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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으면 임자…곳곳에 ‘보물상자’ 놓아두는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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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그래픽 디자이너 알리 보로우스키(Ali Borowsky)씨는 지난 2012년부터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라스베가스 카지노 건물이든 동네 도서관이든 기차역이든 사람의 왕래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찾아가 조그만 파란색 상자를 곳곳에 슬쩍 놓아둡니다.


단순한 장난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알리 씨가 놓고 다니는 상자는 조금 특별합니다. 홀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이들을 위한 선물이 담긴 보물상자이자 마음의 구급상자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가져갈 수 있는 이 상자에는 따뜻한 위로의 말과 정신건강 관련 정보가 담긴 소책자, 편지, 팔찌, 포스터, 아기자기한 스티커 등이 들어 있습니다.

상자 하나를 만드는 데는 25달러(약 2만 9000원)이 들었습니다. 사비를 들여 상자를 제작, 배포하던 알리 씨는 상자를 더 멀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비영리단체를 설립했습니다. 


단체 이름은 배가 항구에 정박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닻에서 착안해 ‘당신의 닻을 찾으세요(Find Your Anchor)’라고 정했습니다.  

“제가 맨 처음 만든 상자를 가져갔던 분이 ‘상자를 열고 펑펑 울었다. 당신은 앞으로 수 백 수 천 명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며 메일을 보내주셨지요.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상자를 보고 감명받아 다음 사람을 위한 위로의 쪽지를 추가로 넣어뒀다는 사연, 소중한 친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지 1주기 되는 해에 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상자 여러 개를 주문했다는 사연 등 파란 상자 덕분에 힘을 얻은 이들의 이야기는 끊이지 않습니다.  


100%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당신의 닻을 찾으세요’는 지난 6월 정신건강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 더 마이티(The Mighty)에 소개되면서 더더욱 널리 알려졌습니다. 엘렌 드제너러스, 레이디 가가 재단 등도 알리 씨의 재단에 관심을 표했습니다. 


정신건강과 사회공헌에 관심 많은 개인들과 학교, 기업 등 단체들은 후원금을 보내고 파란 상자를 받아갑니다. 이 상자들은 선물용이나 공공장소 비치 용으로 쓰입니다.

알리 씨는 더 마이티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스스로가 위선자처럼 느껴진 적도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습니다. 정신과 전문의도 아닌 자신이 그저 선행을 했다는 만족감을 얻기 위해 시간과 돈을 쓰고 있는 게 아닌지 깊은 고민에 빠졌던 때도 있었지만, 파란 상자 덕에 마음의 짐을 조금 덜었다는 반응을 보며 보람을 찾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힘들어하는 사람이 상자를 열어보고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나를 걱정해 주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 내 목표는 충분히 달성된 것”이라 말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 만약 여러분 혹은 여러분이 알고 있는 누군가가 우울감이나 마음의 짐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다음 전화번호로 24시간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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