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 박근혜를 위해 우병우는 무슨 일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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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범죄 혐의 안고 국정조사 증인으로 출석
우병우(48)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어릴 적 별명은 ‘영주 천재’였다.
대학 3학년이던 20살에는 제29회 법무부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역대 최연소 ‘소년 급제’를 했다. 솜털도 채 가시지 않았을 나이에 우병우(사법연수원 19기)는 1990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군대도 면제됐다. 그는 최근 “시력이 극도로 나쁘다”고 면제 사유를 밝혔다.
노무현씨, 당신은 더 이상 대통령도, 사법고시 선배도 아닌 뇌물수수 혐의자로 앉아 있는 것.
중수부 1과장 시절인 2009년엔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하며, 뇌물수수 혐의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한 말이다.
2013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우병우법률사무소’를 차리고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지만, 1년여 만에 청와대 민정수석 민정비서관이 됐다.
그가 나락으로 떨어진 건 박근혜, 김기춘을 만나면서였다.
청문회에서 그는 비리 혐의와 직접 관련 없는 비난을 꽤 의식하는 듯했다.
“노려봤다기보다도 여기자분이 갑자기 제 가슴 쪽으로 탁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 뭔가 굉장히 크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래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상태에서 놀라서 이렇게 내려다봤습니다”
"열이 나다가 또 오한이 나다가 그래서 파카를 입고 있었지만 계속 추웠습니다. 그래서 일어서서 쉬면서 추웠기 때문에 파카를 (입고) 또 팔짱을 끼고 했던 겁니다. 분명히 그때는 수사 중은 아니었습니다. 휴식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개인 비리 의혹이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선 청문회 14시간 내내 “그렇지 않다”“그런 사실이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무능하다거나 ‘직무유기를 했다’는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법적 처벌을 피하거나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국회사무처 속기록을 보면, 우 전 수석은 이날 청문회에서 10차례나 “사실대로(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고 있다”는 말을 했다. 그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우병우가 지휘하던 민정수석실은 ‘무능’ 그 자체였다.
우 전 수석이 ‘철벽 방어’에 나선 것과 견줘, 국조 특위는 이날도 무기력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이만희 위원이 주요 피의자인 최순실·삼성 쪽 관련자들을 통해 특정 증인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부터가 국조 특위의 권위를 떨어트렸다.
야당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1년6개월간 민정수석실을 이끌며 ‘대통령 방어막’ 구실을 해온 우 전 수석을 상대로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거의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거의 유일한 소득은 우 전 수석이 ‘세월호 참사 수사팀’에 전화 건 사실을 시인했다는 점이다.
우 전 수석은 청문회에서 “정확히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 수사팀의 누군가와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 ‘상황 파악’만 한 것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세월호 구조 작업에 나섰던 김경일 전 해경 123정 경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하는 것에 반대 의견을 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우 전 수석이 청문회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답변하던 시각, 헌법재판소에서도 ‘잃어버린 세월호 7시간’에 균열을 만드는 의미 있는 노력이 진행됐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첫 준비절차기일 공개심리’에서 이진성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직접 밝히라고 주문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의 의혹에 관해 대통령이 시각별로 공적, 사적 업무를 밝혀달라.
글 / 홍석재 기자
제작 및 편집 / 나경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