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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구라다

앗, 사인 미스...류현진 삐끗 실수에도 너끈히 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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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실점 경기, 유일한 3회 위기 상황

2회까지 완벽했다. 아웃 6개가 나무랄 데 없었다. 타자들은 연신 허둥거렸다. 타이밍은 꼬이고, 우왕좌왕 헤매는 중이다.

그러던 3회였다. 어설픈 안타 2개가 연달아 나왔다. 그것도 하위 타선에서 만들어졌다. 7번 윌리 카스트로, 8번 노마 마자라의 연타였다. 무사 1, 2루. 상황이 좀 심각해졌다. 이 경기의 유일한 위기였다.

이 때부터다. 그의 진면목이 나왔다. 모처럼 진지한 표정이다.

9번 아이작 페레데스는 찬스를 놓쳤다. 공 하나로 너무 쉽게 처리됐다. 초구 90마일짜리 패스트볼에 허무하게 당했다. 언뜻 보기에도 실투였다. 한 가운데 몰린 공이다. 그런데도 배트가 밀렸다. 우중간 높이 뜬 얕은 플라이였다.

"나쁜 투구는 아니었어요. 적극적인 스윙이 나왔지만, 볼 끝의 움직임이 있군요. 그래서 제대로 맞추질 못했어요." FOX-TV 디트로이트 해설자의 설명이었다. 커크 깁슨이다. 1988년 다저스 우승의 주역이 이 경기를 중계했다.

"타석에선 훨씬 빨라 보이죠, 디셉션이 좋아요"

이어지는 1사 1, 2루. 투수는 카리스마를 되찾았다. 금세 자신감 넘친 표정이다. 유격수를 돌아보며, 2루 커버를 확인한다. 이때까지 투구수 32개. 그런데 땀 한방울 흘리지 않는다. 여전히 뽀송뽀송함 그대로다.

1번 타자로 올라갔다. 빅터 레예스다. 하지만 겁낼 것 없다. 1회에도 삼진 잡았던 타자다. 공격적인 투구가 시작됐다. 연달아 타자 안쪽을 공략한다.

① 초구 : 87마일 몸쪽 커터 = 볼

② 2구 : 90마일 몸쪽 포심 = 스트라이크

③ 3구 : 86마일 몸쪽 커터 = 파울

출처mlb.com 게임데이

"저것 보세요. 투수는 이미 잘 알고 있군요. 타자가 중견수쪽, 아니면 반대편(우익수쪽)으로 치려고 노린다는 점 말이예요. 그래서 계속 가깝게 붙이는 거예요."

커크 깁슨(해설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약간 졸린듯한 말투다. 그렇다고 대강 내뱉는 얘기는 없다. 나름대로 정곡을 찌른다.

"90마일로 저게 (몸쪽 공략이) 가능한가 싶죠? 아니예요.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타석에서는 훨씬 빨라 보여요. 디셉션(숨김) 동작이 좋기 때문이죠."

캐스터도 구경만 할 수는 없다. 한마디 보탠다. "패스트볼에도 스피드 변화가 있군요."

삼진 장면에 숨겨진 실수

볼카운트 1-2이다. 어느 틈에 투수 편이다. 괜히 시간 끌 것 있나. 곧바로 승부다. 몸쪽 붙는 공 3개가 연달아 갔다. 이 정도면 타자는 고슴도치다. 잔뜩 도사리고 바늘을 곤두세운다. 그럼 다음 공은 뻔하다. 김을 빼야할 타이밍이다.

아니나 다를까. 필살기다. 바깥쪽 느린 체인지업이다. 78마일짜리가 힘없이 가라앉는다.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배트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어림도 없다. 애꿎은 바람소리만 일으킨다. 헛스윙, 삼진이다. 관중석에서 탄식이 흘러나온다. (타이거스의 홈경기였다.)

출처mlb.tv 화면

이 경기의 백미가 된 순간이다. 최대의 위기 장면이었다. 그러나 함정이 있다. 치명적 실수가 포함됐다. 바로 사인 미스였다.

리플레이를 돌렸다. 깔끔한 삼진이었다. 그런데 배터리 표정이 이상하다. 잠시후 투수가 깨닫는다. 웃으며 자기 가슴을 친다. "마이 배드(My badㆍ내 잘못이야)."

경기 후 인터뷰 때도 확인됐다. "내가 사인을 잘못 봤다. 그런데도 포수가 잘 잡아줘서 다행이었다." (류현진)

자꾸 본분을 잊는 해설자의 상대 투수 칭찬

간혹 있는 일이다. 그 때 주자가 2루에 있었다. 포수가 훤히 보이는 위치다. 때문에 사인 교환이 복잡해진다. 몇가지 약속으로 숨김 장치를 만든다. 그래서 헷갈리기 쉽다.

물론 별다른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포수 대니 잰슨과의 관계는 다시 확인됐다. 경기 후 에이스 투수가 만연체 '~같고' 워딩으로 표현했다.

“이제는 너무나 편해질 정도로 서로를 잘 아는 것 같고, 어느 카운트라든지 타자라든지 나올 때, 내가 던지고 싶어하는 것을 어느 정도 90% 정도 사인을 맞게 내줘서, 오늘 같은 경우도 편하게 잘 던졌던 것 같고, 굉장히 잘 맞는 것 같다." (류현진)

현지 매체도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Ryu는 심지어 실수를 하고도 삼진을 기록한다." (캐나다 스포츠 넷)

출처게티이미지

이 대목에서 해설자는 잠시 본분을 잊는다. 홈 팀(디트로이트) 위주로 중계해야 한다. 그러데 커크 깁슨은 자꾸 상대편 투수 얘기만한다.

"저 순서를 보세요. 3개를 연달아 안쪽으로 몰았죠. 그럼 다음에는 멀리 하나 뺄 거예요."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Ryu가 진짜로 4구째 승부를 끝냈다. 내내 졸린듯한 해설자의 톤이 조금 높아진다.

"네. 역시 결정구는 외곽으로 빠지는 체인지업이군요. 전형적인 패턴이지만 어쩔 수 없죠. 이게 바로 최고 수준(top end)을 인증하는 투구죠." (커크 깁슨)

KO 당한 타자는 충격이 크다. 덕아웃으로 돌아가서도 한동안 멍한 표정이다. 뭔가 당했다고 느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출처mlb.tv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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