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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구라다

싸늘하다…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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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년째다. 개막전 전담이다. 그래서 그런지 리더의 풍모가 뚝뚝 흐른다. 경기 후 미디어 인터뷰 때도 그랬다.

“스프링캠프에서 내·외야수 모두가 열심히 훈련했다. 오늘 야수 수비는 100점이다. 좋은 플레이만 나왔다. 불펜진도 만점이다. 연장 10회말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줄리언 메리웨더가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막았다. 중간 투수들의 공이 힘 있고 좋았다.”

모든 선수들을 칭찬한다. 팀 전체를 아우르는 안목이다. 클레이튼 커쇼나 할 법한 멘트다. 어느덧 그런 게 어색하지 않다.

양키 스타디움에서, 줄무늬들을 상대로 호투했다. 게릿 콜에 비해 꿀릴 게 전혀 없다. 타자를 데리고 노는 건 오히려 훨씬 나았다. 오프닝 데이. 그의 눈부신 장면들을 꼽아본다.

1회 저지와 힉스의 연속 삼진

1회 첫 공이 패스트볼이다. 87마일짜리를 몸쪽에 붙였다. DJ 르메이유가 움찔한다.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그들이라고 왜 공부 안했겠나. 개막전이라 더 신경 썼으리라. 그런데 놀라는 눈치다. 초반부터 안쪽을 파고 들다니. 이건 생각한대로가 아니라는 뜻이다. 결국 4개 연속 몸쪽을 팠다. 결정구는 88마일 커터. 손잡이 쪽에 맞은 타구는 쉬운 1루수 땅볼이었다.

2번 애런 저지 때 확실해졌다. (1~3구) 바깥쪽으로 가는 척 하더니, 홱 돌아서 다시 몸쪽이다. 카운트 3-2에서 91마일짜리가 타자 허리 근처에 꽂힌다. 배트는 한참 늦었다. 공이 지나간 뒤에야 허둥거렸다.

194승의 대투수 데이비드 콘이 양키스 중계를 맡았다. "타자 마음에는 계속 '체인지업, 체인지업'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어놓고, 결정구는 저거였군요."

출처게티이미지

다음 애런 힉스 때도 비슷한 패턴이다.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카운트를 잡아나갔다. 그러나 정작 결정구는 빠른 볼이었다. 91마일짜리가 존 한복판을 통과했다. 자칫하면 실투였다. 하지만 배트는 따라가지 못했다.

mlb.com은 이 대목을 꼽았다. "체인지업을 계속 보여주더니 승부는 패스트볼로 끝냈다. 저지 같은 경우는 포수 미트에 공이 들어간 다음에야 배트가 나오는 것 같았다. 체인지업에 익숙해진 타자에게 90마일 초반 패스트볼은 90마일 후반대처럼 빨라 보였을 것이다."

카운트 3-1에서도 체인지업 유인구 승부

카운트 3-1에서도 체인지업 유인구 승부

4회 힉스의 타석이다. 카운트가 3-1로 타자편이다. 선두 타자라 당연히 승부할 순간이다. 그런데 그의 사전에 '당연히'는 없다. 오히려 그런 심리를 역이용한다. 여기서도 유인구를 택한 것이다. 바깥쪽 떨어지는 체인지업(81마일)이다. 감쪽같이 속아 배트가 끌려나왔다. 3루쪽 파울로 카운트가 엇비슷해진다. 3-2.

물론 타자는 이미 김이 샜다. 투수에게 당한 것만 머리에 남는다. 6구째 포심(91마일)에 맥빠진 스윙으로 물러난다.

출처mlb.tv 화면

다음 타자는 지안카를로 스탠튼이다. 마치 짠 것 같다. 똑같은 패턴에 당한다. 초구, 2구. 커터가 계속 빠진다. 카운트 3-1이 되자, 타자는 의욕이 솟는다. 그러나 그게 함정이다. 투수는 그곳을 파고든다.

5구째. 체인지업이 멀고, 낮은 쪽으로 휘어진다. 가까스로 배트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힘이 있을 리 없다. 맥 빠진 투수 앞 땅볼이다.

이 패턴의 하이라이트는 5회에 등장한다. 투런 홈런의 주인공 개리 산체스를 만났을 때다. 역시 카운트가 3-1로 불리해졌다. 커터→커터→체인지업→체인지업의 볼배합이었다. '설마 3개 연속 던지겠어?' 타자는 직구 하나만 생각하기 마련이다.

여기서 다시 허를 찌른다. 또다시 체인지업을 떨군 것이다. 그나마 산체스는 이날 타이밍이 좋다. 제법 멀리 좌익수까지 타구를 보냈다. 그래봤자 아웃이지만.

출처게티이미지
영화 타짜의 하이라이트 씬

명작 '타짜'의 하이라이트 씬이다. 고니(조승우)가 사지로 들어간다. 아귀와 승부를 위해서다. 챕터 자막이 뜬다. '문은 항상 등 뒤에서 닫힌다.' 이어 읊조리는 독백이다.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어쩌면 이게 양키스 타자들의 심정일 것이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어떻게 날아올 지 모른다.

먼쪽 체인지업이 머릿속에 한 가득이다. 그걸 치려고, 또는 거기 안 당하려고. 몸은 자꾸 앞으로 나간다. 그럼 상대는 귀신같이 안다. 역으로 빠른 볼을 바짝 붙인다. 겨우 90마일 남짓으로 말이다. 그런데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 허둥거리고, 화들짝 놀란다. 결국 우스꽝스러운 빈 스윙만 남는다.

그렇다고 안쪽을 지켜도 마찬가지다. 잔뜩 도사리고 있지만 천만에, 만만에다. 먼쪽에 힘없는 게 하나 툭 떨어진다. 마음은 아닌데, 안 나갈 수 없다. 뻔히 알면서도 당한다.

마운드 위에는 타짜 중의 타짜다. 이번에는 곽철용 버전이다.

"내가 이 생활을 19살에 시작했다. 그때 시작한 놈들이 100명이라고 치면 지금 나만큼 사는 놈은 나혼자 뿐이야. 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 잘난 놈 제치고, 못난 놈 보내고, 안경잽이같이 배신하는 XX들 다 죽였다(삼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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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구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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