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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벗어난 '대통령 피'의 비밀

'2급 국가비밀' 청와대 밖으로 은밀하게 반출 '최순실' 이름으로 대리 검사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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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각종 의혹들이 그 실체를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기묘한 것이 대통령의 피다. 대통령 혈액이 비밀스레 외부로 반출된 것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① 왜 법을 어기면서 비밀리에 피를 반출했나

박 대통령의 혈액이 청와대 밖으로 은밀하게 유출된 사실은 11월15일 보건복지부가 ‘차움의원 2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드러났다.

당시 복지부가 ‘강남구 보건소의 차움의원 조사 보고서’를 근거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차움의원의 ‘최순실 차트’에 ‘[대통령 취임 후] 2013년 9월2일 안가(검사)’라는 표시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혈액이 차움의원에 반입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연합뉴스

대통령 혈액을 은밀하게 민간 병원에 보냈다는 사실은 기괴한 일이다.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2급 국가비밀’에 해당하는 기밀자료다. 혈액을 분석하는 것만으로 특정인의 건강 관련 정보 수백 가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통령 혈액검사는 국군병원이나 대통령 의무실이 지정한 특정 대학병원에서만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최순실씨 이름을 빌려 차움의원에서 ‘대리 혈액검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에서 근무하던 간호장교가 대통령 혈액을 차움의원으로 옮겼다국가기밀에 대한 국가정보원법 규정을 보면, 국가비밀이 공무상 반출될 때 소속기관장의 승인을 받도록 했는데 이 규정마저 무시하고 일이 진행됐다.

대통령 신분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한 것이다. 

청와대는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출처청와대사진기자단

② 왜 하필 차움의원이었나

대통령 혈액은 차움의원으로 보내졌다. 공신력 있는 여러 의료기관이 있는데 왜 차움의원이었을까.

차병원과 관련된 자가면역세포(면역세포)·자가지방줄기세포(줄기세포)를 다루는 회사의 고위 관계자는 “국군병원이나 청와대 지정 대학병원이 있는데, 일반적인 혈액검사를 위해 국가기밀인 대통령 혈액을 민간 시설에 보냈을 리 없다. 굳이 차움의원으로 혈액을 보내야 했다면, 차움에 특화된 ‘면역세포 요법’ 시술을 받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겨레21>과의 통화에서 말했다.

출처jtbc 뉴스룸 화면 갈무리

면역세포 주사를 맞으려면 우선 자신의 혈액이 필요하다. 의료진은 이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분리한다. 이를 배양기에 넣어 면역세포 수를 크게 늘린다.


이렇게 면역 기능이 강화된 혈액을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으로 시술이 이뤄진다. 한 번 배양으로 2~3회 주사를 맞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타민 주사를 맞듯 한두 시간 링거를 꽂고 있으면 된다.

그런데 결정적 문제가 있다. 

국내법상 면역세포 주사를 맞는 것은 불법이다.

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갈무리

③ 불법 시술을 어떻게 감췄을까

만약 면역세포 주사의 효능을 믿는다면 불법을 감수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익명의 관계자는 “차움의원은 보안이 완벽하다. 혈액을 전달해줄 사람만 확보하면 신분을 감추기에도 최적의 조건이다. 면역세포가 배양된 뒤에는 주사제를 통해 링거 형태의 시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박 대통령처럼 ‘마취 공포가 있었다’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시술법”이라고 말했다.

면역세포 주사는 시술 방법이나 필요한 시설이 간소한데다, 관리 방법이 간단해 청와대 같은 보안시설 내부에서 손쉽게 쓰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2013년 차움의원 시절부터 박 대통령에게 비타민 주사를 놨던 김상만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그분(박 대통령)은 약을 안 드신다. 약 대신 주사로 영양제를 맞았다. 위가 안 좋은데 위약도 안 먹을 정도였다. 그래서 약 없이 하는 나 같은 의사를 찾는 것이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박 대통령의 혈액 반출이 확인된 건 2013년 9월이지만, 이후에도 청와대 밖으로 반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최순실 이름으로 ‘대리 검사’를 했듯이, 제3의 인물 이름으로 대리 검사를 했다면 지금도 당사자들 외엔 혈액의 주인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

출처뉴스타파 영상 갈무리

④ 열쇠는 ‘50cc’ 대통령 혈액

대통령 혈액이 세포치료 주사에 쓰였을 가능성을 확인할 열쇠는 당시 청와대에서 반출된 박 대통령의 혈액량이다.

김상만씨 말대로, 보통의 혈액검사가 이뤄졌다면 이때 필요한 혈액량은 대개 10cc 정도다. 반면 면역세포 요법을 위해서는 적어도 50cc의 혈액이 필요하다. 관련자들은 이 혈액량에 대해 철저히 입을 다물고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의 혈액 채혈·반출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간호장교에게 ‘반출된 대통령의 혈액량’을 물었으나 그는 “기억이 오래돼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고 답해왔다. 차움의원으로 반출된 박 대통령의 혈액량을 알기 위해 김상만씨에게도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해명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불법적인 세포배양 치료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데는 또 다른 배경이 있다.

최근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대통령의 시크릿’ 편에서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0년 서울 강남 성형외과에서 줄기세포 시술을 받았다는 바이오업체 관계자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관련 업체들이 불법으로 규정된 줄기세포 시술 합법화를 위해 주요 국회의원들에게 최고 1억원에 이르는 시술을 공짜로 해줬다는 것이다.

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갈무리

이즈음 당시 박근혜 의원이 세포배양 관련 법안을 이례적으로 제출하면서 의혹의 시선은 더 짙어졌다. 실제 국회의원 박근혜는 2009년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한 적이 있다. 무료·불법 줄기세포 시술 의혹이 제기된 시점보다 1년 앞선 때다.

출처국회 의안정보시스템 화면 갈무리

1998년부터 18년간 국회의원을 하는 사이 박 대통령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 15건에 불과한데, 이 가운데 하나가 줄기세포 관련 법이었던 점에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뒤, 잇따라 줄기세포 관련 규제가 느슨해진 것에도 의심 어린 눈길이 쏠린다. 

정부는 2014년 8월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시험 1상 면제 범위를 이례적으로 확대했다. 또한 지난 5월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비동결 난자의 연구 사용 금지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출처국무총리실 블로그 '만사소통'

⑤ 우연치곤 너무 잦은 차병원의 흔적

박 대통령의 ‘이상한 주사 시술 의혹’ 길목마다 등장하는 차병원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2011년부터 차병원 계열사인 차움의원에서 비타민 주사를 맞았다. 대통령이 된 뒤에는 최순실씨를 통해 차움에서 약을 대리 처방받고, 차움에서 근무하던 의사 김상만씨가 대통령 자문의 자격으로 청와대에 들어와 직접 주사를 놓았다.

‘도쿄셀클리닉’은 차병원그룹 계열의 차바이오텍이 일본 현지에서 운영하는 세포치료 전문병원이다.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 구실을 했던 김기춘(77) 전 비서실장이 지난해 3월 이후 이곳에서 5차례 면역세포 요법 치료를 받은 사실도 이동모 차움의원 원장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출처도쿄셀클리닉 누리집 갈무리

또한 차병원은 유독 정부 지원을 많이 받았다. 


복지부가 지난 7월 차병원 계열 차의과학대학이 미성숙 비동결 난자 100개를 사용하도록 허용한 게 대표적이다. 차병원이 공들여온 것으로 알려진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를 2009년 이후 7년 만에 정부가 허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김상만씨는 “차경섭 차병원그룹 이사장 사위인 이정노 전 차움의원 원장의 소개로 최순실씨를 알게 됐다”고 밝힌 적이 있고, 차광렬 차병원그룹 회장은 최순실씨의 언니 최순득씨와 같은 서울 도곡동 빌라에 거주하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리고 차병원은, 앞서 적은 것처럼, 면역세포 주사의 ‘은밀한’ 시술로 강남 소수 특권층 사이에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출처청와대사진기자단

대통령의 7시간’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관련자들의 침묵 속에 의혹은 오히려 확장되고 있다. 풀리지 않은 의혹의 한복판에 '대통령의 의료' 문제 역시 남아 있다.

글 / 홍석재 기자

편집 및 제작 / 노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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