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H21

문제는 대통령 퇴진이 아니다

책임과 통치가 부재한 한국사회 박근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184,145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저의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면 그 일정과 법·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

출처청와대사진기자단

익숙한 모습이다.

세월호 참사때 박근혜는 재난구호의 최종 책임자였다. 하지만 “철저한 조사와 원인 규명을 해서 책임질 사람은 모두 엄벌토록 할 것”이라고 말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붕괴하는 시스템에서 탈출했다. 이번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의 주범으로 지탄받는 상황에서도 그는 결정을 회피했다.

지난 4년 동안 책임과 통치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 단 한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

하지만 2015년 10월27일 재벌들로부터 미르재단 모금이 완료된 다음날, 박근혜는 ‘201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면서 서비스발전법, 관광진흥법, 의료법, 국제의료지원법, 5대 노동개혁법 처리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을 요구했다.  

출처사진공동취재단

역시 재벌들로부터 K스포츠재단 모금이 완료된 다음날인 올해 1월12일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노동개혁법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발전법 및 원샷법 처리를 주문했다. 이 모든 법안은 민영화와 규제 완화를 담고 있고 노동 압박과 재벌 이익을 담보한다.

출처사진공동취재단

국정 철학에 따른 통치 행위가 아니었다. 

사적 이해를 위한 거래 행위에 불과했다. 


그러니 박근혜가 말한 “국정 혼란과 공백”은 박근혜가 퇴진하든 말든 4년 동안 한국 사회의 상수였다.

박근혜의 말은 사퇴가 아니라 “대통령직 임기 단축”이었다. 자신이 잘못해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직 임기 자체를 줄여서 물러날 길을 열라는 주문이다.


게다가 퇴진이 아니라 “진퇴”라는 단어를 썼다. ‘물러난다’는 뜻만 가진 퇴진이 아니라 ‘직위에 머물러 있음과 물러남’을 함께 뜻하는 "진퇴"를 택해 그 결정에 따라 일정 기간 직위를 유지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마저도 “여야 정치권이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면”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출처한겨레

한없이 충성스러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있으니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방안을 만들 리 만무하다. 박영수 특별검사의 임기는 최장 120일. 최소한 이 시기까지 특검 임명자이자 형사소추를 위한 압수수색과 체포·구속을 면책받을 수 있는 대통령의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언질이다. 그 언질에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4월 퇴진’ 로드맵을 꺼내들어 화답했다.

출처한겨레

이에 거리의 시민들은 “박근혜 퇴진”과 함께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고 있다. 4년 동안 책임도 결정도 통치도 부재한 상황에서 새누리당, 그리고 새누리당과 이해관계를 함께하는 이들은 그 부재한 상황에 타올라 사적 이익을 챙겼다.

박근혜 문제는 단순히 박근혜 개인의 문제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2016년 11월의 촛불은 문재인이나 반기문, 안철수나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이 쉽게 받아안기 어려운 문제들을 묻고 있다. 그것은 1987년 체제의 미비점과 1990년 3당 합당이라는 귀결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시민들의 몸부림이다. 


그러니 출발점은 3당 합당의 결과물을 한국 사회에서 퇴출하는 것으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

글 / 이재훈 <한겨레> 기자

편집 및 제작 / 노치원

*이미지를 누르시면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바로 이동합니다.

작성자 정보

H21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