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잡화점

아기 안고 일하는 회사 만든 30대 부부... 연매출 147억

156,216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가축에 텐트를 싣고 유랑하는 유목민(nomad)처럼 인터넷과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근무 형태를 말합니다. 


잡화점은 디지털노마드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디지털노마드 첫 번째 이야기 : 코니바이에린 임이랑·김동현 공동 대표

아기띠 회사 코니바이에린은 사무실이 없습니다. 직원 10여 명 모두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에서 이런 형태로 근무하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코니바이에린 직원들은 미국, 호주,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지내고 있으며 슬랙 등 원격근무 툴을 이용해 물리적인 격차를 줄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표가 구성원들을 지켜봐야 한다'는 불문율을 완전히 깨버렸습니다. 2017년 창업부터 원격근무를 유지하는 이들은 지난해(2019년) 연매출 147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남편 김동현 씨(35)와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임이랑 대표(35)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출처김동현, 임이랑 공동대표/본인 제공

지금 어디서 일을 하고 계시나요?

저희는 직원들 모두 각자 집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공통 업무시간이라는 게 있긴 하지만 아이를 등하원 하거나, 병원에 가거나, 문화센터에 가거나... 이런 본인들의 스케줄이 있잖아요. 그때는 오프 상태로 자리를 비워도 상관없어요.


육아와 일을 한 공간에서 하는 게 가능한가요?

저는 집에 일하는 방이 따로 있어요. 둘째가 태어난 지 54일 정도 돼서 업무 보면서 수유를 하기도 해요. 사실 혼자서 아이 둘을 볼 수 없는 상황이고 도움을 받는 모든 분들에게 받고 있어요. 남편과 제가 교대로 아이를 안고 있기도 하고 시터 이모님은 기저귀도 갈아주시고, 가끔씩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가 봐주시기도 합니다. 일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쉬는 시간이야’ 이렇게 정하지 않으면 계속 집안일하고 아이 보고 일하고 그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를 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처음 창업할 때 ‘일과 육아를 같이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면서 시작했어요. 저한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커가는 것을 직접 보는 거거든요. 아기가 ‘엄마’ ‘아빠’ 말을 하고 처음 일어서는 모습을 놓치지 않을 수 있어요. 아플 때 직접 열을 체크해가며 약도 먹이고 병원도 직접 데리고 갈 수 있습니다. 정말 힘들지만 저한테는 이런 형태의 회사가 만족스러운 이유예요.


출처임이랑 대표 제공

재택근무를 후회한 적은 없나요?

후회한 적은 없어요. 제가 봤을 땐 장점이 훨씬 많아요. 창업 초기만 해도 재택근무를 하는 제조업 기업이 거의 없었어요. 처음엔 모든 게 막막했는데 재택 관련 툴도 워낙 많아서 어떤 툴을 쓸 건지를 결정하는 게 고민이었을 뿐 세팅하는 과정이 어렵지 않았거든요.


회사 다니던 시절에 씻고, 준비하고, 이동하고 또 퇴근 후에는 클렌징하고... 이런 시간을 다 합하면 2시간 넘잖아요. 그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에요.


직원들도 대부분 육아를 병행하나요?

창업 초반에는 경력단절 맘들만 조인하셨거든요. 지금은 아이 없으신 분들도 계신데 모두가 이 환경을 받아들이고 지향하고 있어요. 


가끔 경력단절 여성분들의 입사지원 메일이 와요. ‘허드렛일이라도 좋으니까 같이 하고 싶다’는 메일이 오면 뭉클해요. 근데 저희도 창업 초기라서 인원을 늘리는 거에 대해서 보수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전원이 정규직인가요?

아르바이트 형태의 업무를 하는 분들은 없어요. 각자 책임져야 하는 범위가 명확하게 있고요. ‘재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연봉을 깎겠다’ 이런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이전 직장 연봉을 맞추는 게 상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재택을 한다고 해서 업무를 소홀히 하시지 않으세요.


출처임이랑 대표 제공

신입사원이 일하기 어려운 환경이겠어요.

저희 신입사원은 없어요. 트레이닝(신입사원 교육)할 여건이 안 돼서요. 가장 최근에 조사한 거로는 직원들 평균 경력이 10년이더라고요. 경력이 있으시다 보니 다들 본인이 어느 정도의 완성도로 일을 해야 하는지 기준이 있으세요. 저는 직원들에 대한 신뢰가 정말 커요.


시차가 달라서 겪는 오류는 없나요?

저희 국내 매출이 20%, 해외 매출이 80% 비중을 차지해요. 그러다 보니 해외 상담 역시 필요한 상황인데 각자 시차가 다르다는 점이 오히려 좋아요. 또 프로모션 하면 한국 시간으로 자정에 시작하는데 저희가 애 재우다가 잠들기도 해요. 그러면 미국에 계신 직원들이 너무나 멀쩡한 상태에서 상담을 이어나가시죠.


해외에 직원들이 있어서 또 좋은 점은 한국 유행에만 매몰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저희 디자이너가 호주에 있는데 호주 스타일의 디자인(?)을 뽑아내는 감성이 있더라고요. 덕분에 사이트가 풍성해지는 것 같아요.


재택근무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나요?

저희는 새로운 분을 모실 때 정말 많이 고민해요. 채용이 되게 길어요. 이뿐만 아니라 3개월의 수습 기간을 갖고 핏이 맞는지를 봅니다. 오히려 재택을 힘들어하는 분이 계시거든요. 수습 기간만 갖고 그만두신 분도 실제로 계세요. 나쁘게 나가신 건 아니에요.


출처임이랑 대표 제공

사무실을 차릴 계획은 없으신가요?

(언젠간) 필요할 수 있다고 봐요. 지금도 필요한 경우에는 오프라인 회의를 해요. 수유복 핏이나 컬러 같은 건 실제로 눈으로 보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2~3번 만난 적도 있어요. 오프라인 사무실이 필요하고, 재택이 불가능한 직원이 조인을 하게 되면 사무실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원격근무 관련해서 목표가 있다면요

이런 근무 형태로도 성공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예시가 되고 싶어요. 지금 직장을 다니면서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이 계실 수 있잖아요. 선택지가 다양해지면 개인적으로 더 행복해지고 커리어도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런 형태로 잘 성장해서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어요.


김가영 기자 kimgaong@donga.com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