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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n] 그루밍 성착취 “2분 안에 답하지 않으면 그들이 왔다”

‘그루밍 6단계’ 그대로 11살 일탈계정 청소년이 당한 ‘그루밍 성착취’… 피해자도 사회도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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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1317호 표지이야기 "2분 안에 답하지 않으면 그들이 왔다" 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각색/제작하였습니다.

n번방 이전의 n번방

초등학교 5학년, 11살 때 처음 디지털성착취 피해를 겪은 지오(16·가명)

과거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할 때 내밀었던 손을 걷어차버린 어른들을 믿지 못한 탓으로 낯선 남자에게 협박과 폭행, 신상털기를 당하고도 어른에게 알릴 생각을 못했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지옥 같은 나날은 핸드폰이 없어지고 나서야

한 시간 반 동안 약 20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고 그들은 11만원을 지오 손에 쥐여주고, 사후피임약을 먹는 것까지 지켜봤다. 그 뒤로도 여러 번 비슷한 일을 당해야만 했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지옥 같은 나날은 경찰이 부모에게 연락해 지오의 휴대전화가 사라지면서 일단 막을 내렸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지오가 수업을 마친 뒤 학교에 남아서 그린 그림들. 학교폭력을 겪은 지오는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어른들은 덮기에 급급했을 뿐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확인하고도 부모와 경찰은 ‘어떤 피해를 당했는지’ 묻지 않았다. 마치 없었던 일처럼 침묵하거나 ‘소년원에 보내겠다’고 어르며 사건을 덮기에 급급했을 뿐

지오가 경험한 피해는 SNS나 채팅 앱 같은 온라인상에서 ‘그루밍’으로 시작해 성착취 사진·영상을 찍어 전송하도록 요구받고 그 사진·영상을 빌미로 개인정보 유포·협박으로 이어지는, 최근의 디지털성착취와 같은 구조를 띤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그루밍은 오프라인 성폭행으로 이어져

아동·청소년의 디지털성착취 구조에서 그루밍을 주목하는 건, 그것이 출발선이기 때문이다.

과거엔 가해자가 그루밍 범죄를 저지르려면 집 밖으로 나가서 아동을 만나야 했다면, 최근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집 안에 앉아서 언제든지 손쉽게 아동에게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가해자는 성착취 목적으로 아동에게 접근해 신뢰를 쌓은 뒤, 피해자를 통제하며 성관계를 맺는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그루밍은 오프라인 성폭행으로 이어진다.

손가락질의 방향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온라인 그루밍을 당한 피해자들은 자신을 피해자라고 규정하지 않는다. 트위터 앱을 깔았으니까, 계정을 만들었으니까.

”협박당했을 때 그들에게 ‘나한테 왜 이러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만해 달라고 했을 때, 그들은 ‘네가 먼저 계정을 시작했잖아. 자업자득’이라고 말했어요”

그루밍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까닭에 손가락질의 방향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꽂히기 일쑤다.

그래도 전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안 괜찮아도, 괜찮아요.”

디지털성범죄에 노출된 피해자에게 “너의 잘못이 아니”라는 말이 꼭 필요한 이유는 주변의 지지를 통해 자신을 피해자로 인정하고, 범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호는 멘탈헬스코리아(서울시 산하 비영리민간단체/대표: 최연우)에서 도움을 받아 자신의 자해 경험을 글로 쓸 준비를 하고 있다. “힘들어서 한 페이지 쓰는 데 3~4시간 걸리지만, 그래도 전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안 괜찮아도, 괜찮아요.”

근원과 실태를 파헤치는 ‘너머n’ 프로젝트

지난 4월 아동·청소년과 성관계하면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하는 연령을 13살 미만에서 16살 미만으로 높이고, 아동을 성매매 범죄의 행위자로 바라보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규정을 없앤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하지만 갈 길이 멉니다. <한겨레21>은 디지털성범죄를 추적 보도하는 ‘너머n’ 프로젝트로 그 근원과 실태를 끝까지 파헤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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