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남성들 "남자 화장실에도 기저귀 교환대 늘려 달라"

조회수 2019. 10. 10. 14: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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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여성의 일' 고정관념 바꿔야"..현실 타개 운동

남자 화장실에도 기저귀 교환대를 늘려 달라는 목소리가 영유아를 키우는 일본 부모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오레(俺・남성이 자기 자신을 칭하는 말)의 기저귀 교환대’라는 해시태그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서명 운동도 시작됐다. 인프라 미비로 인해 남성이 육아로부터 멀어지는 현상을 안타까워하는 아빠들의 의견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명사이트 ‘Change.org’에는 “요도바시카메라 남자화장실에도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해달라”는 이름의 서명 운동이 진행 중이다. 9일 현재 11,000명이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이미지: ‘Change.org’ 사이트)

서명 운동을 시작한 이들은 가족구성과 성의 다양성을 존중해 편견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단체 ‘베이비스텝(baby step)’이다. 이곳으로 모인 서명과 의견들은 대형 가전양판점 ‘요도바시카메라’로 전달될 예정이다. 가족단위 방문객 및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인지도 높은 매장에서 시범적으로 기저귀 교환대 증설을 시작하게끔 해 파급 효과를 노리겠다는 작전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베이비스텝’ 일원인 회사원 마츠나가 씨(39)는 “남성을 육아로부터 멀어지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장남(4)과 차남(1)을 데리고 외출할 때면 언제나 고생하는 것이 아이들의 기저귀를 가는 일이었다.

ⓒGettyImagesBank

교환대를 갖춘 다목적 화장실도 있긴 하지만 그 수가 터무니 없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기저귀 교환대를 찾으러 헤매는 사이에 아이가 참지 못하고 배변을 해버린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면 좁은 남자 화장실 안에 문을 잠그고 들어가 아이를 무릎에 앉혀 겨우 기저귀를 갈아주곤 했다. 기저귀 교환대가 위치한 장소를 안내하는 마크는 대부분 치마 차림의 여성이 기저귀를 가는 모습이어서 이를 볼 때마다 왠지 모를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다.


남자 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하는 일은 성별에 따라 가능한 일을 제한하는 현실을 바꾸는 작은 걸음이라고 마츠나가 씨는 생각하고 있다.  

트위터에서 ‘#오레(俺・남성이 자기 자신을 칭하는 말)의 기저귀 교환대’를 검색하면 서명 인증과 함께 일상에서 접하는 기저귀 교환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진들이 올라와 있다. 한 네티즌이 인근 도서관에 있는 기저귀 교환대를 아빠들이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미지: 트위터 화면 캡쳐)

‘베이비스텝’은 한 살된 딸을 둔 주부 하야카와 씨(31)가 남편 및 지인들과 함께 작년부터 시작한 단체다. 아기용 물티슈에 ‘전국의 엄마들을 응원합니다’라고 쓰여진 문구를 보면서 “왜 엄마만인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제조업체에 문구 변경을 요청한 것이 출발이었다. 


업체 측에 대한 요청과 함께 인터넷상에서 시작한 서명 운동에는 한달만에 5천명이 동참했다. 결국 물티슈에 적힌 ‘엄마 응원’ 문구는 사라졌다.


이번엔 남자 화장실의 기저귀 교환대 증설 운동을 시작한 하야카와 씨는 “육아는 여성들이 하는 것이라는 성역할 구분을 바꾸고 싶다. 주체적으로 육아하는 아빠들은 늘고 있는데 외출시 기저귀를 가는 일은 여전히 엄마의 일이라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내년에는 외국에서 많은 방문객들이 일본을 찾을 전망인 가운데, 하야카와 씨는 “일본은 남자 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가 없다고 인식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올림픽 전까지 늘려 달라”고 덧붙였다.


(도쿄=프레스맨)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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