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기성세대 "젊은층 지원 줄여야 위기감 느낄 것" 2030의 항변은?

조회수 2020. 2. 3. 14:3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돈만 쓰는 '욜로족'은 옛말..'지갑 텅텅'
“젊은 사람들을 위한 복지 혜택을 늘리겠다는 정부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 젊은 세대는 한창 열심히 일해야 할 세대인데 눈만 높아서 중소기업은 꺼리고 해외여행 다니며 국고를 낭비하고 있다. 젊은이들 지원을 줄여야 위기감을 느끼고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할 것이다.”

부산에서 만난 한모(67)씨의 말이었습니다. 한 씨처럼 일부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를 돈을 벌기보다는 쓰는 사람들로 보고 있습니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나 탕진잼 같은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저축보다는 소비에 열중한다는 인상을 갖고 있죠. 


하지만 이런 말도 어느새 옛말입니다. 지금 젊은 세대는 저축에 힘쓰며 가성비를 따지는 세대입니다. 유일하게 돈을 아끼지 않는 분야는 ‘경험’. 여행부터 자기계발까지, 자신의 삶이 나아질 가능성에 투자합니다.

소비 얼어붙은 2019년


2019년은 2030뿐만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해였습니다. 물가가 내린 품목도 많지만 반대로 오른 품목도 늘었기 때문입니다. 택시요금은 전녀대비 15.6%올랐고 시외버스 요금은 13.4% 올랐습니다. 식재료비는 줄었지만 외식비는 평균 1.7% 올랐습니다. 


시장 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전국 20~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대 응답자 중 54.3%, 30대 51.3%가 ‘외출보다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비율은 40대 44.3%, 50대 36.4%로 떨어져 연령이 높을수록 칩거보다는 외출을 택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보통 외출하면 친구나 연인과 외식하고 영화를 보게 되는데, 이걸 집에서 하면 훨씬 저렴하죠. 게다가 사람들과 만나려고 시간을 내고 꾸미는 시간도 아까워요. 주말에는 주중에 밀린 잠을 자느라 바쁩니다. 만나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집에서 쉬는 게 이득이에요.”
-직장인 양모(28)씨

2030 ‘칩거족’들은 식사를 간편식이나 라면으로 해결하고 영화관 대신 집에서 영화를 봅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빚을 진 젊은이들이 많고 취업준비 기간도 길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운 좋게 취업준비기간에 대출을 받지 않았더라도 씀씀이가 커지지는 않습니다. 통계청의 ‘가구주 연령별 소비성향 추이’ 자료를 보면, 2003년 우리나라 30대 평균 소비성향 지수는 76.2입니다. 100만 원을 벌면 76만 원가량을 썼다는 뜻입니다. 이 지수가 2016년에는 70.2로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40대 소비성향 지수도 79.8에서 75.9로 하락했지만 하락폭은 30대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지금의 40대 후반~50대 초반 세대가 사회초년생이던 시절보다, 지금의 30대가 돈을 덜 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30대부터는 부동산에 지출하는 비용이 커져 저축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회사 다니는 남편과 모은 돈을 전부 털어 1억 5000만 원을 만들고 금융권 대출도 다 끌어모아서 집값을 마련했습니다. 집값의 과반이 대출금이에요. 사실 은행 집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죠. 하지만 지금 집을 사지 않는다면 서울 근교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 버릴 것 같았거든요. 학창시절부터 월세방을 전전하며 세입자의 설움을 수도 없이 겪었습니다. 무리해서라도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2년차 대기업 직장인 이모(30)씨

2030연령대 70.9% “자기개발 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2018년 직장인 66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67.8%가 자기개발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자기개발하는 이유로는 ‘이직 준비’가 38.4%로 첫 손에 꼽혔습니다.


헤드헌팅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면, 일부 업계를 제외하고는 대기업으로 이직이 어렵다. 중소기업의 임금이 워낙 낮으니 조금이라도 임금을 더 준다는 곳이 있다면, 바로 이직을 하겠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고 전했습니다. 대기업으로 이직에 성공한 직장인도 공채로 입사한 동료들만큼의 처우를 기대하기 힘들기에 괜찮은 중견기업을 목표로 계속 이직을 반복하는 사람들도 적잖다고 합니다.


“최근 두 번째 이직에 성공했어요. 젊은 사람들은 게으르다는 기성 세대의 인식이 억울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야말로 제대로 쉬어 본 적 없는 세대가 아닐까 싶어요. 낭만적이라던 대학생활은 취업경쟁으로 지나갔고, 취업 후에도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겠다며 쉬는 시간을 쪼개 공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 직장인 김모(31)씨


잡화점 기사제보 dlab@donga.com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