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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일이야, 뭔 말이야?" 박근혜와 함께했던 4년 톺아보기

2013~2016년 해마다 주요 사건, ‘말말말’로 정리한 박근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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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9개월 하고도 ‘무려’ 보름이 지났다.

2013년 2월25일 오방낭을 터뜨리며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의 재임이

2016년 12월9일 탄핵 가결로

마침내 멈췄다.

그분은 마지막 담화도 없이 사라졌다.
무슨 말인지 모를 말들만 남기고...

그래서 준비했다.
박근혜 정부 4년을 연도별 주요 사건과
박근혜 '말말말'로 종합했다.

2월25일, 대통령 취임
4월18일,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검찰 송치
5월10일,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경질
7월10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구속
10월22일, 국군사이버사령부. 대선 개입 의혹으로 압수수색

출처sbs 화면 갈무리
내가 그깟 댓글 몇 개로 대통령 됐다고 생각하시나요?
(6월 24일)

임기를 의혹으로 시작했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오랜 침묵을 지키던 박근혜 대통령은 “난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은 적이 없다”(6월24일)고 답했다. “내가 그깟 댓글 몇 개로 대통령 됐다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의혹에 ‘…나요?’로 답하는 어법도 더했다.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는 방식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에 관한 뒤늦은 발언에서 확인됐다. 자신만 쏙 빠지는 전형적인 유체이탈 화법이었다.

“공직자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관련 수석들도 모두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5월13일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

1월6일, 신년연설 “통일은 대박이다”
4월16일, 세월호 침몰. 295명 사망, 9명 실종
5월19일, 해양경찰청 해체 발표
6월4일,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상 깨고 여당 선전
10월8일, 검찰, ‘세월호 7시간 의혹’ 보도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기소
11월28일, <세계일보> ‘비선 실세 국정 개입’ 문건 보도
12월13일,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 조사받던 최 경위 숨진 채 발견
12월19일, 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위헌정당 결정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4월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출처연합뉴스

세월호 참극이 있었지만 대통령은 혼자 “대박”에 취하고, “원수”를 무찌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한 해를 “한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생각한다”며 열었다. 3월1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선 “쓸데없는 규제는 우리의 원수”이며 “제거하지 않으면 우리 몸이 죽는다는 암덩어리”라고 선언했다.


대선 공약 경제민주화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앞서 2월5일 국정평가 종합분야 업무보고에서 “불도그보다 진돗개가 더 한번 물면 안 놓는다고 해요. 그래서 진돗개를 하나 딱 그려놓으시고”라며 무슨 말인지 모를 말을 했다.

출처(위쪽)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청와대 제공 (아래쪽) 연합뉴스, 한겨레 김봉규 기자, 사진공동취재단
“(세월호 특별법을) 외부 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9월6일, 국무회의)
잊지 못할 4월16일, 뒤늦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나와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는 황당한 질문으로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불을 질렀다.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외부 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9월6일 국무회의)고 협박했다.
 
타인의 슬픔을 외면하고 자신의 위기에 예민했다.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문건이 나오자 “지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얘기들에 이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노발대발했다. “불타는 애국심”(3월1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 ‘쩔었던’ 대통령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나오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한 역사적 결정”이라고 치켜세웠다.

5월20일, 국내 최초 메르스 환자 확진
8월4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밝힘
10월12일, 교육부, 국정 한국사 교과서 발행 계획 공식 발표
11월14일, 제1차 민중총궐기 중 백남기 농민, 경찰이 살수한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의식불명
11월25일, 메르스 80번 환자 사망, 186명 감염돼 38명 사망
12월23일, 보건 당국, 메르스 공식 종식 선언

출처(위쪽) 한겨레 신소영 기자, 사진공동취재단, 한겨레 김태형 기자 (아래쪽) 한겨레 이정우 선임기자, 오마이뉴스
“대한민국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번 해보세요. 다 어디 갔느냐 중동에 갔다고”
(3월19일 무역투자진흥회의)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
(5월5일 청와대 ‘어린이날 꿈 나들이’ 행사)

출처연합뉴스
“대면보고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면 그걸 늘려가는 방향으로 하겠지만…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호호호.”
(1월 12일, 신년 기자회견)

새해도 혼자 웃으며 시작했다. 유난히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에 사교적인 말을 쏟아낸 한 해였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막지 못하면서 국정교과서 생각으로 가득했다. 6월5일 메르스 환자를 치료 중인 국립의료원에 가서 “여기 계시다가 건강하게 다시 나간다는 것은 다른 환자분들도 우리가 정성을 다하면 된다는 얘기죠?”라는 말로 재난 현장에 혼란을 더했다.

"살려야 한다"

출처연합뉴스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고, 잘못 배우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
(11월10일, 국무위원회의)

10월22일 여야 대표를 만나 “(역사 교과서) 전체 책을 다 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10월22일)는 예언을 했고, 11월10일 국무위원회의에서는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고, 잘못 배우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훈화 말씀을 전했다.


그러나 2016년 8월15일 광복절 경축행사에서 “안중근 의사께서는 차디찬 하얼빈 감옥에서…”라고 뤼순을 하얼빈으로 왜곡해 ‘혼이 비정상’이라는 ‘그런 기운이 오는’ 것을 드러냈다.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는 상황에서 “IS(이슬람국가)도 지금 얼굴을 감추고 그렇게 하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11월 4일, 2차 대국민 담화)

출처(위쪽) 한겨레 김봉규 선임기자, 한겨레 김경호 기자, 한겨레 김봉규 선임기자 (아래쪽) 청와대사진기자단, 박승화 기자
2월23일, 정의화 국회의장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2월23일,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시작으로 테러방지법 저지 필리버스터 시작
3월2일,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마지막으로 필리버스터 종료. 38명 의원이 연단에서 192시간27분 동안 진행
7월5일, 국방부 “사드 배치 시기·지역 아직 결정 안 돼”
7월8일, 한·미, 사드 배치 결정 공식 발표
7월13일, 국방부, 사드 경북 성주 배치 발표, 성주 주민 거센 반발
9월20일, <한겨레>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최순실 개입 정황 보도
9월25일, 백남기 농민 사망, 서울대병원 사망 원인 ‘병사’ 적용, 부검 논란 벌어짐
9월30일, 국방부, 사드 배치 부지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 최종 결정
10월25일,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사과

1월4일 신년인사는 ‘하면 된다’ 정신을 강조했다. “정신을 집중해서 화살을 쏘면 바위도 뚫을 수 있다는 옛 말씀이 있다.”(신년사) 날로 심해지는 대통령의 정신 승리는 실패한 농담에 멈추지 않았다. “제가 머리가 좋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기억을 하지, 머리 나쁘면 이거 다 기억 못해요. 질문을 몇 가지씩이나….”(1월13일 대국민담화)


오직 ‘규제와의 전쟁’이라는 신앙만은 충실했다. “있는 규제를 일단 모두 물에 빠뜨려놓고, 꼭 살려내야 하는 규제만 살려두도록”(2월17일 무역투자진흥회의)이라고 말해 ‘세월호를 망각한 망언’이라는 지적을 들었다.

출처연합뉴스

그는 2~3월 이어진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대해 “어떤 나라에도 있을 수 없는 기괴한 행위”라고 말했다. 4월11일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출연한 배우 송중기씨를 만나서 애국자를 감별하는 영적 능력도 발휘했다. “드라마에서뿐 아니라 실제로도 진짜 청년 애국자라는 생각이 든다.”


이어 7월 여름휴가 중 경남 울산의 전통시장에서 “고추로 만든 가루… 이건 굉장히 귀하네요”라고 고춧가루를 칭찬해 생활 감각 ‘제로’를 과시했다.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 비유집’에는 ‘우문현답’이 나온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대통령의 말을 줄여 ‘우문현답’이라고 한단 것이다.

200만 촛불집회 현장의 답을 보지 못한 그는
결국 사퇴할 기회마저 잃어버렸다.

글 / 신윤동욱 기자

편집 및 제작 / 천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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