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씩 재봉틀 돌려 면마스크 1만장 넘게 만든 군무원들

조회수 2020. 4. 2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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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군수사 조미혜 주무관, 동료들과 주말 반납하며 생산

해군 장병들이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상황에 대비해 면 마스크 1만 2000여 장을 손수 제작해 공급한 군무원들의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미담의 주인공은 해군 군수사령부 보급창 병참지원대 피복·세탁팀 조미혜 군무주무관(47)입니다.

해군 군수사령부 보급창 병참지원대 피복·세탁팀 군무주무관 조미혜 씨가 재봉틀 앞에 앉아 해군 장병들에게 지급할 면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해군 제공

조 씨는 2월 23일 코로나19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뒤 마스크 제작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해군 수병들에게는 KF94 마스크가 보급되고 있었지만 부사관이나 장교 등 간부들은 마스크를 각자 구해야 했습니다. 3월 9일부터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면서 수급이 안정됐다고 하지만 함정과 잠수함에서 일하는 간부들은 5부제 일정에 맞춰 약국을 찾아가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 함정, 잠수함, 지휘통제실 등 밀폐된 공간에서 근무하는 간부들은 집단 감염 위험이 높아 면 마스크라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부대 측에서는 의류학과 출신에 의류제작 강사 경력까지 있는 조 주무관에게 면 마스크를 만들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조 씨는 문의를 받자마자 군사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마스크 제작 영상을 찾아보고 견본 3개를 만들었습니다. 견본이 나오자 곧바로 원단 확보에 나섰습니다. 의류 부자재 시장을 찾아 마스크 5000장 가량을 만들 수 있는 면 100% 고밀도 원단을 확보했습니다.

조미혜 씨(앞)와 동료들이 면 마스크를 만드는 재봉틀 앞에서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해군 제공

이렇게 뛰어난 추진력을 바탕으로 문의 받은 지 만 이틀도 지나지 않은 2월 25일 오전부터 마스크 생산이 시작됐습니다. 피복·세탁팀 팀원들은 물론이고 재봉틀을 조금이라도 다룰 줄 아는 병참지원대 군무원까지 총 16명이 동원됐습니다.


이들은 마스크 대란이던 3월 한 달 간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일하며 마스크 생산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길게는 하루 10시간까지 재봉틀을 돌렸습니다. 그렇게 조 씨와 동료들이 만들어 낸 면 마스크는 1만 2000여 장에 달합니다. 이 중 약 1만 장이 함정, 잠수함, 지휘통제실에서 근무하는 간부들에게 지급됐습니다.


조 씨는 4월 2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동료들과 공을 나누며 이번 달까지 생산 목표량(1만 3000여 장)을 꼭 달성하겠다고 결의를 다졌습니다.


“비상 상황에서 주어진 임무인 만큼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 없이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만든 마스크를 쓴 간부들을 볼 때마다 미약하게나마 코로나19 확산방지에 힘을 보탠 것 같아 뿌듯합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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