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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안전 외면한 도시 재생 사업은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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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비즈니스 작성일자2018.07.09. | 2,783 읽음

[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재건축·재개발, 억제가 아닌 활성화 필요…좀 더 큰 그림 생각해야

(사진) 길가 담장이 허물어져 가는 서울 성북동 선장로 2길의 골목길./ 서울시 제공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 저자] 용산 건물 붕괴 사태를 계기로 현 정부와 서울시에서 내세우는 도시 재생 사업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 보자.


현행 도시정비법에서는 낡은 주택을 부수고 새 주택을 짓는 방법으로 재건축과 재개발을 제시하고 있다. 재건축과 재개발의 차이는 그 지역의 도시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다를 뿐이지 본질은 같다.


오래되고 낡은 아파트를 보유한 주민들이 건물을 부수고 자기 돈으로 새로 짓겠다고 정부에 허가 신청을 하는 것이 재건축이나 재개발이다. 그런데 정부는 재건축이나 재개발에 대한 허가를 쉽게 내주지 않는다.


이는 정부가 주민들이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고 오해하기 때문이다.


◆ 돈벌이가 아닌 의견 일치를 위한 ‘이익’


실제로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통해 많은 이익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이나 그 이익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에 대한 시선이 왜곡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바로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에서 이익이 발생되지 않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법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보자. 오래전에 지은 아파트는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하다. 자가용을 가진 가구가 많지 않았으므로 주차장을 적게 지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 집에 한 대는 기본이고 차가 두 대인 집도 많다. 이런 단지에서는 주민들이 돈을 모아 단지 내에 주차 타워나 지하 주차장을 새로 만들자고 추진한다.


반면 자금 사정에 여유가 없는 사람이나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은 반대한다.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은 소유주가 수천, 수백 명이기 때문에 의견이 통일되기 어렵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돈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해 이익이 나게 되면 기존에 반대했던 사람이나 사업 추진에 미온적이었던 사람도 찬성표를 던지게 된다.


◆ 안전 무시한 ‘도시 재생 사업’의 한계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 추진의 전제 조건이 이익 창출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말하면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을 하지 말라는 뜻과 같다.


현 정부나 서울시에서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또 다른 이유는 원주민의 재정착 이슈 때문이다. 특히 재개발 지역에서는 이 문제가 핵심이다.


재개발 지역은 도시 기반 시설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곳이다. 여기에 사는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자산이나 소득이 낮기 때문에 열악한 주거 환경이라도 싼 주거지를 찾아 그곳에까지 간 사람들이다.


이때 재개발이 진행되면 아파트를 짓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추가 부담금이라는 형태로 부과된다. 그런데 집을 소유한 사람이라고 해도 대형 저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지 지분이 작은 이가 많다.


그러므로 아파트를 짓는데 들어가는 공사비는 고스란히 조합원이 부담해야 한다. 자산이 적은 원주민으로서는 추가 부담금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많은 원주민들이 재개발이 완료되면 그 지역을 떠난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다섯 명 중 네 명 정도가 그 지역을 떠난다는 통계도 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내세운 것이 현 정부와 서울시의 도시 재생 개념이다.


정부의 재정(세금)을 투입해 인근에 공용 주차장을 건립하고 어린이집이나 무인 택배 센터 등을 만들어 주거 환경을 개선해 기존 주민들의 아파트 건축에 필요한 추가 부담금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원주민의 이탈을 막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러한 도시 재생 사업은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민의 안전이다. 낡은 집에 벽화를 그려 놓는다고 그 집이 더 튼튼해지는 것은 아니다. 낡은 건물은 시간이 갈수록 더 위험해질 것이다.


그 집을 부수고 새로 지으면 안전성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그럴 돈이 있으면 재개발을 하는 것이 더 경제적인 해법이다. 대지 지분이 적은 단독주택을 각기 새로 짓는다고 하더라도 난개발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현 정부나 서울시에서 내세우는 도시 재생이라는 개념은 ‘건물의 수명은 무한하다’라는 잘못된 전제 조건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 집에 페인트칠을 한다고 건물이 낡아 비가 새는 것이나 더 나아가 건물이 붕괴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단순히 불편함의 이슈가 아니라 주민의 안전과 직결된 이슈라는 것이다.


그러면 대안은 무엇일까. 기존의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더욱 장려하는 것이다. 그리고 과도한 이익이 발생할 때 그것의 일부를 환수해 그 지역에 살던 세입자와 같은 경제적 약자에게 새로운 주거 공간을 지원해 주면 된다.


천지가 개벽하게 바꾸자는 것이 아니다. 기존에 만들어 놓은 법의 취지를 잘 이해하고 운용한다면 많은 국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용산 건물 붕괴 사태는 천운이었다. 이를 국민의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도시 정비 사업에 대한 정책을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다행이겠지만 ‘사람이 한 명도 다치지 않은 것을 가지고 웬 호들갑이야’라고 생각하면 더 큰 재앙이 다가 올 수 있다. 사고는 언제든 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사고가 나지 않기만을 바라는 것은 바보이고 그런 사고를 보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바꾸는 것이 현명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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