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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로봇·가상현실’…IT 개발에 사활 건 유통 빅3

[비즈니스 포커스]

-롯데·신세계·현대百, ‘디지털 혁신’ 가속페달…편의점도 무인 점포 도입 서둘러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가 정보기술(IT) 도입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가상현실(VR) 등 첨단 IT를 기존 사업에 접목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편의점업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키오스크(셀프계산기기) 등의 IT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 전 사업 ‘디지털 전환’ 추진

롯데그룹은 모든 유통 채널에 디지털 혁신 기술을 적용하는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이 보유한 빅데이터 자산을 첨단 IT와 접목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롯데의 디지털 전환 작업은 롯데정보통신과 롯데멤버스 등이 주도한다. 롯데정보통신은 AI 기반의 플랫폼을 운영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을, 롯데멤버스는 관련 데이터 분석 작업을 맡고 있다. 롯데는 그룹 전체를 통합하는 IT 서비스 등을 구축해 향후 5년 안에 전 사업 분야에 걸쳐 도입할 계획이다.


실제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대표적이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AI 결제 로봇을 적용한 무인 점포를 선보였다. 손바닥만 대면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사람 없이 자판기로만 운영되는 ‘세븐일레븐 익스프레스’에 이은 셋째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8월 2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손바닥 결제(핸드페이)’ 기능을 적용한 AI 결제 로봇 ‘브니(VENY)’를 공개했다. 브니는 핸드페이뿐만 아니라 신용카드·교통카드·엘페이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지원한다. 주류와 담배를 제외한 모든 상품을 판매한다.


브니는 AI 기반의 ‘문자 음성 자동 변환(text to speech)’ 기술을 통해 소비자와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소비자에게 편의점 내 상품을 설명하는 것은 물론 대화와 농담까지 가능하다. 상황별 시나리오 1000여 개를 숙지하고 있다는 게 코리아세븐의 설명이다.


브니에는 사람과 사물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위치에 따라 시선을 움직이는 이미지·모션 센서도 장착됐다. 소비자가 매장에 들어오면 이를 인지하고 시선을 돌려 인사한다. 감정 표현 기능을 통해 일반 상황에선 미소를 띠고 있다가 칭찬 받으면 눈에 하트 형태가 표시되기도 한다.


코리아세븐은 향후 브니의 얼굴 인식 기능을 활용해 재방문한 소비자에게 마케팅 행사 정보를 알려주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관련 기능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는 “브니를 적용한 스마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늘려 가는 것은 물론 첨단 IT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적극 추진해 가맹점의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에겐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채팅 로봇 ‘로사’를 운영 중인 롯데백화점도 빼놓을 수 없다. 로사는 롯데백화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소비자와 채팅을 주고받으며 상품을 추천하고 매장 안내를 돕는다. ‘AI 딥러닝 추천 엔진’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 패턴 등 100여 가지 특징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또한 서울 소공동 본점 지하 1층에서 ‘3D 가상 피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해 옷을 입어보지 않고도 편리하게 피팅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세계, 이마트 중심 ‘유통 혁신’ 실험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이마트 내 IT 연구 조직인 ‘S랩’을 통해 ‘유통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S랩은 AI, 로봇, 미래 매장 설계, 쇼핑과 IoT의 접목, AR과 VR 분야의 기술 검토, 매장 디지털화 등을 실험 중이다.


이마트는 일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페퍼는 9월 12일까지 성수점 수입 식품 코너에서 쇼핑 도우미로 활약한다.


이마트는 지난 5월 처음 선보인 이후 3개월여 만에 다시 선보이는 페퍼에 AI 기반의 대화형 서비스를 추가했다. 소비자에게 어떤 요리를 하고 싶은지 질문하고 고객이 답변한 요리에 필요한 소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SSG닷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이나 고객 평점이 높은 상품 등을 추천한다.


이마트는 서울대 바이오지능연구실과 함께 공동 연구한 자율주행 기능을 페퍼에 새로 적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고객에게 직접 다가가거나 추천 상품이 있는 곳으로 동행해 안내하는 에스코트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생소한 상품이 많은 수입 식품 코너를 시작으로 다양한 장소에 확대 적용해 고객 서비스의 폭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는 게 이마트의 설명이다.


이마트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무인슈퍼’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에브리데이는 8월 17일 삼성동점을 스마트 점포로 리뉴얼해 오픈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삼성동점은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SSG페이’ 앱을 통해 구매할 상품의 바코드를 찍어 입력하면 자동으로 지불액이 합산되고 결제도 가능한 게 특징이다. 상품에 관한 설명도 스마트폰을 통해 볼 수 있다. 출구 역할을 하던 계산대 대신 바코드 인증으로 드나들 수 있는 스피드 게이트가 점포 입구에 설치돼 있다. SSG페이 앱 이용을 꺼리는 소비자를 위한 무인 셀프 계산대도 자리해 있다.


이마트는 최근 트레이더스 하남(스타필드)에서 자율주행 스마트 카트 ‘일라이(eli)’를 시범 운영하기도 했다.


일라이에는 사람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와 음성인식·자율 복귀 기능 등이 적용됐다. 상품이 있는 자리로 고객을 안내하거나 고객과 일정 거리를 두고 따라다닐 수 있고 쇼핑 후에는 스스로 제자리로 돌아간다. 바코드 인식 센서와 무게 감지 센서를 통한 즉시 결제 기능도 갖췄다.


형태준 이마트 전략본부장(부사장)은 “이마트가 지난 1년간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개발한 일라이는 올해 초 중국 유통 기업 ‘징둥’이 선보인 스마트 카트보다 훨씬 진일보한 작품”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미래 디지털 쇼핑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百, ‘한국판 아마존 고’ 도입 목표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IT&E를 앞세워 IT 관련 신사업을 추진한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그룹의 IT사업부를 물적분할해 현대IT&E를 설립했다.


현대IT&E는 유동인구가 많은 전국 주요 거점에 VR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VR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10월께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이 자리한 강남에 VR 테마파크 1호점을 오픈한다. 향후 2년 안에 10개 이상의 대규모 VR 테마파크를 연다는 목표다.


현대백화점은 또한 ‘미래형 유통 매장’ 연구를 위해 최근 세계 최대 유통 기업 아마존과 손잡았다. 현대백화점은 아마존의 클라우드 시스템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와 함께 아마존의 무인 자동화 매장 ‘아마존 고’의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기술을 2020년 하반기 오픈할 예정인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가칭)’에 적용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올해 초 미국 시애틀에 무인 매장인 아마존 고 1호점을 열었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한 소비자가 매장에서 구매할 물건을 가지고 이동하면 천장에 달린 100여 개의 블랙박스 센서가 감지하고 매장 밖으로 나올 때 자동으로 계산되는 형태다. 현대백화점은 여의도점 식품관을 ‘한국판 아마존 고’로 운영할 계획이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전무)은 “45년 유통 노하우를 보유한 현대백화점그룹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아마존이 만나 최고의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이번 협업을 통해 국내 오프라인 매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BGF리테일, 셀프 결제 앱 시범 운영


편의점업계는 가맹점주의 인건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IT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무인 편의점 실현의 첫 단추로 모바일 기반의 셀프 결제 앱 ‘CU 바이셀프’를 시범 운영 중이다.


CU 바이셀프는 스마트폰 앱으로 구매할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한 후 결제하는 방식이다. 신용카드와 ‘페이코’를 통한 두 가지 방식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CU는 이 서비스를 경기도 성남 NHN엔터테인먼트 사옥 플레이뮤지엄 내에 자리한 CU판교웨일즈마켓점 등에서 운영 중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CU 바이셀프는 별도의 설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기존 점포에도 즉시 도입할 수 있다”며 “서비스 점포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U는 또한 가맹점주 등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AI 보이스봇’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AI 보이스봇은 매장 근무자 등과 상호 음성 대화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SK텔레콤의 AI 음성 인식 서비스 ‘누구’에게 육성으로 질문하면 데이터 분석 과정을 통해 최적의 정보를 찾아 답변한다. 도시락 재고가 떨어진 것을 확인한 매장 근무자가 “CU 배송 차량 위치 좀 알려달라”고 물으면 “저온 배송 차량은 2개 매장 전에 있으며 도착 예정 시간은 오전 11시 30분”이라고 답변하는 식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전국 직영 매장 약 100곳에서 AI 보이스봇의 기계 학습을 거친 후 단계적으로 전국 CU 매장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라며 “향후 SK텔레콤과 함께 편의점 고객 대상 주문·배송 서비스 등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KT와 함께 ‘GS25 챗봇지니’를 출시해 운영 중이다. GS25 챗봇지니는 근무자 등이 점포에 신규 도입되는 서비스나 상품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면 실시간 물어보고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업무 지원형 서비스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올해 1월 첫선을 보인 이후 월평균 6만여 건의 문의에 답변하고 있다”며 “8월 현재 전국 GS25 스토어 매니저 3만1000여 명이 이용 중인 서비스”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은 또한 VR 테마파크를 신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GS리테일은 KT와 각각 50%씩 투자해 지난 3월 초 서울 신촌에 VR 복합 문화 공간 ‘브라이트(VRIGHT)’ 1호점을 오픈한데 이에 최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에 2호점을 열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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