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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진실의 무덤, 이제 국민 특검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백승헌 특위 위원장 "대통령 뇌물죄 분명, 수사력 못지않게 특검 의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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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일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발표한 중간수사 결과는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다줬다. 

뇌물죄 적용 누락은 물론, 외교상 군사 기밀 유출, 삼성의 거액 송금, 정부 인사 개입, 이화여대 입학 비리 등 많은 혐의가 공소장에 빠져 있었다.
매우 화남
“검찰 수사는 진실 발견의 계기가 아닌 ‘진실의 무덤’이 되고 말았다.”

<한겨레21>은 백승헌 변호사를 만나 검찰 수사의 한계와 앞으로의 특검 정국에 대해 물었다. 


2006~2010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회장을 지낸 백 변호사는 근래 민변이 구성한 '박근혜 정권 퇴진 및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백승헌 변호사

출처한겨레21
Q. 뇌물죄와 같은 각종 혐의가 공소장에 빠져 있다.

범죄의 핵심이 무엇인가. 거래 관계에 터잡고 있다는 점이다. 재벌들의 거액 출연 행위 자체를 짧게 보면 안 된다. 거두절미하고 보면 마치 재벌들이 피해자 같지만 전반적인 것은 (정권과 재벌의) 거래관계라는 게 분명하다. 우리 사회에 대한 공동의 가해자인 것이다. 


검찰 공소장대로 직권남용을 적용하면 둘 사이에 가해자-피해자 관계가 되지만 뇌물죄가 되면 둘 다 범죄, 그것도 사회적 범죄가 된다. 드러난 몇 가지 사례만 보더라도 뇌물죄에 해당하는 게 너무도 분명하다.

뇌물죄와 관련된 '부정 청탁'에 해당하는 여러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증언이 나온 가운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지난해 합병에 찬성하기로 결정한 과정을 기록한 회의록도 등장했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기사 참고.

열받음
Q. 검찰 중간수사 결과가 미흡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 수사 주체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 또한 이번 사태에 큰 책임이 있다고 국민들은 생각한다. 그런데 검찰이 구조나 사람에 아무런 변화 없이 수사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사건도 언론 보도 등으로 촉발됐다. 검찰 처리 과정은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달랐다면 국민 분노의 정도와 몇몇 언론의 집요한 보도다. 그만큼 적폐가 컸다. 가리기에는 너무 커져버린 것이다. 


검찰 스스로를 위해서도 개혁의 방아쇠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낙관적이라고 할 수 없다. 검찰 수사는 진실 발견의 계기가 아니라 ‘진실의 무덤’이 되고 말았다. 진실의 무덤이 되는 제도적·인적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출처사진공동취재단
Q. 결국 진실 발견의 책임은 특검으로 넘어가게 될 것 같다.

- 이번 사건의 성격은 장기간의 조직범죄라는 데 있다. 법조항 한두 개 위반이 아니라 법질서 전체가 매우 크게 흔들렸다. 신뢰를 잃어버렸고, 때로는 수사 대상이 되어야 할 검찰이 이번 수사를 담당하는 딜레마를 극복하려면 특검이 불가피하다. 


수사의 출발은 어쩔 수 없이 검찰이 했지만, 수사의 끝을 말할 수 있는 주체는 국민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특검은 명실상부하게 ‘국민 특검’이어야 한다. 특검은 검찰 수사의 미흡한 점을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 대통령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밝히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재벌과 검찰 등 사회적 권력과 제도적 권력 모두에 대해 ‘법 앞의 평등’을 보여주기 바란다.

Q. 특검법의 한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수사 객체인 대통령이 수사 주체인 특검을 정하고, 특검보를 선택하고, 나아가 특검의 활동 기간까지 결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개탄할 일이다. 


그 외에도 특검의 자격 조건, 수사 대상과 권한, 짧은 활동 기간, 공소 유지에 대한 검찰과의 모호한 권한 경계 등 문제가 적지 않다. 특검의 역사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이런 약점들이 모여 특검이 내놓을 수 있는 성과가 지극히 제한적이지 않을까 걱정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출처한겨레21
Q. 검찰 공소장에 누락된 범죄 혐의가 대부분 특검법에 규정돼 있다.

- (피의자로 입건된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으로서 특검법안에 도장을 찍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실질적 선택권이 주어져서는 안 된다. 특검 임명, 수사 기간 설정 등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게 해서는 안 된다. 


특검은 수사 기간 연장 등이 필요할 경우 국회에 특검법 개정까지 요구해야 한다. 국회 또한 수사 기간 연장은 물론 ‘제2의 특검’까지 광범위한 논의의 여지를 열어놓아야 한다.

출처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Q. 대통령은 검찰 대면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 대통령이 이렇게 중대한 상황에서 국민에게 진실을 밝히지 않은 채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라는 벽 안으로 도피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의 진실 설명 의무는 대통령 개인에 대한 방어권 이상으로 중요하다. 학문적 논란은 있겠지만, 체포영장을 고려하는 등 강제수사까지 논의되는 배경이 그런 것 아니겠는가.

Q. 민변의 향후 대응은.

- 비상특위를 구성할 만큼 민변의 책무를 매우 무겁게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수사와 재판을 모니터하고 의견을 낼 것이다. 단순한 사법 감시, 검찰 감시가 아니라 국민에게 모든 것이 알려져야 하고, 그 매개 역할을 민변이 해야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통령 퇴진은 정치적 선택으로 요구한 게 아니다. 법적 책임의 당연한 귀결이다. 헌법적, 사회적 책임의 당연한 귀결이 퇴진이다. 국민이 인정하지 않는 형식적 지위나 제도적 방패막이 뒤에 숨어서 다른 수를 부린다면 그 자체가 또 다른 역사적 범죄가 될 것이다.

글 / 전진식 기자

편집 및 제작 / 노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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