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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청신호’ 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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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비즈니스 작성일자2018.09.21. | 12,613 읽음

-올해 7월까지 전년 대비 출하량 135% 증가…2020년 흑자전환 달성 잰걸음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 기관인 SNE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2018년 1~7월 전 세계 전기차(EV, PHEV, HEV) 대상 비중국산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SK이노베이션은 전년보다 한 단계 순위가 상승해 6위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1.3%에서 2%로 뛰었다.

 

순위와 점유율만 놓고 본다면 아직 갈 길은 멀다. SK이노베이션의 목표는 2025년까지 점유율 30%를 달성해 업계 ‘최고’가 되겠다는 것이다. 아직은 톱5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점유율도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다만 출하량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목표 달성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증명했다.


◆캐시카우 사업이 연구·개발 원동력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315.4MWh로 집계됐다. 출하량 기준으로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34.8% 늘었다. 비중국산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 이름을 올린 상위 10개 업체들의 평균 성장률은 50% 수준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경쟁 업체들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출하량을 늘려 나간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그룹,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 독일 다임러 등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이번 출하량 증대는 기아차 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와 현대차 아이오닉 PHEV의 판매 증가에 따른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05년 ‘2차전지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주요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업체와 비교하면 다소 늦은 시기다. LG화학은 이미 1992년부터 본격적인 2차전지 개발에 착수했다.


SK이노베이션은 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로 경쟁력을 높여 왔다. 확실한 캐시카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매년 주요 사업인 정유·화학 부문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수익은 배터리 R&D의 원동력이다.


R&D와 관련한 구체적인 수치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다른 경쟁사들도 마찬가지다. 이를 공개하면 기술 개발과 관련한 정보가 노출될 수 있고 업계 R&D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금액을 말하긴 어렵지만 사업 진출 이후 매년 천문학적인 금액을 R&D에 투자해 왔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 나간 것이 점차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최근에도 이런 행보는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배터리 연구소’를 확대 개편하고 핵심 기술 개발 부서 등을 신설한 상태다. 이와 관련한 인력들도 수시로 채용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제품 기술력만 놓고 봤을 때 이미 세계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현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현재 출시되는 제품들만 놓고 본다면 이미 LG화학이나 삼성SDS와의 기술 격차는 거의 없다”며 “중국 업체들과는 4~5년 정도 기술 격차가 난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제품들도 하나둘 양산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말 국내외 배터리 업계 최초로 니켈·코발트·망간(NCM)을 8 대 1 대 1 비율로 섞은 배터리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기차 배터리는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 제품이 본격적으로 양산되면 주행거리가 100km 이상 늘어나며 고가 소재 비율이 낮아져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헝가리 공장 착공 개시


SK이노베이션은 생산량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2012년 9월 충남 서산에 첫 배터리 양산 공장을 설립했고 지난해 이를 증설하기로 결정해 올해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은 연간 4.7GWh로 늘어난다.


해외에서도 생산 공장을 새롭게 짓고 있다. 올해 초부터 연산 7.5GWh 규모의 헝가리 공장이 착공에 들어갔다. 얼마 전에는 중국 창저우시에 7.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공장이 모두 완공되는 시기는 대략 2020년 이후다. 이때부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의 연간 생산량은 약 20GWh가 될 전망이다. 이는 전기차 67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선수주·후증설’ 전략을 펴고 있다.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전기차 업체들로부터 신규 수주가 발생하면 내부적으로 이를 맞출 수 있는지 검토한다. 만약 생산능력이 부족하면 공장을 새로 짓거나 기존 공장을 증설해 공급 물량을 맞추는 방식이다.


즉, 공장 증설·신설을 통해 생산되는 전기차 배터리는 그 물량이 전량 시장에 공급된다. 향후 SK이노베이션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부문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R&D와 투자 등에 많은 돈이 들어가다 보니 적자 규모가 매년 줄어들지 않는 실정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확한 적자 규모는 공개할 수 없지만 2020년 이후 흑자 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애널리스트도 “지금까지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해 실적 개선 여력이 부족했다”며 “공장 증설이 완료되고 생산량이 늘어나게 되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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