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이냐 아니냐", 명성교회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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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시대를 끌고 온 나머지 한 축은 무엇일까요?
바로, 대형 교회의 '제왕적 목회'입니다.
정상적인 교회 합병이다. 아버지의 교회가 아들의 교회를 합병하고, 아들이 담임목사직을 맡는 것.
(명성교회 측 주장)
아들인 김하나 목사는 2014년 3월 명성교회에서 5km 떨어진 경기도 하남 덕풍동에 새노래명성교회를 세웠습니다. 명성교회에서 수백억원대의 설립자금을 대주고 1천 명 이상 교인도 보내줬죠. 법적 소유권자도 명성교회입니다.
"우리 교회의 후임 목사는 우리가 정하는
것이다. 우리 교인들이 똑똑하고 겸손한
김하나 목사를 원한다. 두 분이 희생하는
일이다.
(명성교회 김태우 장로)
"교회를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가족재벌체제로 키워왔다는 자체가 심각한 문제"
(익명의 명성교회 교인)
명성교회는 방대한 경제공동체이기도 합니다. 기독교 방송국 C채널, 경북 영주 영광여중고, 안동 성소병원 등 언론·교육·병원·복지에서 여러 사업체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민영 교도소인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도 운영합니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어서 에티오피아의 종합병원인 명성기독병원, 캄보디아 신학대학, 필리핀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마닐라 한국아카데미 등을 세웠죠.
이한명 대외협력국장은 "모르는 외부인에게 맡기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게 교회 내부의 공감대"라고 말했습니다. 명성교회 공동체의 장기적 안정을 위해 아들 목사가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현실 논리죠.
“그들은 돈이 헌금함에 짤랑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순간 영혼이 연옥에서 벗어난다고 말한다.”(제27조)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교황이 자신의 돈으로 성베드로 성당을 건축하지 않고 가난한 신자들의 돈으로 건축하는 것은 어찌된 일인가.”(제86조)
1517년 10월 마르틴 루터가 독일 비텐베르크의 교회 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내걸었습니다. 루터는 이 글에서 면죄부를 판매하는 교회의 타락을 적나라하게 질타했습니다. 돈에 찌든 당시 교회는 성직 매매와 세습을 일삼았죠.
한국기독교선교 100주년기념교회는 한 달 전 '공동목회'로 교회를 이끌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공동목회도, (혈연관계가 없는) 내부 선임도 한국 교회에서는 파격적인 일입니다.
이재철 목사는 “100주년기념교회는 퇴임한 원로목사가 죽을 때까지 온갖 특혜를 누리면서 교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명성교회는 어디로 갈까요
제왕적 목회 시대의 유산인 세습의 덫으로 빠져들까요,
좁은 문으로 들어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될까요.
글 / 김현대 선임기자
제작 / 천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