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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 사이러스·카디 비가 선택한 20대 한국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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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한국인 패션디자이너가 피워낸 꽃 한 송이가 패션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고등학교를 한국에서 마치고 영국으로 건너가 패션스쿨을 갓 졸업한 20대 한국인 오트 쿠튀르 디자이너 박소희(25)씨가 그 주인공이다. 


박 씨가 졸업작품전을 위해 만든 의상은 패션계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팝 스타 마일리 사이러스의 신곡 무대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브랜드 이름을 지을 새도 없이 유명해져서 인스타그램 ID '미스 소희(miss_sohee)'가 곧 브랜드가 되어버렸다고. 본인이 만들어낸 의상처럼 판타지에 가까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 박 씨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데뷔 과정이 마치 드라마 같아요. 


인스타그램에 올린 작품이 예상외로 화제가 되었어요. 그 게시물을 본 매거진 ‘Love’의 패션 디렉터에게 화보 촬영을 위한 의상 협찬 연락을 받았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2주 후 출간된 매거진의 커버에, 모델 세 명이 모두 제가 만든 의상으로만 스타일링한 컷이 실려 있었어요. 전혀 예상치 못해서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Love’ 매거진은 패션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항상 보고 동경하는 잡지거든요. 늘상 보고 동경하던 매거진의 표지에 제가 만든 의상이 심지어 커버로 실리다니,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을 정도랍니다.



코로나19로 많이 힘들었을 텐데, 위기를 기회로 바꾸셨다고요.


제가 다닌 패션스쿨 CSM(센트럴 세인트 마틴)의 졸업 발표회는 매년 패션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이 주목하는 이벤트예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졸업 작품 발표회만 바라보면서 대학 생활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록다운(Lockdown)으로 인해 졸업 발표회가 취소되었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는 정말 막막한 기분이 들었어요. 긴 시간을 들여 어렵게 완성한 작품을 선보이지 못한다는 사실도 너무 아쉬웠고요.


그래서 준비한 드레스 다섯 벌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기로 결정한 거죠. 이런 결과를 불러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지만요. 어찌 보면 졸업 발표회가 취소되면서 또 다른 기회가 생겼다고도 볼 수 있겠죠. 

의상이 활짝 핀 꽃송이를 연상시켜요.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보시다시피 저는 꽃에서 영감을 많이 얻어요. 너무나도 아름답기 때문에 패션에서 아주 흔하게 쓰이는 모티프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저는 이전에 누구도 하지 않은 저만의 방식으로 꽃을 재해석하고 싶었어요.


또 한 가지 제게 영감을 주는 요소는 바로 우리에게서 조금 멀어진 과거의 이미지들이에요. 저는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콘셉트를 잡기 위해 다양한 리서치 작업을 하는데요. 1920년대부터 1950~60년대까지의 의상들을 보면 강한 매력을 느껴요. 과거의 이미지로부터 얻은 영감을 최대한 모던하게 풀어내고 싶어요. 그러면 시간을 초월한 작품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거든요.

박소희 씨는 빌보드 매거진의 표지 모델 카디 비의 헤어피스와 드레스도 담당했다.

마일리 사이러스와 카디 비가 ‘MISS SOHEE’의 의상을 선택하면서 소희 씨도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됐는데, 그 과정도 궁금해요.


마일리 사이러스가 7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하기에 앞서 첫 번째 싱글로 내세운 ‘Midnight Sky’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 작품을 본 마일리 팀이 연락을 해왔어요. 컬렉션 전부를 협찬해달라고요. 저에게 처음으로 협찬을 의뢰한 셀레브리티가 마일리 사이러스라뇨! 꿈만 같았죠.


구상 작업이 시작되고 촬영까지 약 두 달 정도의 시간이 걸렸어요. 영국 BBC의 ‘그레이엄 노턴 쇼’(마돈나, 톰 행크스, 콜드플레이, 톰 크루즈, BTS 등 세계적 스타들이 출연한 인기 토크쇼)를 통해 ‘Midnight Sky’와 제 옷을 함께 선보였죠. 무대가 끝난 후 “당신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말을 들었을 땐 눈물이 났어요.


그리고 빌보드가 선정한 2020년의 여성 뮤지션으로 카디 비가 뽑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런데 팬데믹으로 인해 레드카펫이 취소되었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빌보드가 발행하는 매거진에서 독특하고 멋진 화보를 찍을 계획인데 제 컬렉션을 원한다고 연락이 왔어요. 카디 비는 현재 엄청나게 관심을 받는 스타잖아요. 패션계에서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녀가 입으면 큰 이슈가 되니까 모두가 함께 일하고 싶어 하죠.


심지어 화보에 함께 소개될 브랜드는 스키아파렐리, 발렌시아가, 아이리스 반 헤르펜 등 제가 대학 시절 책으로 보며 공부하던 브랜드였고요. 신인인 제 작품을 높게 평가해준 카디 비의 스타일리스트 콜린에게 정말 감사해요.



이번 패션 위크가 처음은 아니라고 하던데요.


졸업 학년이 되기 전에 뉴욕의 마크 제이콥스에서 인턴을 했어요. 런웨이 팀에서 2020 S/S 컬렉션을 위한 샘플로 작은 꽃들을 만들었어요. 마크가 제 작업을 무척 마음에 들어 해서 쇼에 이용할 꽃 아이템을 모두 저에게 맡겼거든요. 


그 덕에 인턴인 제가 마크 제이콥스의 아틀리에에 가서 나이 지긋한 테크니션들에게 꽃 만드는 저만의 방식을 가르치기도 했고요. 선망하던 디자이너의 아틀리에에서 함께 작업을 한 건 지금 생각해도 무척 환상적인 경험이었어요. 

고등학교는 서울에서 마쳤다고 들었어요. 학창 시절도 궁금합니다.


맞아요.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녔어요. 수학책에 그림을 그리곤 했지만요. 지금 생각해보면 동화책 그림작가인 어머니(나애경 작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어머니의 작업실에는 몇 천 권의 동화책이 있었어요. 늘 그곳에서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면서 상상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죠. 하지만 자라면서 평면 위의 일러스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들의 일러스트를 현실로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용기를 내서 런던으로 날아간 거고요.



디자이너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아요.


정말 간절히 소망한다면 꿈이 이루어진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실 처음 CSM에 왔을 때 엄청 놀랐거든요. 이미 파리의 명품 패션 하우스에서 수년간의 경험을 쌓은 친구, 세계에서 가장 어린 오트 쿠튀르 디자이너로 기네스북에 오른 친구, 할리우드에 인맥이 넓은 친구까지 정말 놀라운 스펙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저는 기죽지 않고 항상 제 자신을 믿었어요. 패션을 향한 열망과 용기를 잃지 않으면서요. 런던 유학, 뉴욕에서의 인턴십, 록다운 속에서 졸업 작품을 만드는 과정 모두 쉽지 않았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기에 지금의 결과가 가능했던 것 같아요.

디자이너로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상상 속 세계를 패션을 통해 현실화하고 싶어요. 매우 글래머러스하고 아름다운, 환상적인 세계를 말이에요. 제 작품으로 세상의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어요.



혹시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스타가 있나요.


개인적으로 블랙핑크의 팬이에요! 너무 귀엽고 우아하면서 섹시한 블랙핑크가 MISS SOHEE랑 협업하는 날이 언젠가 오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데미 쿠튀르(Demi Couture, 고급 맞춤복과 고급 기성복의 중간)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물론 MISS SOHEE가 가진 글래머러스한 느낌은 유지한 채로요. 아 그리고, 지난 연말에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셀레브리티를 위해 커스텀 드레스를 만들었어요. MISSSOHEE와 천상의 조합이 될 것 같은 협업이니 기대해주세요.


사진제공 박소희·글 이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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