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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일자리 지키기 위해 월급반납...희생 빛나는 항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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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가 코로나19로 초토화된 가운데 고용 불안은 점점 커져 가고 있습니다. 모든 항공사들이 유급 또는 무급 형태의 휴직을 실시하고 있고, 급여 반납·희망퇴직·정리해고 등의 조치를 취하는 곳도 있습니다.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사태가 끝나도 여행 및 항공 수요가 예전 수준을 회복하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동료들끼리 서로 일자리를 지켜주기 위한 희생과 배려가 빛나는 곳이 있습니다.

이스타항공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은 3월까지만 해도 직원 1600명 중 약 700명 정도를 줄이려 했습니다. 그러나 직원들은 인력조정 규모를 줄이는 대신 급여 일부를 반납해 고통을 분담하기로 했습니다. 직원들의 고통분담 덕에 인력감축 규모는 당초 700명에서 350명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이스타항공은 보유하고 있는 B737-800 리스 항공기 10대를 조기 반납까지 하기로 했습니다. 자동차 회사로 치면 구조조정을 위해 공장 라인 몇 개를 사실상 없애는 것입니다. 항공업계에서는 항공기 1대당 80~100명 정도 고용이 창출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0대를 줄인다는 건 사실상 수백 명의 인력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2월엔 임금의 약 40%만 받았습니다. 3월부터는 아예 입금을 못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직원들은 최근 한 번 더 출혈을 감내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임금 반납 비율을 더 높이는 대신 구조조정 인력을 더 줄이려고 한 것입니다. 


당초 10~20% 수준이었던 임금 반납 비율을 일반직은 약 25%로, 조종사들은 약 36%로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350명 정도를 줄이기로 한 당초 계획에서 200명 초반 정도로 조정 인력을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스타항공의 한 직원은 “나도 지금 월급이 안 들어오고 또 줄어들어서 힘들다. 그런데 내가 좀 희생해서 같이 동고동락한 동료들이 한 명이라도 더 다닐 수 있으면 마음은 편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스타항공의 또 다른 직원도 “은퇴를 앞둔 한 선배가 ‘지금은 힘들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버티면서 오래 회사를 다녔으면 좋겠다. 나는 이제 집에 가려고. 그래야 후배들 앞길이 열리지’라며 희망퇴직을 한다고 했을 때 가슴이 먹먹했다”고 말했습니다.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속에서도 지난해 입사한 인턴승무원 51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국내외 많은 항공사들이 정규직 전환이나 입사를 미루고 계약해지를 하기도 하는 데 비춰보면 이례적인 결정입니다. 티웨이항공도 많이 어렵습니다. 유동성 위기로 유상증자까지도 고민을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티웨이항공의 이런 결정 뒤에는 직원들의 묵묵한 자기희생이 있었습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직원들은 일정 기간 휴직과 단축 근무를 포함해 기본급의 70% 정도만 받는 비상 경영에도 큰 이견 없이 동참을 했습니다.


모든 항공사들은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일부 인력을 조정하는 곳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항공 조업사들의 경우엔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어서 착잡한 심정입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종업원 300명 이상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 120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현황’을 조사한 결과, 경영 위기 극복 방안으로 △금융자금 조달 등 유동성 확보(22.5%) △휴업·휴직(19.4%) △급여 삭감(17.5%) 등 순으로 응답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장 인력 감축을 계획 또는 진행 중이라고 대답한 기업은 8.8%에 불과했습니다. 현 시점에서 일단은 인력감축 대신 고통분담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계속 된다면 고통 분담도 한계가 올 수 있습니다. 올해 4분기(10~12월)에 접어들면 거의 모든 항공사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항공업은 인력을 갑자기 줄일 순 있어도 다시 호황기가 왔을 땐 인력을 갑자기 늘리긴 어렵다고 합니다. 항공업 직군들 대부분이 오랜 기간 경험과 경력을 쌓아야 하는 전문·특수직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항공사들이 경영이 악화되면서 인력이나 각종 항공 인프라를 정리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나중에 인력과 인프라가 부족해져 항공사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정부도 적시 적소에 항공사에 대한 지원을 해 버틸 만큼 버티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는 의미입니다.


요즘 항공업계는 “정말 답이 없다”는 말이 모든 걸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전 세계의 코로나19가 모두 사라지는 기적이라도 일어나길 바라게 되는 요즘입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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