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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는 정치적 의견을 낼 수 있을까?

조회수 2017. 5. 23. 09: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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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의 대선후보 지지 선언은 가능할까

언론사는 ‘정치적 의견’을 낼 수 있을까요?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에 따르면 ‘기자들은 그들의 취재하는 대상으로부터 반드시 독립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언론사는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기도 하죠.

주관적인 '의견'은 보통 오피니언, 사설란에 올라갑니다. ('해야 한다'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언론사 사설 갈무리)

하지만 우리는 기사만으로도 자연스레 ‘보수언론’과 ‘진보언론’을 나눕니다.


실제로 언론사들은 같은 사안을 두고도 다른 제목을 뽑기도 하고요. 편집을 다르게 하기도 합니다. 이건 미국, 프랑스, 일본 등 다른 나라 언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처럼 관영언론이 있는 곳도 있지만!)

출처: 미디어오늘
'최순실' 보도를 한 같은 날, 다른 신문들

그래서 독자들은 어느 정도 논조를 예상하고 기사를 봅니다. 자신의 성향에 맞는 신문을 구독하기도 하고요. 특히 대선 기간 때는 언론사들이 각각 어떤 후보를 지지하고 있을 거라는 추측을 하기도 하죠.


그럴 거면 차라리 정치적 입장을 대놓고 드러내도 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아무리 그래도 언론이라면 그래선 안 된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출처: 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이러한 논란을 담은 대표적인 사안이 바로 ‘언론사 대선후보 지지선언’입니다. 선거 기간 동안 후보 지지선언을

해도 되느냐, 마느냐에 대한 논란입니다.


언론사는 과연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정치적 의견을 낼 수 있는 걸까요? 이로 인한 장점은 뭐고, 또 부작용은 뭘까요?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제96조를 근거로 언론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 안 된다는 유권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금지된 셈이죠.


다른 나라도 그럴까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언론사의 정치적 입장 표명이 그리 큰 논란의 대상은 아닙니다.

출처: 뉴욕타임스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지지 선언을 한 뉴욕타임스(NYT) 사설 갈무리

지난 미국 대선 때는 100대 언론 가운데 43군데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르 몽드>나 영국의 <더 타임즈>,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 등도 정치적 의사표명을 한 대표적 언론사들이죠.

학자들은 언론사의 정치적 의사 표현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주장합니다.


첫째로, 독자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인데요. 언론사가 자사의 공식 입장을 정직하게 밝히는 것이 오히려 독자들에게 하나의 판단 기준을 제공한다는 겁니다.


뚜렷한 지지명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후보의 정책이나 자질을 면밀히 따질 것이고 보도기사에서는 보다 더 공정할 것을 약속하고 실천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음성적으로 편파보도 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언론사는 단일한 주체가 아닙니다. 내부에서 결정하기가 매우 힘들 수도 있죠. 의견이 다양할 테니까요. 언론사 스스로 지지표현을 꺼려할 수 있습니다.

출처: 디지털타임스 유동일 기자

특히 우리나라 언론은 편집권의 독립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후보 지지사설이 뉴스제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기자들이 보도할 때 ‘눈치’를 볼 수 있다는 거죠.


<뉴욕타임스>는 논설위원실이 독립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를 지지하건 각 후보에 대한 기자들의 보도는 중립적일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는 원칙이 자리 잡혀 있습니다.

출처: 오마이뉴스 윤현 시민기자

그 이후도 문제입니다.


외국 언론사들은 선거 때마다 누군가를 지지하곤 하지만 그 사람이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기관지’ 또는 ‘여당지’ 취급을 받지 않습니다. 권력에 대한 비판, 감시는 여전하죠. 

출처: 연합뉴스

하지만 우리나라는 좌우로 극심하게 대립한 역사를

거쳤기도 했고, 또 그에 따라 언론이 편파보도를 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여당지’, ‘야당지’ 논쟁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지지하는 후보가 여당이면 어용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고, 야당 후보라면 정부 여당과의 갈등을 각오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선거가 끝난 후 정치보복의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출처: 미디어오늘

언론사의 정치적 입장 표명은 언론학계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나오던 얘기입니다.


알게 모르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과거의 양태에서 벗어나 떳떳하게 밝히면, 얼마나 공정한가를 따져볼 수 있는 기준이 된다는 거죠. 지지후보 공개는 언론의 공정하고 균형적인 보도를 위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뉴미디어 시대.


누구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시민들은 이제 언론보도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언론보도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고, 보도 편향성을 견제하기도 합니다.

출처: 포커스뉴스

이번 대선 과정을 거치며 편파보도에 대한 비판 역시 시민들로부터 많이 제기됐는데요.


유난히 ‘정답’을 찾기 힘든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 기계적 중립을 피하면서도 최대한 공정하게 보도하려면 언론사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수, 진보 언론은 어떤 보도를 해야 하는지.

언론사가 정치적 의견을 가질 수는 있는지,


언론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입니다.

제작 / 김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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