 아니다. FSC와 다른 LCC들도 저마다 기단 확대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규 LCC의 진입이 기정사실화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6개의 LCC가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중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에어필립 등 4곳이 국토교통부에 신규 면허 발급을 위한 국제운송사업자면허 신청서를 제출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일자리 창출 정책에 따라 내년 1~2곳의 신규 LCC가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사업자가 늘어나면 가격 인하 경쟁 등으로 LCC의 수익성이 저하될 수 있다. 강성진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LCC 업체들의 생존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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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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