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을 삼진시키자 부시 스타디움이 뜨거워졌다

조회수 2021. 4. 25.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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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 첫 승 경기의 중요한 전환점

2회 야디(몰리나)의 홈런이 터졌다. 선취점이다. 홈 팀이 1-0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돌아선 3회 초. 2사까지 순조로왔다. 주자없는 상황에 2번 차례다. 조용하던 관중석이 달아오른다. 타자 소개와 함께 야유가 쏟아진다. '우~, 우~.' 부시 스타디움이 부글거린다. 카디널스 해설자가 한마디 거든다. "아마 저 친구 나오면 주말 시리즈 내내 저럴 거예요."

초구 커브(74마일), 2구째 체인지업(85마일)이다. 모두 기가 막히다. 가장 먼쪽 낮은 곳에 떨어진다. 헛스윙 2개가 나풀거렸다. 카운트 0-2. 함성이 높아진다. 하나, 둘, 일어서기 시작한다.

3구째는 잠시 숨고르기다. 4구째. 승부구다. 88마일 커터(슬라이더)가 예리하게 꺾였다. 허둥거리는 배트로는 따라갈 수 없다. 헛스윙. 벌써 4개째 삼진이다. 중요한 3회 초를 넘겼다.

타자의 넉아웃(KO) 순간이다. '와~' 소리가 스타디움을 뒤덮는다. 가장 충성스러운 팬들이 돌아왔다. 1년만의 입장객이다. 1만 3196개의 환호가 웅장하다. 투수가 날아갈듯 마운드를 내려온다.

출처: mlb.tv 화면

빠던, 그리고 응징

어제(24일) 경기의 가장 중요한 스토리라인이다. 요약하면 이렇다.

① 2회 말. 몰리나 선제홈런 (스코어 1-0).

② 3회 초. 밉상 삼진.

③ 3회 말. 몰리나 2루타 등으로 4점 추가 (스코어 5-0).

왜 ②번이 중요하냐. 왜 몰리나의 홈런(2회)과 적시 2루타(3회)가 돋보였냐. 어째서 그 삼진이 전환점인가. 그걸 설명하려면 3주 전으로 돌아가야한다.

신시내티에서 열린 개막 시리즈다. 상대가 카디널스였다. 첫 날(2일) 원정 팀이 이겼다. 와중에 한 가지가 걸렸다. 상대 2번 타자의 홈런이다. 3회 2점포 뒤에 배트를 던졌다. 빠던, 배트 플립이었다.

카디널스가 누군가. 전통을 애지중지 하는 팀이다. 감히 에이스(잭 플래허티)를 상대로 모욕이라니. 그 순간 그들의 눈이 번쩍였다. '어디 두고보자.'

다음 경기(3일)다. 애덤 웨인라이트가 3회에 무너졌다. 6실점으로 강판당했다. 그러자 이틀 전 기억이 또렷해진다. 벼르던 응징이 시작됐다.

4회 두번째 투수는 새내기다. 작년 8월에 데뷔한 잭 우드포드다. 빠던의 타석이다. 25살짜리 투수의 초구가 곧바로 저격했다. 92마일짜리 패스트볼이었다. 왼 팔뚝을 강하게 때렸다. 피해자는 한참을 노려본다. 포수를 향해서도 뭔가 얘기한다. 다들 모른척이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예요." 경기후 투수와 감독은 한결같이 부인했다. 하지만 […구라다]는 고의성 200%를 단언한다.

출처: 게티이미지

벤치 클리어링과 무더기 징계

진짜 사고는 다음에 터졌다. 몸에 맞은 타자가 3루까지 갔다. 그리고 폭투가 나왔다. 그 틈에 홈을 노린다. 접전이다. 커버 들어온 투수와 충돌이 생겼다. 가까스로 세이프. 그러자 주자가 포효한다. 투수 코 앞에서 침을 튀긴다.

루키는 잠시 머뭇거린다. 하지만 그의 파트너가 누군가. 최고의 파이터다. 그냥 넘길 야디가 아니다. 곧바로 주자를 향해 돌진한다. 일촉즉발. 양 팀 벤치가 깨끗이 비워졌다. 멀리 불펜에서도 달려나온다. 시비 붙는 자, 말리는 자. 그라운드가 아수라장이다. 다행히 추가 사고는 없었다. 대치 국면에서 마무리됐다.

며칠 뒤. ML 사무국은 무더기 징계를 발표했다. 관련자 5명이 벌금형이다. 이 중 딱 한명은 실형(출장정지 2게임)이 언도됐다. 빠던의 주인공이다. "공격적 행동으로 벤치 클리어링의 원인을 제공했다." 사무국이 밝힌 이유다. 용의자가 항소(어필)했지만 기각됐다.

출처: 게티이미지

KK의 참교육 시전

소동의 주인공은 닉 카스테야노스다. 우익수에 2번을 친다. 그는 개막전 3연전에 11타수 6안타나 쳤다. 홈런 2개도 포함됐다. 게다가 빠던에 도발까지 했으니. 카디널스에게 그런 밉상이 없다.

관련자들의 면면을 보시라. 플래허티, 웨인라이트, 그리고 몰리나까지. 한결같이 건드리면 안될 인물들이다. 타석마다 터지는 야유는 괜한 게 아니다.

그러니까 어제 2~3회는 그런 관점에서 살펴야한다. 야디가 거푸 홈런과 2루타를 터트렸다. 마운드도 호응했다. 첫 타석 유격수 땅볼로는 시원하지 않다. 3회 삼진(KO)에 웅장한 갈채가 터진 이유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물러나기 직전, 6회 솔로포 허용이다. 하지만 이미 승부는 기운 상태다. 게다가 홈런 뒤 빠던은 꿈도 못 꿨다. 카디널스의 참교육을 체험한 셈이다.

출처: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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