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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매출 10만원인 카페에 직원 10명..최저임금 수준"

조회수 2019. 6. 20. 0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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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하루 배달 건수가 1, 2 건밖에 안 되는 데다 그나마 격일로 일하니 용돈벌이도 안 됩니다.”

17일 오후 서울의 한 시니어클럽(노인일자리지원기관)에서 만난 60대 정모 씨. 정 씨는 지난해부터 지하철로 물품을 배송하는 실버택배업체에서 일하고 있지만 ‘쥐꼬리 급여’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 월 30만 원 못 버는 실버택배도 일자리 포함


실버택배는 기존 업계에 진입해 경쟁을 통해 돈을 버는 구조라는 점에서 ‘시장형 노인일자리’로 분류됩니다. 버스정류장 관리 등 봉사활동 성격이 짙은 공공형 노인일자리보다 급여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목상으로는 일자리다운 일자리에 가깝지만, 실제로도 그럴까요. 정 씨는 월 기본급 15만 원에 건당 5000원 정도의 수당을 받습니다. 이 업체에서 일하는 고령층은 모두 15명. 이들이 한 달 간 벌어들이는 전체 택배 수입은 200만 원이 조금 넘습니다. 기본급을 합해도 한 명이 손에 쥐는 돈은 월평균 30만 원도 안 됩니다. 공공형 일자리 한 달 급여 27만 원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주선한 일자리사업에 참여한 81만4000명 중 56만 명(69%)은 60세 이상이었습니다. 일자리 재정이 고령층에 집중된 셈이지만 이날 시니어클럽에서 만난 노인들은 하나같이 “정부가 일자리를 주는 건 고맙지만 취미생활 수준”이라 입을 모았습니다.

출처: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 일자리 통계에는 ‘취업자’…노인일자리의 허상


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종이공예업체에서 카네이션 등 종이꽃을 만들어 판매하는 일을 하는 70대 정모 씨는 “그냥 동네 사람들 만나 얘기도 하고 소일거리로 하는 거지 실제 취업했다고 여기는 이는 별로 없다”고 했습니다. 정 씨도 정부 통계에선 신규 취업자로 잡힙니다.


서울의 한 ‘실버카페’에서 일하는 박모 씨(68)는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로 따고 교육도 받았지만 하루에 3, 4 시간 정도 일하고 최저임금 수준만 받는다”고 했습니다. 


올해 초 개업한 이 카페의 하루 매출은 10만 원도 채 되지 않지만 채용한 직원은 10명에 이릅니다. 1인당 근무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늘린 셈입니다. 단순 업무를 억지로 나눠 취업자 수만 늘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 “노인일자리, 고용 창출 아닌 사실상의 현금복지” 


이 같은 현상은 복지 관련 일자리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이 통계청 마이크로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 5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분야의 60대 이상 취업자는 2년 전인 2017년 5월보다 14만8000명 증가했지만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2017년 5월 22.22시간에서 올해 5월 20.01시간으로 2시간 이상 감소했습니다. 


공공행정서비스업 분야 역시 60대 이상 취업자가 2년 동안 약 9만7000명 증가했지만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17.84시간에서 16.33시간으로 줄었습니다.


추 의원은 “정부가 저임금, 단시간 노인일자리를 양산하며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며 “최근의 고용 개선 추세는 재정 투입을 통해 만들어낸 가짜 일자리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정부는 올해 노인일자리를 61만 개까지 늘리기로 했습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추가경정예산안에서는 노인일자리 3만 개를 추가하는 1000억 원 규모의 예산도 포함돼 있습니다. 5월 노인일자리 채용 인원의 84%에 이르는 42만2569명은 환경미화, 저소득층 도시락 배달 같은 공공형 일자리입니다.


반면 민간 분야와 연계한 인턴십이나 기업연계형 일자리 취업자는 1만 명도 되지 않습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재정 투입으로 만들어낸 일자리는 사실상의 현금복지일 뿐 지속가능한 고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 원문: 동아일보 <하루 10만원 매출 실버카페에 직원 10명… 모두 취업자로 잡혀(이새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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