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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실험' 으로 구독자 100만, 골드버튼 받은 청년

조회수 2020. 1. 11. 20: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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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던 흑인 여성이 내게 '흑누나'의 뜻을 설명해달라고 한다"
👦 Excuse me, Can I ask you a question?
(실례합니다,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번화가에서 낯선 사람이 말을 걸어온다면? 경계심을 풀기란 쉽지 않습니다. 친절히 대답해 주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던 길을 바삐 가는 시민들도 있겠죠.

유튜브 JAYKEEOUTxVWVB(제키아웃) 채널의 연제민 씨는 시민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우회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는 '휠체어를 탄 사람이 횡단보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무슬림이 한국어로 인터뷰를 진행한다면?' 등 사회적 메시지를 녹인 이른바 '사회실험'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서울대생들에게 영어로 말을 걸어본다면?'이라는 영상은 1264만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국내는 물론 외국인들의 예상치 못한 반응을 끌어내며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출처: JAYKEEOUT x VWVB 유튜브 화면 캡쳐
📚서울대생들에게 영어로 말을 걸다면?

Q.

사회실험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해요.

A.

제 또래들은 유튜브 이전인 ‘UCC 세대’거든요. 캐나다에서 10대를 보내면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UCC로 만들었어요. 


내가 미처 모르고 있던 부분을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찾았을 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뒤통수를 개운하게(?) 맞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사람들에게도 이런 ‘아하’하고 깨닫는 포인트를 전해주고 싶었어요. 적당히 자극적이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의미가 담긴 콘텐츠를 통해서 말이죠. 

출처: 촬영 권혁성PD hskwon@donga.com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었던 연 씨는 SBS 프로그램 '케이팝 스타' 캐나다 지역 오디션 스텝으로 지원해 막연히 꿈을 키웠다고 합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방송국 통역 업무를 비롯해 실무 경험을 쌓았고, 덕분에 딩고 엔터테인먼트에서 영상 PD로 일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영상 PD로 일하며 취미 삼아 개인 영상도 만들기 시작했던 경험이 JAYKEEOUTxVWVB(제키아웃) 채널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도를 믿습니까' 신도로 오해받기도 했죠

4년 전부터 현재까지 150개가 넘는 영상을 제작해왔지만 그 역시 길 위에서 인터뷰하는 게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닙니다. 기획부터 인터뷰 섭외, 출연, 편집, 출고 등을 오로지 혼자 감당해야 해 부담도 컸습니다. 


연 씨는 "초반에는 길바닥에서 5~6시간 나앉아 있었다"며 처음 거리에 나섰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시민에게 다가가기 어려워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길 수십 번, 본인도 인터뷰를 요청하는 게 상대방에게 부담을 준다고 느껴 장르와 포맷에 대해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연 씨는 세상 이야기를 외면할 순 없었다고 합니다.

출처: 촬영 권혁성PD hskwon@donga.com

Q.

다루는 주제가 다양한데, 평소에 어떻게 소재를 찾으시나요? 

A.

 저는 "20대, 성인, 건장한 남성"이잖아요. 제게는 당연한 것들인데 이질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있어요.

가령 목발을 짚은 청년이 ‘젊으니 금방 회복된다’라는 이유로 대중교통에서 양보를 받지 못하는 순간이라든가 여성분들이 밤 길을 걷거나 홀로 택시를 탈 때 느끼는 두려움이라든가… 제가 겪어보지 못했기에 더 낯설게 다가와요. 

이걸 어떻게 풀어내는 게 좋을까를 고민해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사회적 이슈만을 소재로 삼아 다루고 싶은 건 아니에요. 그렇기에 제가 만드는 영상이 특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아요

연 씨는 태어난 곳, 인종, 문화에 상관없이 똑같은 행동을 하는 순간들이 존재한다는 걸 인터뷰를 통해 배웠다고 합니다. 


그의 영상에 달린 외국인 댓글에는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습니다. 

Q.

유튜브 댓글들을 보니 외국인의 참여가 활발해요. 한국에 대해 어떻게 소개하고 싶은가요?

A.

솔직히 말해서 한국에 대해 특정 모습을 부각하고 싶진 않아요. 외국인이 갖는 한국인에 관한 고정관념을 소재로 잡아서 궁금증을 개운하게 긁어줬을 뿐이에요. 

초반 콘텐츠인 ‘영어로 길을 물어 보았다’도 제가 영어에 익숙해서 말을 걸어 본 거지 기획의도가 특별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외국인들의 눈에는 달랐던 거죠. “한국인은 왜 이렇게 친절해?”, “모국어가 아닌데도 저렇게 영어를 잘 구사한다고?” 등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였어요.

Q.

지금까지 제작한 영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소재가 있다면요?


A.

 ‘패럴림픽’ 주제로 만든 영상인데요, 결과적으로는 가장 저조한 조회수를 기록했어요. 덕분에 메시지 전달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죠. 

무거운 주제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고, 일부러 자극적으로 삶을 표현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때의 저는 진중한 소재일수록 대놓고 주제를 전달하는 게 효과적이라 생각했거든요. 

수치적인 부분을 보고서야 깨달았어요. “A를 a다”라고 직설적으로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시청자분들은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여전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죠,
'다름'은 '틀림'이 아니잖아요
출처: 촬영 권혁성PD hskwon@donga.com

연 씨는 자신의 영상을 본 누군가의 입가에 따뜻한 웃음이 머물도록 "선한 영향력(good vibes)"을 만들어내는 사람이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어머니의 꿈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영상이 나가고 말레이시아의 한 어머니에게 "당신 덕분에 15년 전에 육아로 잃었던 꿈을 지금이나마 쫓아보려 한다"는 메시지를 받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다는고 합니다.

Spread Good Vibes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자)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그는 "물건이 되었건 장소가 되었건 선한 영향력을 행동으로 옮기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울림을 주는 콘텐츠를 통해 변화를 만들어보겠다는 그의 시도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박선주 기자 pige32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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