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탈모인가요?" 사진 올리면 의사 8명이 답하는 앱

조회수 2019. 6. 8. 14: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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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인구 1000만 명 시대. 탈모가 생명에 지장을 주는 건 아니지만 대인기피증·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관리를 받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탈모 병원이나 가발 업체를 찾아다니는 건 망설여진다.


사진으로 탈모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앱이 등장했다. 안현진 삼손컴퍼니 대표(37)는 직장을 그만두고 지난해 6월 탈모 관리 앱 ‘우수수’를 만들었다. 머리가 ‘우수수’ 빠질 땐 이 앱을 생각해 달라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

탈모로 의심되는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 앱에 등록하면 3일 안에 최소 8명의 의사가 답변을 다는 식이다. 의료법상 원격진료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소견과 예상 비용을 다는 정도다. 


더 궁금한 점이 있거나 병원 치료를 원할 경우 추가 상담도 가능하다. 상담은 무료다. 추가 상담이 이루어질 때 병원이 ‘우수수’ 측에 광고비를 지불하는 식으로 수익모델을 만들었다. 

‘유전성 탈모인’ 아버지 보고 떠오른 아이디어
출처: 안현진 대표. 잡화점

안 대표가 ‘우수수’를 만든 건 탈모인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2017년 딸 결혼식을 앞두고 아버지는 가발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명확한 가격을 공개하지 않는 업계 특성상 여러 업체를 비교하는 건 힘들었다.


아버지는 업체 한 곳에서 상담을 하고 수백만 원짜리 가발을 구매했다. 이때 안 대표는 스마트폰으로 가격 정보 등을 비교해볼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탈모는 어디 찾아가서 물어보고 주변에서 정보를 얻기 보다 혼자서 찾아보는 일이 많습니다. 탈모가 놀림거리가 되고 수치심을 느끼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그렇죠. 병원이나 가발 업체를 직접 찾아가기 전에 인터넷으로 비교하고 따질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한 상황이었어요.”

‘정부 지원 사업’으로 자금 마련… “직장생활이 큰 도움”
출처: '우수수' 제공

안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시작했다. 지인을 통해 이기영 개발자를 소개받아 ‘우수수’를 만들었다.


누구나 그렇듯 창업 자금을 마련하는 게 문제였다. 그는 경기문화창조허브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G-START B’에 합격해 본격 시작했다. 이후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선도대학 등 여러 정부지원과 앤젤투자를 받으며 사업을 키워 나갔다.


태광그룹 티시스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는 “경쟁률이 엄청 치열했어요. 회사에서 기획서를 많이 써본 게 도움이 됐습니다. 또한 실행력을 보여드렸어요. 실제 앱을 만들고 영업도 하니까 그 부분이 높게 평가된 것 같아요”라고 비결을 전했다.

출처: 안현진 대표. 잡화점

좋은 병원, 가발 업체 등을 입점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그는 소개서를 만들어 직접 병원을 찾아다녔다.


“하루에 10~11개 병원을 직접 방문해 설득했어요. 잡상인 취급도 많이 당했습니다. 10개 중 1개 업체가 입점을 하면 다행이었죠. 이렇게 해서 163개 병원이 모였습니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입점 영업을 하진 않았다. 안 대표는 “탈모를 주력으로 하는 병원을 모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탈모 학회나 모발이식 학회 회원들이 우선순위에 있었어요”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가발 업체, 미용실 등은 입점이 제대로 안 된 상태이다. 그는 “올해까지 가발 업체 등 더 다양한 영역에서 입점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자가측정 가능한 확대경 개발 중
출처: 안현진 대표. 잡화점

‘우수수’의 목표는 탈모인 스스로 모발을 관리하도록 돕는 것이다.


지금처럼 스마트폰 사진으로 탈모 여부를 판단하는 건 한계가 있었다. 삼손컴퍼니는 창업선도대학에서 인연이 닿은 숭실대학교 미디어경영학과 고일주 교수와 측정기를 개발 중이다.


안 대표는 “자신이 쓰고 있는 탈모샴푸나 복용하는 약이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잖아요. 모발의 굵기, 밀도, 염증 상태 등을 스스로 체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라고 말했다.


김가영 기자 kimga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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