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입양해 '주무관' 직급 달아준 면사무소 공무원들

조회수 2019. 11. 29. 18: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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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길거리를 떠돌다 번듯한 새 집도 얻고 면사무소 직원까지 됐습니다. 인생, 아니 견생 역전의 주인공은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사무소 주무관 ‘곶감이’입니다.


올해 초부터 면사무소 주위를 맴돌다 사람이 보이면 도망치곤 하던 곶감이는 면사무소 직원들이 먹을 것을 챙겨주자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면사무소 곶감이 블로그

떠돌이 강아지에게 정을 주던 직원들은 올 여름 한동안 녀석이 보이지 않자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운주면은 주민 2100명 남짓한 작은 마을이기에 돌봐 줄 사람도 많지 않아 더욱 근심이 컸습니다. 다행히 9월 초순 태풍이 몰아치던 날 곶감이는 쇠약해진 모습으로 면사무소를 찾아왔고, 직원들은 곶감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운주면 특산품 곶감에서 착안해 이름을 곶감이라 짓고 공무원 직급명인 ‘주무관’도 달아 주었습니다. 국내 최초 강아지 주무관이 탄생한 순간이었습니다. 곶감이의 주 업무는 면사무소를 찾는 민원인들에게 웃음 주기, 사랑 받으며 즐겁게 지내기입니다.

출처: 면사무소 곶감이 블로그
'주무관' 직함이 새겨진 곶감이 명패. 곶감이의 초고속 승진이 기대된다.
출처: 면사무소 곶감이 블로그

직원들은 물론 주민들도 곶감이가 살 집을 지어주고 사료를 기부하는 등 십시일반 정성을 보태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키우는 동네 대표 강아지가 된 것이죠.


주민센터나 경찰서 등 공공기관에서 갈 곳 없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거둔 사례는 종종 있었습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공무견' 금순이, 부산경찰서 고양이 몰랑이 등은 방송에도 소개되며 인기를 모았습니다. 유기동물을 따뜻하게 돌보는 공공기관 직원들을 본 주민들은 "보기 좋다", "(공공기관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평했습니다.

운주면사무소 직원들은 곶감이와 함께하는 일상을 SNS로 공유하며 친근감 있는 행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면사무소 곶감이’에는 직원들이 직접 촬영한 짤막한 영상들이 편집되어 올라옵니다. 사진으로 소식을 전하는 블로그도 만들어졌습니다. 


곶감이는 최근 중성화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동물병원에서 회복 중이며 다음달 2일 업무에 복귀할 예정입니다.


운주면사무소 김성영 주무관은 “곶감이 사연을 듣고 익명으로 기부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무엇보다 곶감이 덕에 주민들이 면사무소를 더 편하게 찾아주시는 것 같아 뿌듯하다. 직장 분위기도 더 좋아졌다”고 전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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