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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040여성이 주식투자 성공한 4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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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롤러코스터처럼 움직였던 2020년, 최종적으로 웃은 이는 3040 여성들이었다. 그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1월 삼성전자에 1천만원을 투자했다가 하락장에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몰라요. 봄~여름 내내 남편에게 ‘왜 삼전에 투자했냐’ 잔소리를 듣다가 가을부터 역전돼 한 숨 돌렸습니다. 최근에는 오히려 대출 받아 더 매수하자는 남편을 말리고 있어요. 큰 수익을 낸 뒤로는 더 열심히 주식투자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 30대 임 모 씨 / 주식 투자 2년차


“두 아이 학원비나 벌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3개월 전 주식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100만 원 정도 수익을 거뒀으니 처음 목표한 대로 영어학원 석 달 치 수강료 정도는 번 셈이에요. 큰 욕심 안 내고 지금처럼 여유자금 안에서 계속 해 볼 생각입니다.” 

- 40대 김 모 씨 / 주식 투자 3개월 차

2021년 1월 6일, 코스피 지수가 2007년 2000선을 돌파한 이후 14년 만에 3000선을 넘겼다. 여성과 워런 버핏을 합성한 '우먼 버핏'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증권 시장으로 여성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성적이 남성을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NH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11월 새로 개설된 신규 주식 계좌 70만 개 가운데 여성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은 24.2%, 남성 투자자는 18.3%였다. 특히 30대와 40대 여성의 수익률은 각각 26%, 25.7%로 비교군 중 가장 높았다.


주식 투자에서 여성 투자자들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비단 지난해만의 일이 아니다. 2014년 삼성증권에서 실시한 실전투자대회에서 최고 수익률을 거둔 5백만원 리그 1위를 비롯해 1억원 리그 2위, 수익금 리그 1위 수상자 등이 30~40대 여성 참가자였다. 


더 거슬러 올라가 2005년 당시 대우증권이 실시한 모의투자대회에서 여성의 평균 수익률은 3.43%로 남성(2.10%)보다 높았고, 같은 해 한화증권이 실시한 실전투자대회에서도 여성 참가자의 평균 수익률(13.46%)이 남성보다 1.13%p 앞섰다.


당시 대회를 주관했던 한화증권 관계자는 “여성보다 남성이 다소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지니고 있어 수익이 날 때는 크게 나지만, 손실 규모 역시 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균적인 수익률 면에서는 안정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여성이 유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도 남자와 여자의 투자 성향 차이는 투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1. 거북이처럼 묵묵히 ‘장기 투자’

여성과 남성은 거래 패턴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인다. NH투자증권 신규 계좌 분석에 따르면 주식 거래를 얼마나 자주 하는지를 수치화한 회전율이 남자는 40%, 여자는 24%였다. 남성이 여성보다 더 빈번하게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이다. 


회전율이 높다고 수익률도 높은 것은 아니다. 회전율이 가장 높은 집단인 20대 남성(68.3%)의 경우 투자 수익률은 3.8%로 가장 낮았다.


백은영 경희사이버대 금융부동산학부 교수는 “주식에 성공하는 기본적인 방법 중 하나는 장기 투자인데, 남자들은 스스로를 과신하는 성향이 짙어 매매를 자주 하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UC 데이비스의 브래드 바버 교수와 UC 버클리의 터랜스 오딘 교수는 1991년부터 6년간 3만5천 가구의 주식 계좌를 살펴본 후 자신이 주가 예측을 잘한다고 믿는 남자들이 여자보다 더 빈번히 주식 매매에 임하지만 결국 더 낮은 투자 수익을 거둔다는 결론을 얻었다.

2. 가치주·대형주 위주의 ‘안전 투자’

지난해 NH투자증권 신규 계좌를 통해 주식 투자한 3040 여성들은 테마주보다는 기업 가치가 높은 우량 종목들을 주로 택했다. 1위는 삼성전자이며 카카오, KODEX 레버리지, 씨젠, 현대차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남성의 경우 KODEX 200 선물인버스 2X, 삼성전자, KODEX 레버리지, 신풍제약, 씨젠 순이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여성들은 지난해 봄 코로나19가 촉발한 폭락장에서도 삼성전자라는 국내 증시 대장주를 믿고 매수했지만 남성들은 오히려 시장 하락에 베팅했다는 점이다. 남성들이 가장 많이 산 ‘KODEX 200 선물인버스 2X’는 일명 ‘곱버스’로 불리며 주가가 하락할 때 2배로 수익을 얻는다. 결과는 알다시피 대형주 위주 상승장이 펼쳐지면서 오히려 초보 ‘주린이’들이 수익을 거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김승규 팀장은 “장기 투자할 때와 투자 초보인 경우 주가 지수를 대표하는 리딩 컴퍼니에 투자하는 게 안전한 방법”이라며 “리딩 컴퍼니는 다른 기업들이 들어오지 못하는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고 업계를 선도하다 보니 EPS(주당순이익)가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주만큼 비교적 위험성이 덜한 투자가 바로 ‘가치 투자’다. 워런 버핏 회장의 투자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저평가된 좋은 주식을 적절한 가격에 사서 충분한 수익률을 올릴 때까지 보유하는 것'이다. 아주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보통 당장의 이익이 예상되는 성장주에 먼저 눈이 간다.


하지만 알아둬야 할 점이 있다. 가치주는 폭등하진 않지만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10년 넘게 꾸준히 오른다. 성장주는 보통 짧고 굵다. 대표적인 성장주이자 거품론에 시달리는 테슬라의 경우가 그러하다. 지난해 주가가 743% 급등한 테슬라는 전체 주식 가치가 1년간 순이익보다 1천 배 이상 크다. 고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물론 친환경을 앞세운 바이든 정부가 있기에 앞으로 얼마큼 더 성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늘 그렇듯 판단은 투자자의 몫이다.


다만, 보다 짜임새 있는 수익 구조를 위해서라면 ‘우먼 버핏’들이라 할지라도 가치주, 대형주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올 한 해 포트폴리오를 점검해볼 필요는 있다.

3. '한 방' 보다는 ‘전략 투자’

주식 투자의 승패는 누가 더 무리하지 않고 적은 실수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 방’을 노리다간 ‘한 방’에 날아갈 수 있다. ‘부자언니’로 유명한 자산관리사 유수진 루비스톤 대표는 “남자들은 차근차근 재테크해서 언제 부자 되느냐는 식이지만 여자들은 지구력이 있어서 전략을 세워 해나가는 걸 힘들어하지 않는다”며 “‘인생 한 방’은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일 때나 가능하던 얘기”라고 설명했다. 


한 모바일 기기 업체의 신제품 이슈로 뜨거웠던 2017년, 대학 동창 단체 채팅방에서 오간 정보를 바탕으로 그 기업의 하청 업체를 매수했던 30대 주부 홍 모 씨는 수익은커녕 원금 회수에 실패했다. 부품 불량설에 휘말리며 하청업체에서 탈락할지도 모른단 소문이 돌아 폭락하는 걸 지켜보다 결국 손절매했다. 


홍 씨는 “개인적으로 접하는 고급 정보의 양이나 정확도 면에서 한계가 있다”며 “그 후로 친구들이 아무리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다 해도 테마주는 속 편하게 거른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등 테마주가 부상하면서 크게 관련 없는 기업의 주가까지 오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관련 유사 테마주는 주가 변동성이 크고 재료 소진에 따른 주가 급락도 이어지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4. 트렌드에 밝다, ‘생활밀착형 투자’

일반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트렌드에 민감한 편이다. 특히 3040 여성 중에는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직접 구입하는 주부가 많다 보니 음식료·교육·헬스케어 등 어떤 제품이 우수하고 인기 있는지, 현재 장바구니 물가가 어떤지 빠삭하다. 


때론 이런 익숙함이 투자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이는 상당히 일리가 있는 투자법이다. 주식 투자 전문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자신의 투자 원칙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주가에 주목하는데 출발지는 소비”라며 “내 지갑을 열리게 하는 회사 주식에 투자하라”고 밝힌 바 있다.


백은영 교수 역시 “소비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여성들은 어떤 섹터가 상승 중인지 전문적으로 알지 못해도 요즘은 어떤 게 유행인지는 잘 안다”며 “트렌드에 밝은 성향이 특히 소비재 투자 시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소비 흐름을 읽는 촉이 남다르다고 해서 자만하면 안 된다. 반도체, 바이오 등 생소한 분야에 투자할 때에는 관심 이상의 객관적인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성공한다.

현명한 투자 이것만은 지키자

수익금 이동시켜 놓기

미래에셋 자산운용 김승규 팀장은 “주식은 아홉 번 잘해도 한 번 실패하는 게 뼈아프다. 상한가 20번으로 고수익을 내도 하한가 3번이면 제자리이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1억이 2억으로 불어났을 때 바로 원금 1억을 제외한 1억을 다른 곳으로 배분해 안정적으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문가 맹신은 금물

고급 정보를 제공한다는 주식 리딩방, 유튜브 유료 멤버십도 성황이다. 그러다 보니 주식 리딩방 운영자가 추천 예정인 종목을 미리 매수한 후 회원들에게 권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등의 방법으로 주가를 조작한 사례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자칫하면 의도하지 않게 주가 조작에 연루될 위험도 있는 상황. 진짜 전문가나 부자는 인터넷에 댓글을 달 시간도, 푼돈을 욕심낼 이유도 없다는 걸 기억하자.


꾸준한 공부만이 살 길

백은영 경희사이버대 금융부동산학부 교수는 “지난해는 장이 좋아서 대개 수익이 났다. 그런데 ‘내가 투자를 잘해서’라고 착각해 더 큰 액수로 투자에 뛰어든다면 위험에 빠지기 쉽다. 2007년에 지금과 비슷한 주식 붐이 일었다가 다음해 경제 공황이 왔던 걸 알아야 한다”며 거품 시그널을 읽고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초보라면 지금은 종목 분석을 철저하게 하고 위험 관리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 또한 금융 당국이 오는 3월 15일까지 한시적으로 금지한 공매도 재개는 증시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 


백 교수는 “모르고 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꼬집으며 “주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거 시장에 참여했다가 공포에 휩쓸리게 되면 그땐 너도나도 내던지는 대량 투매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글 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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