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극한직업? 옛 정사 살피고.. 바다에 뛰어들고..
최근 한국문화재재단(문화재청 산하)의 유튜브 채널에는 '극한직업' 시리즈 영상이 올라온다. 여기서의 극한직업이란 '극'도로 '한'국적인 '직업'으로, 한국 전통문화에 기여하는 직업에 대해 소개하는 시리즈다.
#1. 고(古)천문학자
최근 그가 복원한 건 조선시대 자동 물시계인 흠경각루(欽敬閣漏)다. 총 6년에 걸친 연구 끝에 2019년 복원한 흠경각루는 세종시대 제작된 자격루와 쌍벽을 이루는 물시계다.
김 센터장은 “흠경각루는 장영실이 세종을 위해 천상(天上)의 세계를 표현한 ‘천상 시계’”라며 “당시로선 최첨단 기계장치가 가미된 조선 최고의 시계”라고 강조했다.
최근 천문의기 복원이 진행되며 국민들이 우리의 과학기술사를 직접 살펴볼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아직까진 연구 성과가 조선 초기에 몰려 있는 만큼 문헌에만 전하는 중후기 천문의기에 대한 실체 규명에도 힘쓰려합니다.
#2. 수중 발굴 조사원
연구에 따르면 동아시아에선 선사시대부터 해상 교류가 이뤄졌다. 고대, 중세에 이르기까지 각종 물건을 실어 나르다 침몰한 배들이 여럿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노경정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수중발굴과 학예연구사(40)는 학부에서 고고학을 전공했다. 노 연구사는 2007년 연구소 입사 후 잠수와 수중 촬영, 탐색 등을 배웠다. “물은 마시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는 그는 옛 시대상을 온전히 갖고 있는 침몰선이 타임캡슐과 같다는 생각에 수중 발굴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같은 해 10월 그는 충남 태안군 대섬에서 도자기가 보인다는 어민 제보를 받고 현장에 처음 투입됐다. 그때 푸른 바닷속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고려청자와 목간을 봤다. 노 연구사는 “그 광경이 숨이 막힐 정도로 놀라워 호흡기를 놓칠 뻔했다”고 한다. 물속에서 2만5000점의 도자기를 걷어내자 이를 운반한 당시 선원의 인골이 드러나기도 했다.
보통 수중 발굴은 기후와 수온을 감안해 매년 4∼10월에 진행한다. 지난해 12, 13세기 중국 남송(南宋) 무역선의 대형 닻돌이 발견된 제주 신창리 수중 발굴의 경우 올해는 4∼6월에 실시되고 있다. 7월에는 2011년 도굴범 검거를 계기로 시작된 전남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 발굴이 이뤄진다. 이곳은 고려시대 전남 강진에서 생산된 고급 청자를 개경으로 운송하는 루트로, 명량해전이 발발한 울돌목과 가까워 청자, 총통, 돌 포탄 등이 함께 발견되고 있다.
수중 발굴을 통해 새로운 역사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