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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고졸이잖아"

'학력->역할 규정->성과 제한->저성과자'로 이어지는 순환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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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은 '낙인'이다.

출처www.pixabay.com

“넌 고등학교만 졸업했으니까 돈 많이 벌어야지.”

최윤수(21·가명)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마이스터고등학교 금형제작과에 진학했다. 지난해 졸업 직후 경북 경산에 있는 삼성전자 1차 협력기업에 공채로 취직했다. 그는 금형을 점검하고 수리하는 부서에 배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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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이 없는 날은 일주일에 하루 정도뿐이었다. 밤 9시에 시작하는 야간 근무는 새벽 1시가 돼서야 끝났다.
고졸 노동자는 임금을 시급으로 받는다는 사실도 입사 뒤에야 알았다. 채용 공고에 난 급여 수준이 괜찮아 지원했는데 실제 받은 돈은 시간당 최저임금인 521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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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고졸자에게만 시급 체계를 적용하는지 회사의 설명은 듣지 못했다. 대졸자보다 매일 3~4시간씩 잔업을 더 해야 한 달 월급이 그들과 비슷해졌다. 그는 결국 9개월 만에 퇴사했다.

“더럽고 힘든 일은 다 했다”

이지연(19·가명)양은 2013년 서울의 2년제 미용 특성화학교에 진학했다. 네일아티스트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졸업을 앞두고 현장에서 일을 배우고 싶었다. 한 프랜차이즈 네일숍에서 3개월 수습사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가장 나이가 어린 그는 교육보다 청소나 심부름 등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오전 9시30분에 출근해 뜨거운 수건을 준비하는 것으로 그의 하루 일과는 시작됐다. 바닥에 떨어진 손발톱을 빗자루로 쓸고, 고객이 사용한 물을 버리고, 매장에 쌓인 쓰레기를 치웠다. 매니저의 개인 택배를 부치거나 찾아오는 일까지 도맡았다. 퇴근 시간은 저녁 8시30분이었지만 일주일에 사나흘은 밤 10시가 넘어서까지 마감 청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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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의 다그침은 계속됐다. 그때마다 그는 큰 소리로 답해야 했다. 
“매장에선 어떻게 일하라고 했냐”
“빨리빨리 일해야 합니다.”

25초 햄버거 

불고기버거, 치킨버거, 새우버거…. 노트북 컴퓨터만 한 전광판에 방금 들어온 주문이 6개씩 표시됐다. 주문받은 햄버거의 이름이 큰 글씨로 떴고, 그 옆에선 초시계가 돌며 햄버거 만드는 시간을 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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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햄버거는 25초 만에 만들어야 했다. 25초를 넘으면 초시계 숫자는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바뀌며 경고를 보냈다. 빵 굽는 데 7초, 패티 굽는 데만도 15초가 걸렸다. 25초를 넘기면 30대 후반의 매장 매니저가 “빨리 만들라”고 닦달했다.

출처<한겨레> 박종식 기자
작업장엔 위험이 널려 있었다. 얼어붙은 패티를 15초 만에 구워내기 위해 400도 넘게 달궈진 철판을 다룰 때마다 화상 위험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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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나 치킨을 튀길 때는 170도 넘게 달아오른 기름이 얼굴에 튀었다. 얼굴 보호용 장비가 있지만 ‘오토바이 헬멧’처럼 크고 무거웠다. 매니저는 일하는 데 방해되니 보호장비를 쓰지 말라고 했다.

출처<한겨레> 박종식 기자
매일 뜨거운 기름 열기를 쐬며 일하던 그는 몸에 이상을 느꼈다. 전에 없던 편두통을 앓았다. 그가 일을 그만뒀을 때, 신기하게도 두통이 사라졌다.

학력보다 경력? 

윤석현(27·가명)씨는 공업고등학교 기계과를 졸업한 뒤 중소 건설사에서 주상복합단지나 아파트의 도면을 그리는 일을 한다. 그의 회사는 고졸로 입사한 경우 사원부터, 4년제 대졸자는 대리부터 시작한다. 

능력중심 창조인재를 위한 2015 고졸성공 취업 대박람회

출처<한겨레> 이정아 기자
고졸자도 3년차가 되면 대리 진급 기회를 주지만, 3년차에 그는 대리 대신 주임이 됐다. 
“회사가 임금을 줄이려고 ‘주임’이란 직급을 새로 만들었다”

출처<한겨레> 김영훈 기자
전문 업무를 맡고 있는 자신이 고졸 학력 때문에 승진에서 밀리자 그는 부당하다고 느껴졌다. 항의하는 그에게 사장은 냉정하게 말했다. 

출처<한겨레21> 김진수 기자
“그 친구와 너는 학력이 달라.”
<단비뉴스> 김다솜·박고은·박세라·배상철·오소영·이성훈·홍연 기자
편집 남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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