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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걸스 '롤린' 발굴한 유튜버 "자부심 느낍니다"

조회수 2021. 3. 15. 12: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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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발표한 댄스곡 ‘롤린(Rollin’)’이 최근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아이돌 노래가 1위를 한 게 뭔 뉴스감인가 싶겠지만, 화제가 된 이유는 ‘롤린’이 무려 4년 전 나왔다 ‘묻힌’ 곡이기 때문이다.


'롤린'이 다시 주목받은 데는 유튜브 ‘비디터’ 채널의 역할이 컸다. 비디터 채널에 업로드된 ‘롤린’ 무대 영상 1, 2는 각각 조회수 698만, 283만 회를 기록했다. 노래 한 곡만 가지고 1000만 클릭 이상을 이끌어낸 것이다.


브레이브걸스는 수 년 간 전국 각지 군부대를 방문해 열정적인 응원 공연을 펼친 그룹이기도 하다. 이동도 어렵고 출연료도 많지 않은 군부대 공연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멤버들을 본 장병들은 전역 후에도 ‘브걸’의 열성팬을 자처하고 있다. 

‘브레이브걸스’ 멤버들. 왼쪽부터 은지, 유정, 민영, 유나. 온라인에서는 왕눈좌, 꼬북좌, 메보좌, 단발좌로 통한다. [홍태식 기자]

영상에는 “18군번인데 16군번 화석들에게 (브걸 노래를) 인수인계받고, 전역 때 20군번들한테 인수인계해주고 나옴” “밀보드(군대+빌보드) 차트 1위” “누나들 덕에 군 생활 버텼어요”같은 댓글이 이어졌다.


데뷔 이래 가장 바쁘고, 그래서 신나는 나날을 보내는 브걸을 ‘롤린’ 대박 사건이 터진 직후인 3월 5일 오후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났다. 영상을 하도 돌려봐 멤버들을 보자마자 그들의 이름인 은지, 유정, 민영, 유나보다 먼저 왕눈좌, 꼬북좌, 메보좌, 단발좌라는 단어가 떠오른 건 비밀이다. 멤버들의 활력 넘치는 인터뷰와 디테일한 내용을 영상으로 만나보자. 

노력한 사람이 잘 되는 것을 볼 때의 기쁨

브걸의 ‘롤린’ 역주행은 최근 학폭(학교폭력)과 그룹 내 왕따 문제로 시끄럽고 지저분해진 관련 업계에도 간만에 들려온 좋은 소식이다. 


“과거 학폭, 과거 왕따 등이 이제 밝혀져 나락 가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과거에 노력하고 과거에 좋았던 노래들로 다시 빛을 보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역시 매사에 열심히 착하게 사는 게 맞는 거 같네”라는 한 누리꾼의 댓글은 너무 당연해서 잊고 있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롤린' 발굴한 유튜버 "자부심 느낍니다"

“솔직히 말하세요. 광고인지 아닌지.”


브레이브걸스(브걸)의 ‘롤린(Rollin’)’ 무대 영상 조회수가 지속해서 올라가자 일부에서는 ‘소속사 알바’의 ‘바이럴 마케팅’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다. 실제로 처음 ‘롤린’ 역주행 신화가 시작된 유튜브 채널 비디터(3월 10일 현재 구독자 10만여 명)에도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이가 많았다. 하지만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려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이 정도 인기는 어지간한 바이럴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비디터 운영자는 당시 “혹시 오해하고 있는 분들이 있을까 봐 글을 쓴다. ‘롤린’ 댓글 모음 영상은 올리기 전부터 팬들로부터 올려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영상 올리고 나서도 다른 영상과 달리 노출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밝혔다. 브걸의 ‘롤린’을 발굴해낸 ‘유튜브계의 고고학자’ 채널 비디터의 운영자를 e메일 인터뷰했다.

유튜브 채널 ‘비디터’.

비디터는 어떤 채널인가요.

“무대를 교차편집한 영상에 사람들이 남긴 댓글을 함께 보여주는 댓글 모음 채널입니다. 영상편집이 취미인 제가 혼자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롤린’ 댓글 모음 영상을 만들었나요.

“댓글에 시청자들이 무대 추천을 많이 해주세요. 그러면 무대를 찾아보는데, 브걸의 ‘롤린’은 영상 길이도 적절하고, 노래도 정말 좋고, 재미있는 댓글도 많아 고민하지 않고 바로 만들었습니다.”


반응이 상상 이상으로 좋았는데요.

“생각보다 반응이 무척 좋아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보통 올린 영상이 조회수 10만 회를 넘으려면 최소 하루는 걸리는데, ‘롤린’ 영상은 업로드하고 8시간 만에 10만 회를 훌쩍 넘겼습니다. 지금은 비디터의 가장 인기 영상입니다. 영상 덕에 채널 구독자도 급격히 늘었죠.”

‘롤린’ 외에도 비디터에서 ‘공력’을 들여 만든 영상이 있다면.

“가장 공력을 들인 건 ‘하이라이트 –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입니다. 넣고 싶은 영상이 매우 많아 10시간 넘게 편집했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힘들거나 재밌던 경험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편집하다 밤을 새우기도 하고, 끼니를 거르기도 하니 건강이 나빠지더라고요. 그래도 열심히 편집한 영상에 응원 댓글을 달아주는 구독자들 덕에 웃기도 하고 힘도 납니다. ‘하루하루 무의미하게 살아가다 우연히 제 영상을 보고 힘을 얻었다’는 구독자의 말에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됐어요.”


영상을 편집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뭔가요.

“가장 신경 쓰는 건 댓글 선정입니다. 남을 비하, 비교하거나 불쾌감을 주는 댓글은 배제하고, 되도록 재치 있거나 웃긴 댓글을 가져와 편집합니다. 최근 ‘롤린’을 편집하면서 본 댓글 중에는 ‘대북방송으로 이거 틀면 지뢰밭 뚫고 달려온다’가 정말 웃겼습니다.”


비디터도 브걸만큼이나 빵 떴는데 앞으로 채널 운영 계획이 궁금합니다. 브걸에게도 한마디 해주세요.

“지금처럼 들어와 보면 많이 웃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영상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브걸분들! 앞으로 많은 활동으로 바빠질 텐데, 식사 잘 챙기고 건강 돌보면서 승승장구했으면 좋겠습니다!”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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