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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걱정없는 곳에 산다는 이탈리아 할아버지, 하는 일은?

조회수 2020. 4. 5.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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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피해가 막심한 지금, 그 누구보다도 안전한 곳에서 지내고 있다는 이탈리아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바로 30년 전 무인도에 들어가 은둔자의 삶을 시작한 마우로 모란디(Mauro Morandi·81)씨입니다.


여든이 넘은 나이지만 모란디 씨는 여전히 혼자만의 생활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그의 사연은 CNN등 외신을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되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자가격리를 하는 등 많은 이들이 고생하고 있는 지금, 30년 전부터 섬에 혼자 살며 진정한 자가격리를 실천 중인 모란디 씨의 인생 이야기가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마우로 모란디 씨 인스타그램(@maurodabudelli)

한때 교사로 일했던 모란디 씨는 사르디니아 해안 근처의 작은 섬 부델리에 살고 있습니다. 31년 전 부델리 섬의 투명하고 맑은 물과 아름다운 석양에 반한 그는 여기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뒤로는 홀로 부델리 섬에 살면서 환경을 점검하고 휴가철에 간혹 섬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안내하는 관리인 겸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부델리 섬 해안은 산호와 조개가 잘게 부서져 생겨난 분홍빛 모래로 덮여 멋진 풍광을 자랑합니다. 전 세계적 기후변화와 파도의 침식작용 탓에 분홍 해안 면적도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그럴수록 모란디 씨는 방문객들에게 더 열성적으로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설명한다고 합니다. 


그는 최근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저 눈으로 보지만 말고, 눈을 감고 진짜 아름다움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마우로 모란디 씨 인스타그램(@maurodabudelli)
마우로 모란디 씨 인스타그램(@maurodabudelli)

아무도 없는 섬에 오두막을 지어 놓고 혼자 지내다 보니 거의 한 달 내내 다른 사람 그림자도 못 보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세상과 완전히 단절하고 사는 것은 아닙니다. 섬에 전기가 들어오고 전파도 닿기 때문에 외부와 소통하는 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수십 년 동안 무인도에서 혼자 산다는 사연이 알려져 방송에도 출연했습니다.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자주 일상 사진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자주 뉴스를 보는 그는 이탈리아 본토는 물론 전 세계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모란디 씨는 CNN에 “두려운 건 없다. 이 곳에 있으면 안전하다고 느낀다. 아무도 접근하지 않을뿐더러 하루 종일 배 한 척도 지나가지 않는 날도 많다”고 전했습니다.

불 피울 나무를 모으고 고기를 잡으며 한가로이 바다를 구경하는 것이 그의 일상 풍경입니다. 추위가 매서운 겨울에는 미리 겨울나기 준비를 철저히 한 다음 집 안에 콕 들어앉아 생활합니다. 이럴 때는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고 하네요. 깨끗한 환경 속에서 단순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건강도 좋은 편입니다. 그는 키우던 고양이가 20년이나 장수했다며 깨끗한 환경 덕을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에서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란디 씨이지만 고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가 종신 관리인으로 있는 부델리 섬은 주인이 몇 번 바뀌다가 2016년 이탈리아 국립공원 산하로 들어가게 되었는데요. 모란디 씨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서명운동까지 벌여 준 덕에 당장 쫓겨나지는 않겠지만 거주 문제로 골치가 아픈 것은 사실입니다. 모란디 씨는 일단 낡은 오두막을 정비하며 지낼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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