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액 모자란 일본, 도수 높은 술 날개 돋친 듯 팔려

조회수 2020. 4. 27. 15: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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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마스크 뿐 아니라 알코올 소독액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자 지방의 양조업체와 기업들이 소독용으로 대용 가능한 고농도 알코올 제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소독용 알코올 대신 도수가 높은 술이나 공업용 에탄올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술은 의료 기관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구매가 가능한데, 판매가 시작되자 마자 주문이 쇄도하는 등 소독 대용 술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소독액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자 이와테(岩手)현 니노헤(二戸) 시의 양조회사 ‘남부비진(南部美人)’이 알코올 도수 77%와 65%의 고농도 알코올을 인근 병원 등에 약 1만병 제공하기로 했다. (이미지: 남부비진 홈페이지)

이와테(岩手)현 니노헤(二戸) 시의 양조회사 ‘남부비진(南部美人)’은 28일부터 순차적으로 알코올 도수 77%와 65%의 고농도 알코올 판매를 시작한다. 인근 병원 등에 약 1만병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지 고스케(久慈浩介) 사장은 “병원들이 소독액 부족으로 곤란한 상황에 있다는 걸 듣고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의료 기관에서 소독액이 부족해지자 후생노동성은 지난 4월 10일 알코올 농도 70~83%인 술을 소독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22일에는 농도 70% 이상 되는 제품 마저도 입수가 힘들 경우 농도 60%대 제품도 소독용으로 사용 가능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일본 국세청도 도수가 높은 알코올의 제조에 필요한 면허 신청 절차를 간소화했다. 모두 코로나19가 수습될 때 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특례 조치다.

주식회사 MCG에서 판매 중인 알코올 농도 80%의 술 ‘스피릿츠80’이 소독용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미지: 니타이라 주점 웹사이트)

이같은 규제 완화에 일본 각지의 양조업체들 뿐 아니라 대기업들까지 나섰다. 산토리홀딩스는 산하의 산토리 스피릿츠 오사카(大阪) 공장에서 증류시킨 고농도 알코올의 일부를 4월 말부터 의료 기관 등에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병원 뿐 아니라 가정 등에서도 소독액 부족에 시달리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주문도 폭주하고 있다.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리카 이노베이션’에 따르면 효고(兵庫)현의 한 양조회사에서 제조한 알코올 농도 77% 제품이 지난 17일 판매와 동시에 완판됐다.


한편 고농도 술이 인터넷 상의 프리마켓이나 옥션 사이트에서 전매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정가의 4배가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는 상품도 있을 정도다.

정식으로 주류를 판매하고자 할 경우 주세법에 근거한 허가가 필요한데, 이와 관련해 일본 국세청은 “단발적인 거래일지라도 많은 상품을 전매하는 경우라면 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위반시에는 1년 이상의 징역 혹은 50만엔 이하의 벌금형이 부과된다면서 판매 중개 사이트 등에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 붕괴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긴급사태가 선언된 한 지방자치단체장이 쓰레기 투입용 비닐봉지를 방호복 대신 쓸 정도로 의료 물자 부족이 심각하다고 호소하면서 그 심각성이 드러난 바 있다. 특히 감염 방지의 기본인 마스크와 소독액을 의료 기관에서 조차 구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면서 일본 국민들의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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