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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서 아이돌로 전직한 스물다섯 살 세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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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 될 거야’

‘나보다 잘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이게 되겠어?’


시도도 해 보지 않고 지레 겁 먹은 채 포기해 본 경험이 있나요. 마냥 꿈을 좇고 싶어도 때로는 나이가, 때로는 학교가, 때로는 통장 잔고가 발목을 잡곤 하지요. 어릴 적부터 남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연예인이 되고 싶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혔던 세율(25)씨도 비슷했습니다.

현재 걸그룹 바바(BABA)에서 랩과 서브보컬을 맡고 있는  그는 자신이 진짜 원하는 꿈을 찾기 위해 조금 먼 길을 돌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음악 봉사단 활동을 했었거든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그 순간이 너무 좋았어요. 어릴 적 드라마 ‘선덕여왕’을 보면서 대중예술이 이렇게 감동을 주는구나 실감하기도 했고요. 연기나 춤, 노래 같은 것들이 마냥 좋았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 배우가 되고 싶었던 세율 씨가 꿈을 접게 된 원인은 얄궂게도 연기 공부 그 자체였습니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고 싶어 몇 달 동안 공부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자신감이 아니라 남과 비교하며 작아져만 가는 자신감이었다고 합니다.

현실의 벽을 느끼기에 스무 살은 조금 이른 나이 같아요.


“제가 어른스러운 편은 아닌데 생각을 좀 빨리 하는 편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현실적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들을 빨리 깨우쳤어요. 연기를 공부하기 시작한 뒤로 세상에는 연기를 전문적으로 준비해 온 사람, 특출나게 잘 하는 사람, 외모가 손꼽히게 예쁜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어요. 그 때부터 벽에 부딪힌 것 같아요.


또 당시에는 제가 연극영화과를 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내가 할 수 있을까? 하고요. 겁을 먹었다고나 할까... 시작하기도 전에 ‘아, 나는 안 되겠지’하고 포기하고는 성적에 맞는 다른 학과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연극을 그만둔 뒤 어떻게 지내셨나요.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어요. 패스트푸드점, 고깃집, 결혼식 뷔페, PC방, 빵집, 놀이동산 등등 많이 했지요. 그렇게 아르바이트 하다가 직장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무직으로 입사를 했어요. 사실 한동안은 좋았어요. 고정적인 수입도 생기고 내가 번 돈으로 생활을 꾸려 나간다는 게 뿌듯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의자에 앉아 일하는 내 모습을 보니 ‘이게 정말 원하던 길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대 초반 세율씨는 현실과 꿈 사이에서 갈등이 많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안정적인 수입을 얻으니 마음이 편하기는 했지만 꿈과 현실 사이에서 의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좇아야 하는 게 돈인지 행복인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될 수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성공하기 전까지는 ‘배고픈’ 생활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습니다.



한 번 내려놓은 꿈에 다시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은 했지만 사실상 이 분야가 수입이 안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 보니 고민이 많았습니다. 가족들에게 상담도 하고 특히 엄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어머니께 이야기를 꺼냈는데, 어머니가 예전에 꿈이 탁구선수였다고 하시는 거예요. 할아버지가 반대하셔서 탁구를 못 했는데 그게 아직도 후회 되고 가슴에 남으신다면서요. 


만약 제가 여기서 가수라는 꿈을 접으면 나중에 분명히 후회할 거라면서 도전해 보라고 하시더라고요. ‘네가 하고 싶은 걸 해라, 엄마가 지원해 줄 수 있다’이렇게요. 그 말씀에 힘입어서 다시 도전해 보기로 용기를 냈습니다.”


가족의 응원 덕에 힘을 낸 세율 씨는 오디션을 거쳐 걸그룹 BABA에 합류했습니다. 1년 간 연습생 생활을 거친 그가 BABA활동을 시작한 지도 이제 1년째. 아이돌로서의 하루는 어떻냐고 묻자 연습실과 집만 오가는 삶이라 늘 시간이 부족하다는 즉답이 돌아왔습니다. 평소에는 보컬 트레이닝 등 기본기 훈련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합니다.

음정 하나하나까지 꼼꼼히 짚어 가며 실력 향상에 매진 중인 세율 씨와 BABA멤버들은 라우더TV의 ‘원테이크’에도 참여했습니다. 원테이크란 실력을 마음껏 뽐낼 기회가 적은 가수들에게 재능을 뽐낼 자리를 마련해 주자는 취지로 기획된 프로그램입니다. 이름 그대로 노래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번에 촬영함으로써 가수의 실력에 초점을 맞추는 뮤직비디오가 제작됩니다.


원테이크에서 BABA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실 건가요.


“일단 감독님이 권유해 주셨던 부분은 ‘밀리터리 룩의 팡팡 터지는 사운드’였어요. 그래서 ‘킬 디스 러브’라는 곡을 준비하고 있고요. 소품도 실감나게 준비해서 촬영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못 했던 BABA의 파워풀한 모습을 전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바쁘게 생활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쌓일 것 같은데 어떻게 푸시나요.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저와 만나는 사람들이 늘 즐거웠으면 좋겠거든요. 원래 성격 자체가 스트레스 받는 걸 되게 싫어하는 편이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게임도 즐겨요. 게임하다 보면 쓸데없는 생각들이 날아가잖아요. 


그리고 반려동물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동물을 좋아해서 지금 자취집에서는 고양이 세 마리, 부모님이 사시는 본가에서는 고양이 두 마리랑 강아지 세 마리를 키우는데 귀여운 아이들을 볼 때마다 힐링이 됩니다.”



아이돌이 되기 전 사회경험을 해 본 것이 도움이 되셨나요.

 

“네. 다른 일을 해 봤기 때문에 지금 일에 더 간절함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무래도 사회생활이라는 건 눈치가 필요하잖아요. 내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겠구나 하는 감이 조금 생긴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은 누가 알려줄 수 없고 직접 겪어 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만약 제가 어릴 적부터 연습생 생활을 했다면 좀 더 실력을 많이 키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해요.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시작한 게 아니기 때문에 더 노력을 많이 해야 하죠.”

세율 씨의 눈에 비친 연예계는 어떤 곳인가요.


“어려운 곳인 것 같아요. 어느 분야든 힘든 점이 있지만요. 연예계는 앞에서는 화려하지만 뒤에서는 말 못 할 사정이 되게 많은 곳이잖아요. 그렇다 보니 험난한 곳이라는 걸 자주 느껴요. 그 불안감을 무대에 서는 기쁨으로 싹 잊어버린다고나 할까요(웃음). 


그 기쁨 때문에 많은 연예인들과 지망생들이 힘든 걸 참고 계신 게 아닐까 해요. 그래도 시대가 많이 바뀌고 있으니 연예계도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봐요.”



세율 씨는 “무대에 오르는 기쁨과 팬이 주는 감동 때문에 힘든 것을 다 잊어버리고 활동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간적 여유가 날 때마다 팬카페에서 팬들과 소통하는데, 늘 댓글을 안 남기고 구경만 하다 가시던 분이 제가 좋다는 글을 남겨 주셨다. 말하는 모습을 보고 팬이 됐다고 하셨는데 그게 정말 감동적이었다”며 웃었습니다.

“전에 한 작가님이 말씀해 주신 건데요. '꽃이 한 송이 피기까지는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정성껏 키운 꽃을 선물하는 건 상대의 노력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씀이 마음에 깊이 남아요. 그 때부터 저도 꽃 선물을 정말 좋아하게 됐습니다. 제 수고와 노력을 알아 줬다는 의미잖아요.”

팬 이야기를 하며 눈을 빛내던 세율 씨는 자신과 비슷한 입장의 신인이나 아이돌 지망생들에게 “좌절하지 말고 힘내자”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고 했습니다. 힘들고 고된 길이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힘내다 보면 언젠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하는 그의 목소리는 스스로를 향한 응원가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아이돌이지만 훗날 연기, 그 중에서도 액션 연기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세율 씨. 타고난 체구가 작고 에너지 소모도 많은 편이라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어릴 적 꿈이 군인·스턴트맨이었을 정도로 운동을 좋아했다는데요. 가리지 않고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에서는 신인 아이돌 다운 일 욕심과 열정이 묻어났습니다.


“언젠가는 하고 싶은 분야에 다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저는 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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