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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10만 마리 울면.." 식용곤충 키우는 스마트팜

조회수 2020. 11. 18. 16: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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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곤충 종류는 얼마나 될까요? 2013년 UN 식량농업기구(FAO) 조사에 따르면 식용곤충은 약 1400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런 곤충을 먹는 사람들도 약 2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향후 10년 간 곤충을 먹는 사람들은 유럽과 미국 지역에서만 따져도 약 10억 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달소프트 브랜드 '트윈스타팜'이 생산하는 쌍별귀뚜라미 분말

곤충은 단백질 함량이 40~70%로 높고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도 함유하고 있습니다. 단백질 1kg를 생산하려면 가축은 10kg의 사료를 먹어야 하지만 곤충은 사료 1kg만으로 충분합니다. 가축 사육과 비교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2850 : 1, 물 사용량 역시 1500 : 1밖에 안 되어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입니다. FAO는 2013년 식용곤충을 ‘작은 가축’이라고 이름 짓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식용곤충 산업을 꾸준히 키워 가고 있습니다. 식용곤충을 사육하는 농가 수도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미 곤충을 ‘가축’으로 분리해 사육농가들이 축산시설로서 제도적 혜택과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쉽고 편하게 곤충을 기를 수 있는 ‘식용곤충 스마트팜’ 개발 업체도 등장했습니다. 인공지능 머신러닝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식용곤충 생육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중인 반달소프트 이봉학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출처: 반달소프트

반달소프트는 어떤 업체인가요.


식용곤충 스마트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입니다. 곤충과 식물을 편리하게 기를 수 있는 최적의 생육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원래는 ‘어떻게 하면 불이 났을 때 사람들이 잘 대피하도록 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방재 시스템을 개발했었는데 방향을 크게 바꾸었지요. 


개인사업을 하시던 아버지가 귀뚜라미 사육 기술을 배우고 계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언가 번뜩 떠올랐습니다. 여러 아이템을 개발하던 제 경험과 사업을 오래 하시던 아버지의 경험을 더하면 무언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사업모델은 어떻게 되나요.


지금은 쌍별귀뚜라미를 키우면서, 사육을 자동화할 수 있는 스마트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전 농장에 50~70만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이 중 성체는 10만 마리 정도예요. 파충류 샵과 사료 제조업체에 귀뚜라미를 납품하고, 농가에 시설을 설치하며 설치비용을 받고 있습니다. 비즈니스모델은 계속 확장 중입니다.

출처: 반달소프트
대전 농장 모습

곤충 키우는 데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다 큰 귀뚜라미 10만 마리가 좁은 공간에서 우는 소리를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상상을 초월합니다(웃음). 이웃 원성을 들으면서 방음처리 시설의 필요성을 절감했죠. 


그리고 귀뚜라미는 추위와 더위에 약합니다. 안정적으로 온도를 제어해 줄 방열처리도 필수입니다. 국내에서 아직 오래된 산업이 아니다 보니 하니씩 직접 경험하면서 배우고 있어요. 귀뚜라미는 온도, 습도, 질병 등 온갖 원인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집단폐사합니다. 이런 경우가 가장 큰 타격이지요.


경험을 통해서 시스템을 개발해 나가는 셈이군요.


귀뚜라미는 습도에 민감해서 매 시간마다 분무기로 물을 뿌려줘야 합니다. 그래서 사육칸마다 습도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물을 뿌려주는 기기를 개발했지요. 실제 자연과 유사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 조명을 자동으로 관리해 주는 등 귀뚜라미 생육 주기에 맞는 관리 시스템도 만들었습니다.


사료도 직접 개발했는데 이것도 실패에서 배운 것입니다. 이전에 채소를 줬다가 집단폐사를 겪었거든요. 채소에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초파리알, 잔류농약, 진드기, 응애 같은 것들이 묻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사육시설에 엄청나게 많은 초파리들이 날아다니더라고요. 귀뚜라미 몸에 진드기와 응애가 붙어있기도 했고요. 그래서 두부공장에서 버리는 비지에 영양소를 섞어서 안전한 사료를 개발했습니다.

반달소프트에서 만든 스마트팜 관리 어플리케이션

문의도 많이 들어올 것 같은데요.


한달에 4~5건씩 문의를 받고 있어요. 기존 농장에서 귀뚜라미를 사육하려는 분도 있고, 귀농을 결심했는데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분도 있고요. 해외에서도 개인, 법인 골고루 문의가 들어옵니다.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계신데,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인력 효율화, 자동화입니다. 적은 인력으로 보다 많은 식용곤충을 사육하는 것이 저희 반달소프트의 목표입니다. 예를 들어 귀뚜라미는 크기가 작고 좁은 공간에 수십만 마리가 있어서 한 마리씩 개체수를 세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사육칸에 카메라를 달고, 촬영한 영상을 머신러닝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해 귀뚜라미 개체 수를 파악하게끔 했습니다. 귀뚜라미들 울음소리도 녹음해 컨디션 분석에 씁니다.


식용곤충은 아직 다 개척되지 않은 분야이다 보니 새로운 활용법을 개발할 여지도 많습니다. 저희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구해서 식용곤충을 자동사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권명관 기자 tornadosn@itdonga.com · 편집 이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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