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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불황 속 ‘나 홀로 빛난’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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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 브랜드 판매 증가로 수익성 개선…면세점 우려가 발목 잡아


[정리=김정우 한경비즈니스 기자]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소비심리 부진에도 백화점 매출이 좋은 이유’를 선정했다.


주 애널리스트는 “소비경기 위축에 따라 오프라인 채널들이 일제히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은 유일하게 매출액 증가율이 확대됐다”면서 “면세점 관련 우려감이 조금만 완화되면 향후 투자 포인트가 더욱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통은 기본적으로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고용 부진, 소비자 심리 위축 등이 나타나고 있고 그 결과 국내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매출이 전체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전년 동기와 월 단위로 비교해 보면 ‘캘린더 효과(휴일 수 차이, 명절 시점 차이 등)’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착시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상반기 합산 기준으로 주요 유통 채널들의 매출액 증감률을 비교해 보면 오프라인에서는 백화점을 제외한 전 채널의 매출 증감률이 둔화되고 있다.


예컨대 대형마트 업체들은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2분기 매출액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백화점 채널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백화점 채널은 유통 채널 가운데서도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소비 위축 시기에 매출이 특히 부진한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추세를 보면 이전과 다르게 오히려 타 채널 대비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요 백화점 실적 상승세


올해 2분기 신세계백화점(+5.0%)·현대백화점(+3.0%)·롯데백화점(+0.9%) 등 주요 백화점 3사의 기존 점포 매출은 일제히 상승했다. 3분기에도 3.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며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채널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배경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판매 호조가 있다. 백화점 상품군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액은 전체 산업 성장률을 훌쩍 뛰어넘는 두 자릿수 신장률을 이어 가고 있다.


2015년 12.5%에 불과했던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 비율은 2017년 15.8%까지 급격하게 상승했다. 올해 2분기에는 19.3%로 단일 카테고리 중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 연속 하향 곡선을 그리며 17개월 만에 장기 평균 기준치(100)를 밑돈 99.2를 기록한 가운데서도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이 증가한 원인은 무엇일까. ‘소득 양극화’의 심화를 그 배경으로 꼽을 수 있다.


가구 수입을 전체 평균이 아닌 소득 분위별로 나눠 보면 명확하게 나타난다. 2018년 2분기 기준 한국 가구당 월평균 소득을 보면 최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는 전년 동기 대비 소득이 7.6% 감소했다.


반면 최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는 전체 소득이 10.3% 늘어났다. 지출 여력이 늘어난 5분위 가구는 고가 제품에 대한 소비를 늘렸을 가능성이 높다.


생활 패턴이 급격하게 변하는 것이 아니라면 식음료·교통·통신 등 고정비적 성격을 띠는 부문의 지출이 추가적으로 늘어났을 것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다이궁 규제는 기우일 수도”


이처럼 최상위 계층의 고가 제품 구매 확대로 백화점 업체들은 경기 부진 속에서도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다.


이유를 꼽자면 면세점에 대한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직까지 면세점 사업을 시작하지 않은 현대백화점(무역센터점은 11월 오픈 예정)조차 주가의 방향성이 면세점 관련주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최근 국내 면세점 시장에는 다양한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중국 정부가 국내 면세점 시장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다이궁(代工)을 규제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7월을 기점으로 중국 정부가 홍콩~선전 루트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는 보도가 최초로 나온 이후 관련주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하거나 이미 진출한 백화점 3사 역시 이를 피할 수 없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이전 수준까지 중국인 관광객이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다이궁 규제가 현실화되면 국내 면세점 산업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면세점 실적 악화는 백화점 업체들의 전체 실적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다이궁 규제가 이뤄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에 따라 국내 면세점 시장에 변동이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월 단위 실적을 선행적으로 파악하기 가장 좋은 지표는 신세계 명동점의 일 매출액 현황이다. 다이궁 규제 시점으로 언급된 7월, 명동점의 하루 매출액은 53억원으로 전달 대비 2억원 정도 감소했다.


다만 이는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한 영향, 롯데면세점의 인터넷 프로모션 강화 영향 때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국내 면세 시장에서 다이궁 관련 매출 비율이 70% 이상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실제 다이궁 규제가 현실화됐다면 하루 매출액은 50억원을 큰 폭으로 밑도는 모습이 나타났어야 한다.


또한 8월에 다시 하루 매출액이 57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가장 좋았던 올해 4월 수준까지 회복됐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소비 양극화의 측면에서 백화점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 중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면세점에 대한 우려가 반영돼 백화점 부문 호실적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한 상황이다.


8월까지의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면세점 업체들의 실적은 3분기에도 호조세를 이어 갈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면세 산업에 대한 우려감이 조금만 완화되더라도 백화점 3사의 주가는 충분히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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